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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의 귀재 믹 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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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비즈니스의 귀재 믹 재거

윤재석의 지구촌 Q&A <6>

Q)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하면 지난 1962년 결성돼 비틀즈와 쌍벽을 이루는 록 그룹으로 유명합니다. 리더인 믹 재거는 그룹 롤링 스톤즈보다 더 이름이 나 있습니다. 지난 3일 보스턴을 시작으로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거쳐 로스앤젤레스에 이르기까지 25개 도시 순회 공연에 들어간 롤링 스톤즈와 믹 재거를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이 이례적으로 크게 다뤘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A) 데뷔 앨범 'I Can't Get No Satisfaction'을 비롯해 'As tears go by', 'The Last Time', 그리고 최신작 'Goddess in the doorway' 등으로 유명한 롤링 스톤즈와 리더 믹 재거에 대해 9월30일자 포천지가 '믹 재거, 비즈니스의 기념비적 존재가 되다.(Mick Jagger on the Business of Being a Stone)'라는 제목의 톱기사로 소개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로큰롤(Rock'n Roll) 뮤직에서의 가장 성공적인 성과로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이 된 '믹 재거 앤 컴퍼니'의 성공 비결을 해부하고 있는데요.

Q) 사실 재거는 그렇게 호감 가는 아티스트는 아니지 않은가요.

A) 커다란 입과 '악마의 혀'라 불리는 혓바닥 놀림, 몸을 꼬는 야릇한 동작과 딱 달라붙는 핑크색 셔츠에 검정 쫄바지 붉은색 양말에 마구 기른 머리, 도발적인 무대 액션. 60년대 인기 배우이자 가수 마리안느 페이스풀을 데리고 살다가 팽개치는 등 다채로운 여성 편력과 독설에 불량끼가 다분한 늙은이 아티스트라는 이미지가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포천은 지난 3일 롤링 스톤즈 결성 40주년 기념 세계 순회공연의 첫 공연지인 미국 보스턴의 포 시즌스 호텔에 있는 재거의 스위트룸에 기자를 보내 가수라기보다 유능한 사업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탐색한 후 재거를 '비즈니스의 귀재' '성공한 기업가'라고 극찬했습니다.

달변에 견문이 넓은 면모를 보인 그는 이번 순회공연에 대한 관람료, 채산성, 사업 모형 등을 차근차근 설명하면서도 정작 "나는 사실 아주 세련된 사업가는 아니다"고 겸손해 하면서 "나는 창조적인 아티스트일 뿐이며 비즈니스도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이 없고 그냥 살아오면서 배웠을 뿐"이라고 고백하더군요.

<사진1> 롤링스톤스의 공연 모습

Q) 롤링 스톤즈의 결성과 역사는 어떻게 되나요.

A) 61년 겨울 당시 런던대 경제과 학생이던 재거는 초등학교 동창인 키스 리처즈, 블루스 밴드에서 연주하고 있던 브라이언 존스와 리듬 앤 블루스와 로큰롤 밴드를 결성하기로 의기투합하고 여기에 빌 와이먼과 찰리 왓츠를 불러들여 62년 롤링 스톤즈라는 이름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브라이언 존스와 빌 와이먼이 빠지고 그 자리에 론 우드가 합세해 오늘에 이르고 있죠..

Q) 사실 롤링 스톤즈가 40년 동안 활동을 해 왔다고는 하지만 멤버의 대부분이 할아버지고 한동안 새로운 레퍼토리가 없이 지내오기도 하는 등 부질없이 세월을 축냈다는 지적도 있지 않나요?

A) 최근에 영국의 기사작위를 수여받은 믹 재거가 1943년생이니 내년에 환갑이고, 다른 두 명의 창설멤버인 찰리 왓츠와 키스 리처즈도 각각 61세, 58세인 점을 감안하면 언뜻 한물간 락 아티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포천지의 대서특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로큰롤 비즈니스 분야에서 재거의 존재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입니다.

물론 그 나이라면 대형 다국적기업의 CEO로서는 전형적인 연령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엉덩이를 흔들며 록밴드를 공연하는 세계적 CEO라는 존재는 이색적인 존재라는 것이죠.

특히 롤링 스톤즈는 1969년 6월 은퇴를 선언한 브라이언 존스가 얼마 후 자택의 수영장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고, 그해 12월 콘서트 때 롤링 스톤즈의 노래 가사와 음악에 격분해 공연 중지를 외쳤던 한 남자가 폭력단체의 일원에게 피습,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물의를 빚자 활동이 위축돼 '새로운 롤링 스톤즈의 시대를 선언한 1989년까지 20년 동안은 신곡을 단 한곡도 취입하지 않고 옛날 곡만으로 우려먹는 신산스런 세월이었죠.

Q) 그런데도 팬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고 날이 갈수록 인기가 더 치솟는 이유는 어디 있는지요.

A) 우선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감미롭고 서정적인 비틀즈와 달리 롤링 스톤즈는 처음부터 '기성세대가 눈쌀을 찌푸릴 만한' 행동과 속된 말들만 골라 부르는 그룹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들의 레퍼토리 중 하나인 'Street fighting man'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가사에서도 이들의 성향을 쉽게 읽을 수 있죠.

"내 이름은 소란이라고 하지. 난 외치고 울부짖을 거야. 난 왕을 죽이고 그의 종복들을 박살낼테야. 가난한 아이가 로큰롤 밴드에서 노래하는 것 말고 할 게 뭐 있나. 졸린 런던 타운에서 거리의 싸움꾼을 위한 장소는 없기 때문이지!"

이같은 그들의 성향은 그들로 하여금 60년대가 끝날때까지 내내 비틀즈에게 쏟아지는 찬사와 환호성 속에서 늘 지겹도록 2위의 자리를 지킬 수 밖에 없는 기구한 숙명을 잉태했습니다.

누군가는 "비틀즈의 노래가 밝고 깨끗한 데 반해 그들의 노래는 거의 끈적끈적하고 지저분했다. 비틀즈가 아침이라면 롤링 스톤즈는 밤이었고, 비틀즈의 활동무대가 푸른 초원이었다면 롤링 스톤즈의 터전은 어두침침한 묘지였다."고 까지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초지일관 한결같은 자세를 견지해 온 롤링 스톤즈에게 어느 덧 고정 팬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63년 뉴욕 맨해튼의 타임즈 스퀘어에 '부모들의 미움받기 좋아하는 그룹'이라는 홍보간판을 세울 만큼 기성세대에 반기를 들어온 그들에게 젊은이들, 특히 미국 젊은이들이 롤링 스톤즈를 우상으로 떠받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믹 재거와 키스 리처즈의 콤비가 만들어낸 수많은 명곡들은 전세계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지금까지 40여장이 넘는 앨범과 싱글을 발표, 9개의 앨범을 빌보드 차트 넘버원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들의 또다른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것입니다. 음악에 대한 최고의 기준을 스스로의 최소한의 하한선으로 설정해서 그 기준에 맞춰 연주생활을 추구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즉, '세계 제1의 로큰롤 밴드' '영양가 있는 유일의 로큰롤 밴드'가 그들의 목표입니다.

이번 미국 순회공연을 위해 롤링 스톤즈는 130여곡을 연습했으며 더욱이 생음악으로 드물게 연주했던 곡들도 무대에 올릴 정도로 열의를 보여 팬들의 사랑을 더욱 받고 있는 것이죠.

특히 이들은 20년동안의 침체기를 '창조적 휴지기'라고 명명해 결코 허송의 세월을 보내지 않았음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다닙니다.

Q) 비즈니스의 방식은?

A) 레코드(요즘은 CD) 판매, 노래 저작권, 협찬, 그리고 가장 많은 수입원은 역시 공연여행. 롤링 스톤즈는 일찍이 엘비스 프레슬리도 눈을 뜨지 못한 공연여행에 심혈을 기울여 U2그룹이나 마이클 잭슨, 브루스 스프링스틴,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을 제치고 뮤직 비즈니스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롤링 스톤즈의 이미지가 새겨진 t-셔츠 등의 의상등의 상품화도 주요 수입원의 하나이구요.

믹 재거 & 컴퍼니로 애칭을 부르지만 사실 CEO란 직책은 없고 루퍼트 로원스타인이라는 비즈니스 고문이 사업에 관계되는 것을 모두 챙기고 있습니다.

<사진 2> 믹 재거의 딸 엘리자베스

Q) 돈을 얼마나 버나요?

A) 수입 누적 총액을 알길은 없고, 1989년 이른바 재출발을 선언한 그해 한해 총수입이 15억달러(현재 한화 1조8천억원정도)이었고, 1994년 공연 수입만 1억2천1백20만달러에 달했는데 이 액수는 음악 흥행 사상 최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번 순회공연에서도 엄청난 수입 예상되고 있죠. 보스턴, 뉴욕에서 LA까지 25개 도시에서 모두 40회의 공연을 갖게되는데, 티킷이 200~350달러이거든요. 폭스보로의 질레트 스타디엄의 경우 6만8천석이 꽉 찼으니까 이곳에서만 최소 1천4백만달러를 벌었을 테니 미국전역 공연을 끝내면 적게 잡아도 한 2억달러는 될 것같습니다.

이어서 있을 세계 순회공연에서도 거금을 쥘 것이 자명하고 보면 롤링 스톤즈 스스로 순회공연 수입 신기록을 계속 깨트리는 셈이죠.

Q) 재거의 딸은 모델로 또 거액을 거머쥐었다고요?

A) 부전여전(父傳女傳)이라고 할까요. 최근 재거와 모델 출신의 현 부인 제리 홀(47) 사이에 난 엘리자베스가 프랑스 화장품 회사 랑콤사의 크리스마스 캠페인에 출연하는 조건으로 50만파운드(9억 2천만원)라는 거액에 모델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아빠를 닮았으면 큰일 날 뻔 했는데 다행히 엄마를 닮아 상품성있는(?) 모델이 되었네요. 유명인 부모를 둔 덕분에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사람들에게 사진이 공개되기도 한 엘리자베스인데요.

Q) 롤링 스톤즈의 성공에 대비되는 재미있는 일화 하나가 있다죠?

A) 비틀즈도 초기에 자신들의 노래를 취입하겠다고 했다가 퇴짜맞았다는 일화가 있는데, 롤링스톤즈에겐 드러머 영입 실패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무명시절 리더 믹 재거는 카를로 리틀이라는 연주자에게 드러머를 맡아줄 것을 제의했습니다. 리틀은 롤링 스톤즈의 연주를 들어 보고는 "너희에겐 미래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면서 단호히 거절했다는군요.

오늘날 롤링 스톤즈는 전설적인 밴드가 되어 포천지에 소개될 정도의 영화를 누리는 반면, 카를로 리틀은 요즘 조그마한 핫도그 가게를 운영하며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들의 행복지수가 수입에 비례하는지는 의문이지만, 리틀의 경우도 '순간의 선택이 긴 세월을 좌우하는' 인생의 오묘한 진리를 깨닫게 하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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