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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투자,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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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투자, 지금이 기회다"?

美 타임, 과감한 선구자들의 대북투자 사례 소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8월 19-16일자)는 최근 북한이 취하고 있는 경제개혁 조치가 서방측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북으로부터의 서광?' 제하의 평양 현지취재 기사를 통해 물가ㆍ임금 현실화, 한ㆍ미ㆍ일 등과의 협상 재개 등 북한측의 최근 움직임을 전하면서 이에 따라 대북투자를 고려하는 서방측 기업가들이 늘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잡지는 "일부 과감한 서방투자자들이 앞으로 올 더 나은 시기를 예상하고 북한에 가게를 열고 있다"면서 6천만평 규모의 오동나무 농원을 연 싱가포르 투자자, 데이타프로세싱ㆍ발전 분야등에서 합작사업을 벌이고 있는 스위스 기업, 그리고 남한 및 중국 사업가 등의 사례를 들고 있다.

타임은 그러나 북한의 이번 조치가 진정한 경제개혁을 겨냥한 것인지, 나아가 과연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 내용.

***'북으로부터의 서광?(Light from North?)'/타임, 8.19-26자**

싱가포르 출신의 영림업자 리처드 새비지씨는 평양 남쪽 교외의 오동나무 농원을 그윽하게 바라본다. 겨우 한 달을 자란 묘목들은 벌써 키가 1m로 자라 제법 푸른 잎을 피우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5년만 있으면 첫 목재 수확이 가능하다.

은둔의 왕국, 국제 부랑아, '악의 축' 국가 등으로 불리는 북한은 분명 나무농원 같은 장기투자를 할 곳은 아니다. 그러나 새비지씨는 2천3백만 달러를 투자해 만든 2만 헥타르(약 6천만평)의 오동나무 농원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있는 그의 본사 막스그로 홀딩스(Maxgro Holdings)는 금년 북한에 5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는 객실 70개의 호텔, 승마장, 송어 낚시터 등을 갖춘 휴양오락시설의 건설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북한은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금 움직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영영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다."

새비지씨가 타이타닉 호를 탔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북한이 마침내 철조망 문을 열고 있을지 모른다는 조짐들이 갈수록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 북한은 인위적으로 고정시켰던 식량 가격을 50배까지 올리고 광부와 과학자들의 월급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에 대해 많은 관측자들은 김정일이 시장경제로 가고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측이 쏟아내는 햇볕의 홍수다. 보통 때 은둔을 좋아하는 북한사람들이 갑자기 서울, 도쿄, 워싱턴과의 회담을 원하고있다. "이것은 남북한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통일안보 보좌관 임성준 수석의 말이다.

평양을 자주 왕래하는 기업인들에 의하면 북한은 현재 투자법을 손질하고 있으며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제 무역 대표단의 방북을 환영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기업 행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북한에서의 관료적 벽이 중국보다 낮다고 말한다. 합작사업도 일단 서명되면 이후의 추진은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보다 쉽다는 것이다. 새비지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곳은 아주 참신한 곳이다. 사람들이 매우 소탈하다(very straight)."

그러나 북한의 농업 생산은 급감했으며 그 인프라는 붕괴되고 있다. 대부분의 공장은 문을 닫았고 전력 사정은 열악하다. 북한의 신용등급은 세계 최악에 속해 있으며 통화는 태환(兌換)되지 않는다. 북한이 외국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건설하는 데만 수 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차관은 미국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 시설에 대한 사찰을 수용할 때까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경수로의 콘크리트 타설식이 거행됨에 따라 김정일은 사찰을 허용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감한 선구자들은 앞으로 올 더 나은 시기를 예상하고 북한에 가게를 열고 있다. 스위스의 데이타 프로세싱 회사 Datactivity.com은 1997년부터 평양에서 합작 데이타 센터를 운영중이다. 한국 회사들도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분야에서 합작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 업자들도 국경을 넘나들며 분주하게 사업을 하고 있다. 스위스의 발전회사 ABB는 이미 북한에 거점을 마련했다. 이 회사의 서울 지사장 로버트 슈터씨는 "지금 북한의 상황은 몇 년전의 중국과 같다. 지금부터 북한에 진출해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남대의 북한전문가 고현욱 교수는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의 경제개혁은 "당면한 경제위기에 대처하려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개혁에 대한 이같은 일각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새비지씨는 북한에서의 나무 사업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는 이번 주 이스라엘 출신 관개기술자와 함께 북한을 방문해 북한측 합작파트너와 함께 온실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도 인정한다.

새비지씨는 "북한은 낙후된 지역"이라고 인정하면서"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말인가? 외부의 도움만 있다면 총알처럼 성장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는 오동나무처럼 (더디게) 성장할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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