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29 서해교전 유감표명에 대해 미국정부와 일본 언론 등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이례적인 유감표명 배경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25일(현지시간) 국무부 관계자 논평을 통해 "북한이 유감을 표명한 사실을 한국 정부가 통보해 왔다"고 밝히고 "우리는 이러한 긍정적인 사태 진전과 (북한이) 제안한 남북대화 재개에 주목하고 있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측의) 이번 발표가 북한이 남한은 물론 국제 사회 다른 나라들과 진행중인 대화에서 진전을 이룩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미국이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측과 정례적인 접촉을 계속하고 있으나 미국 대표단의 북한 방문이나 (이달 말 ARF회담에서의) 파월 국무장관과 백남순 외무상 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날 "북한이 서해교전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남한과의 대화를 제의했다'는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국 정부 관리들은 북한의 이례적인 유감표명에 대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 정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유감표명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것이다. 북한이 이번과 같은 유감표명을 한 전례를 본 기억이 없다"며 한국은 북한측이 제안한 경의선 철도복원 등의 의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의 이례적 유감표명 배경에 대해 분석가들은 한국측이 서해교전 사태에 앞서 북측에 제공하기로 했던 30만톤의 식량지원을 유예시킨 것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논평했다.
일본 언론들은 26일자 1면 머릿기사 등으로 관련사실을 자세하게 보도하며 북한측의 유감표명이 남북대화를 통해 식량난과 비판적인 국제적 분위기 전환 등 당면문제를 전환시키기 위한 카드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자신을 둘러싼 국제환경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먼저 `한국카드'를 꺼냈다"며 이번 제안이 오는 31일 브루나이 남북 외무장관 회담 실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당면한 식량난 완화를 위해 남북대화가 필요하며, 악화된 국제적 이미지 전환을 위해 미국 정부의 대북강경자세를 변화시킬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의 이번 제의로 지난 4월 김대중 대통령 특사 방북 이후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도쿄신문은 북한이 6.29 서해교전에 대해 유감과 재발방지 노력 표명과 함께 남북장관급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협의 재개를 제의한 사실을 한국 정부측 반응과 함께 1면 머릿기사 등에서 자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유감 표명 배경으로 능동적인 대화의지를 보임으로써 서해교전을 둘러싼 국제적 비판을 피하고, 심각한 식량난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쌀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외교부는 25일 최성홍 외교통상부장관이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3 외무회의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브루나이 회의에는 특히 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 탕자쉬앤 중국 외교부장,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한반도 주변 4강을 포함한 총 23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라 서해교전 사태 이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북한의 서해교전 사태에 대한 유감표명과 남북장관급 회담 제의로 이번 회의기간에 남북 외무장관 회담과 북미간 접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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