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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성공이 바꾼 한국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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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성공이 바꾼 한국의 위상

스웨덴언론 "부정적 보도 그만, 한국의 가능성 주목해야"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선전이 세계 언론의 한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개선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과 미국의 언론들이 다루던 한국 뉴스의 대부분은 파업 등 노사대립이나 시위, 혹은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부정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던 것이 사실이다. 또 영국이나 프랑스 등에서는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집중 부각시켜 한국에 대한 자국민들의 반감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 축구대표팀과 히딩크 감독, 그리고 붉은 악마가 보여 준 한국의 모습은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경이로움으로 다가가 과거 한국에 대한 자신들의 보도를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론까지 일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웨덴 경제지 '다겐스 인더스트리(Dagens Industri)'가 18일 보도한 '월드컵 이후에도 한국을 주시하라'는 기사다.

이 신문은 스웨덴의 언론들이 그동안 한국을 주로 부패스캔들이나 광우병, 개고기 먹는 풍습 등에 대해서만 보도했는데 이제는 "좀더 넓은 시야에서 한국관련 기사를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반성했다. 한국이 세계 12번째의 경제대국이라는 점과 지난 40여년간 세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라는 점 등을 보도하는 데 소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신문은 또 "한국의 권력자가 뇌물 수수사건으로 구속되는 것도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 신문은 한국을 주시해야 할 이유로 1988년 서울올림픽이 한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듯이 월드컵 또한 많은 변화를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히딩크 감독이 성공시킨 긍정적 변화, 즉 선수들의 계급의식 감소가 한국 기업체에 전이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미래는 축구대표팀 못지않게 더 성공적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음은 다겐스 인더스트리 기사의 전문이다.

***'월드컵 이후에도 한국을 주시하라'**

한국의 월드컵 축구 성공은 한국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었다. 그리고 한국팀 감독인 거스 히딩크는 한국인들에게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 명예국민증을 받았다. 한국 청소년들은 빨간 셔츠에 “I love Hiddink”라고 써 붙이고 다닌다.

신문기사나 많은 서적들은 그의 서양식 철학을 분석하고 있다. 히딩크가 추진한 변화들 중의 하나는 한국 축구선수들 중에서 가장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선발한 것이다. 그는 선수들을 선발할 때 인맥이나 학벌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또 다른 변화로 히딩크는 선수들 상호간에 서로 동등하게 대할 것을 요구했다. 나이 어린 선수들이 축구 경기장에서 선배들을 지칭할 때 복잡한 존대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변화는 한국 사회 전체에 흐르는 유교사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히딩크가 새롭고 좀더 창조적인 경기 스타일을 소개한 것인데 이것은 선수들이 여러 다른 위치에서도 경기를 수행할 수 있도록 멀티플레이어로 만든 것이다. 과거 한국선수들은 정해진 자리에서 주어진 임무만 수행하도록 훈련받았다.

일반 시민들은 물론 한국의 경영자들도 히딩크의 지도력을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주제를 다루는 토론은 관심을 집중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은 최근 40여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이다. 한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12번째의 경제대국이다. 국민총생산액이 오스트레일리아보다 많고 러시아와 비교해서는 두배나 된다.

일본과 달리 한국 경제는 아시아 경제 위기 이후 빠르게 회복됐다. 최근 예상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6-7%이다. 한국 사회는 계속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스웨덴의 언론들은 한국에 관한 이런 뉴스들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을 일본과 하나로 묶어서 기사를 썼다. 그리고 한국 관련기사는 주로 부패 스캔들, 광우병과 개고기 먹는 풍습 등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웨덴 언론들은 좀더 넓은 시야에서 기사를 써야 할 것이다. 부패 스캔들은 한국에서 이전에도 있었다. 권력자가 뇌물 수수건으로 구속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조짐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다.

다른 서구의 언론들은 월드컵 축구와 관련해 한국의 경제 발전에 크게 주목했다. BBC는 경제에 관한 기사를 다루기 위해서 가장 유능한 기자를 한국에 보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단 몇 명의 기자가 한국을 방문해 다른 뉴스들을 보도했다. 스웨덴 언론 취재의 미비함이 스웨덴의 기업들과 투자가들로 하여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놓치게 만들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은 한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월드컵 축구 역시 한국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조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스 히딩크의 지도력에 관한 한국인의 토론은 더욱 흥미롭다. 한국의 계급의식이 감소되면 한국 기업체들의 미래는 국가축구팀 못지않게 더 성공적일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축구 이후에도 한국을 주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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