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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의 클린턴 공격 또 실패

"9.11은 책임없다" 면서 "벽낙서 책임져야" 비판도

'지퍼 게이트' 등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집요한 공격이 번번이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2001년 1월 부시 행정부가 백악관을 인수하며 클린턴 전 행정부가 정권교체 과정에서 백악관 집기 파손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며 제기한 '망나니 게이트(Vandalism Gate)'가 의회 일반회계국(the General Accounting Office, GAO)의 조사 결과 '근거없는 음해에 불과한 것'이라고 판명돼 부시 행정부의 도덕성이 다시금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사진>

특히 9.11 테러 사전인지 여부에 대한 수사착수와 책임은 기피하면서 기껏해야 '망나니 게이트' 등을 이용해 클린턴과 민주당을 흠집내려는 부시 행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의회 조사기구인 GAO는 지난 11일 217쪽에 달하는 장문의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여당인 공화당의 음모적 여론부추기기로 언론에도 대서특필된 소위 '망나니 게이트'에 대한 지난 1년간의 수사결과를 상세히 밝혔다.

***클린턴 '망나니 게이트' 부시 아버지 때와 비슷**

이 보고서는 백악관에 대한 기물 파손 등이 일부 존재했으나 그 피해규모는 불과 1만3천달러(약 1천6백만원)에서 1만4천달러(약1천7백만원)에 불과했으며, 이 같은 손상규모는 백악관의 주인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지난 93년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의 퇴임시에도 비슷한 규모의 손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호주의 한 인터넷사이트(www.wsws.org)가 지난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대 1만4천달러에 달한다는 GAO 보고서의 지적조차 과대평가된 것이다. 대부분의 비용을 차지하는 9천3백24달러(약 1천만원)는 62대의 컴퓨터 키보드나 26대의 전화기 등 기물교체에 사용되거나 청소비로 지출된 것이다. 나머지 금액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9개의 문 손잡이와 한 대통령 인장 교체에 들어갔다.

GAO의 수사는 백악관에 근무하는 5백여명의 관리와 스탭 인터뷰를 통해 이뤄졌는데 그 결과는 일반적인 감가상각보다 조금 지나친 악의없는 낙서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캐비닛 파일에 적혀 있는 '도둑에게 감옥을' 등의 낙서다.

하지만 지난 2001년 1월 클린턴 전 행정부를 대상으로 제기된 '망나니 게이트'는 확실한 근거가 없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9년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소추에 이은 새로운 스캔들로 언론 보도를 통해 크게 확산됐다. 당시 미 언론과 공화당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스캔들을 근거로 클린턴을 탄핵하려던 '지퍼 게이트'가 무산되자 '망나니 게이트'를 이용해 그들의 과거 실수를 정당화하려고 시도했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클린턴과 민주당이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는 공화당과 화해를 시도하려는 알고 있었고 공화당의 탄핵캠페인 뒤에 숨겨져 있는 우익의 음모를 폭로하지 못하리란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근거없는 폭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았다.

'망나니 게이트'를 GAO가 나서 조사하도록 만든 장본인은 조지아주 공화당 하원의원인 밥 바(Barr). 그는 지난 해 6월 '망나니 게이트'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를 GAO측에 요청했다. 바는 클린턴 탄핵 당시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가장 호전적인 인물로 세계가 모니카 르윈스키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었던 1997년부터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준비중이었다.

바의 극우 및 인종차별을 주장하는 조직들과의 연대는 잘 알려져 있다. 미 의회가 클린턴 탄핵소송을 결정하기 몇주 전인 1998년 12월 바 의원실은 바가 '인종간 결혼은 백인 말살'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보수시민위원회 집회의 기조연설자였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백악관 "GAO 조사는 잘못됐다" 반발**

클린턴 공격을 위한 회심의 역작 '망나니 게이트'가 "별 게 아니다"라는 GAO의 수사 결과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씁쓸함과 분개가 섞인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보고서 전체 분량 217쪽 가운데 130쪽이 현 백악관과 일반조사국간의 공방으로 채워져 있다. 이 가운데 77쪽은 일반조사국 수사결과에 대해 백악관이 각 조목별로 반박한 내용이며 53쪽은 부시 행정부의 불평불만을 담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GAO 보고서는 백악관 전체에서 발견된 손실규모를 과소평가했다"고 공식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백악관 고문인 알베르토 곤잘레스는 GAO 요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GAO는 거의 모든 손해범주에 대한 수많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평가절하했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부시 행정부가 '망나니 게이트'를 파헤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상당했다. 곤잘레스 고문의 사무실은 정권교체 이후 백악관 서쪽 건물에서 일하던 근무자들과 78차례의 인터뷰를 실시했을 정도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GAO 조사에 협조했던 것이다.

***부시 행정부, 9.11 테러에는 "책임없다"면서 벽낙서는 "책임져라" 모순된 태도**

한편 미국 내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지난 해 9.11 테러에 대한 책임은 지려고 하지 않으면서 클린턴 전 행정부의 아주 사소한 과실조차도 끊임없이 들쳐내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게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부시는 문 손잡이 분실이 도둑질이라고 주장하면서 욕실 벽의 낙서까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3천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간 9.11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부시는 또 불같이 화를 내며 9.11 테러 사전인지 여부와 관련된 어떤 수사도 막으려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의 최고급 인력을 동원해 클린턴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곤혹에 빠뜨리게 할 '망나니 게이트' 등에 열심이라는 평판도 듣고 있다.

***"미 언론 왜 침묵하나" 비판도**

또한 미국내 주요 언론들이 부시 행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선동과 은폐'라는 명백한 이중적 태도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모습이 과연 언론의 올바른 자세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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