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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같은 붉은 악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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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같은 붉은 악마들

프랑스 언론의 '붉은 악마' 예찬

한국 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것은 우리 축구 선수들만이 아니다. 한국팀의 열두번째 선수인 붉은 악마들도 외국언론의 주목과 찬사를 받고 있다.

프랑스의 권위지 르 몽드는 15일자 기사를 통해 붉은 악마들의 포르투갈전 응원은 기대 이상이었다며 붉은 악마들이 월드컵을 진정한 축제로 만들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다른 프랑스 신문 레퀴프는 14일자 기사에서 '천사같은 붉은 악마'라는 반어법으로 붉은 악마를 예찬하면서 이들은 "욕을 해도 얌전하게 하고, 악마이지만 부드럽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무게 1.5톤의 태극기를 불과 4초만에 펴내는 붉은 악마들의 일사불란함을 이들이야말로 평화적으로 축제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추켜세웠다. 다음은 두 기사의 주요 내용. 편집자

***오점을 남기지 않는 붉은 악마들(레퀴프/6.14)**

천사같은 붉은 악마들은 한국에 처음으로 대중적 열광을 들여왔다. 무리지어 행진하며, 욕을 해도 얌전하게 하고, 악마이지만 부드럽고, 게다가 점잖은 붉은 빛을 띠고 있다. 바로 한국의 축구팬들이 이렇게 하고 있다.

이들은 거의 항상 평화로운 방식으로 열광한다. 너무나 동시에 팔을 치켜들기 때문에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국기가 펼쳐진다. 가로 60미터, 세로 40미터, 무게 1.5톤의 국기도 4초면 관중석을 덮어버리니, 굉장한 능력이 아닌가.

만약 이들이 붉은 색으로 얼굴을 칠하지 않았다면 연주회에라도 참석하는 줄 착각할 것이다. 젊은이들로 구성되고 차라리 여성적이라고 할 이 응원단은 태클만 성공해도, 공을 차기만 해도 좋아서 깜빡 넘어간다. 중앙선을 넘기라도 하면, 그때는 북소리가 울려퍼지며 거의 히스테리가 된다. 위험한 순간이 닥치면 고막이 터져나갈 일이다. 골을 넣고 난 직후의 난리법석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리히터 지진계라도 필요할 정도다.

이들이 순진한 거냐고? 아니, 차라리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하겠다.

***무섭게 조직적인 10만 응원단(르 몽드/6.15)**

안전을 이유로 경기장에서 분장한 얼굴로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금지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붉은 악마들의 알록달록한 얼굴이 이 헛소문에 대한 명백한 부인이 될 것이다. 이들은 메시지를 명백하게 소화했다. 즉 월드컵은 카니발과 다름없다는 것. 세계에서 가장 화장품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에서 얼굴에 약간 색칠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한국 젊은이들의 자국 팀 응원은 기대 이상의 것이었다. 한국 팀 경기가 펼쳐지는 때면, 관중석은 붉은 색 물결로 넘실거린다. 한국이 인천에서 포르투갈을 맞아 경기를 치렀던 6월 14일의 경우가 그랬다.

'붉은 악마들'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투표하러 가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한 마음이 되어 들썩거렸다. 13일 투표는 기록적인 참가율 저조를 보여주었다. 6월 10일 한-미전이 벌어졌을 때는, 서울 도심의 생활 리듬이 느려지기까지 했다.

반복되어 쏟아지는 장대비에도 불구하고, 수만의 인파가 대형 화면앞에 모여들어 '대한민국'을 외치며 박수를 쳤다. 1987년도 반독재 데모 뒤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붉은 악마들'은 응원 문화를 창조해냈다. 그들은 록커 윤도현과 함께 작업하여 앨범도 냈으며, 또 다른 유명 대중 가수인 신해철과도 일했다.

처음에는 작은 동호인 클럽으로 출발했던 이 모임은 이제 각 도마다 회원을 갖고 있는 전국적 조직이 되었다. 1988년 멕시코에서 열렸던 청소년 월드컵 축구 대회때 외국 언론이 그들의 복장 때문에 붙여준 이름인 '붉은 악마들'을 2001년에 공식 명칭으로 채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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