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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언론,'노무현 바람' 경쟁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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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언론,'노무현 바람' 경쟁적 분석

<외국언론 보도전문> 정치불신ㆍ변화에의 욕구가 원동력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노무현 후보에 대한 국제 언론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노풍'이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으며, 배경은 노무현 후보의 대중성과 국민경선제 도입이라는 선거제도의 변화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3일 발행된 미국 비즈니스위크는 '노무현, 한국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수도'라는 기사를 통해 노 후보를 올해 치러질 대선의 다크호스로 표현하며 잦은 스캔들로 얼룩진 현 정부가 빛을 잃는 바람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된 것처럼 보였던 상황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3일자 아사히는 '노풍의 배경에는 '정치불신'이 있다'며 "지연 혈연 학벌 조직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활용해 지지운동을 하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존재가 상징적이다. 종래의 조직력이나 돈에 의존하지 않는 행동양식이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4월 30일 발행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국민의 선택?'이라는 기사를 통해 노 후보의 급부상 원인을 노 후보의 대중성과 국민경선제 도입으로 인한 선거법 변화 등으로 분석했다. 같은 날 발행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또한 '한국 여당 대통령 후보로 소신있는 정치인 선출'이란 기사에서 노 후보를 전 인권변호사라고 소개하며 "소신이 강하고 대미관계 등에서 주체적 자존심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들 언론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비즈니스위크 5월 3일 '노무현, 한국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수도'**

아시아 정치에 기본적인 의문이 하나 있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 하는 것이다. 재야인사 출신인 79세의 김대중 대통령은 주요 경제개혁을 하는 데 5년 임기를 소비했다. 그러나 최근의 스캔들로 현 정부가 빛을 잃는 바람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새천년민주당에서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좌파 성향의 노동, 인권변호사인 노무현 후보(55)가 4월 27일 끝난 경선에서 모든 경쟁자를 물리치고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를 10-20% 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윤영오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한국 유권자들은 전례없이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만약 한국인들이 노 후보를 선택한다면 이 나라가 훨씬 젊은 세대의 지도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는 극적인 신호가 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은퇴하면 '3김' 시대는 끝난다. 다른 두 김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다. 3김은 수십년 동안 한국정치를 좌지우지했다.

노 후보는 이회창 후보보다 11살이나 어린 참신한 얼굴이다. 그는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며 상명하복식 전통적 통치 스타일을 청산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대신 '권력 공유'와 '열린 마음'의 수평적 지도체제를 약속하고 있다. 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통령이 당 총재를 겸직해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하는 관례를 없애겠다고 말한다.

이번 선거는 또한 한국에서 개혁의 속도와 대북관계를 결정한다. 노 후보는 식량 원조와 경제 유대를 통해 북한과 화해적 관계를 정립하려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 이 정책을 확대할 경우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는 미국과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보수적인 이회창 후보의 대북정책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그것과 흡사하다. 두 사람은 북한이 핵 회담에서 성의를 보이고 비무장지대에서 군대를 철수할 때까지는 북한과 화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을 좌우하는 기업집단 재벌에 대한 노 후보와 이 후보의 정책도 극단적으로 대조적이다. 노무현 후보는 재벌의 족벌 지배를 영구히 철폐, 소액 주주와 중립적 이사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겠다고 한다.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 정부에서 관리를 지낸 이회창 후보는 재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법을 고쳐 재벌이 은행을 더 통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이에 반대하는 노 후보는 "국가의 부를 더욱 공평하게 배분하겠다"는 입장이다.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하기 전 건설현장에서 노동을 한 노 후보는 근로시간 단축 같은 노동개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노 후보가 현상 타파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잠시 역임하고 1년 6개월 동안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아웃사이더로 선거에 나서고 있다. 그는 경선기간 중 인터넷을 활용, 30세 이하의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모았다. 수백만명의 사용자들이 그의 웹사이트에 접속, 그의 반부패 운동을 연구했다.

선거운동이 가열되면서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후보가 경험이 없음을 공격하고 노 후보는 이 후보가 낡은 질서의 상징이라고 비판한다. 노 후보의 성공 여부는 6월의 지방선거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노 후보의 동조자이자 전 학생운동가인 김민석 의원(38)이 전 현대건설 사장인 이명박 의원(60)과 대결하고 있다. 젊은 한국이 제 목소리를 냄에 따라 노 후보는 이 나라를 통치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아사히신문 5월 3일 '노풍의 배경에는 '정치불신'이 있다'**

'노풍'이 부는 이유는 두 가지다. 권위주의와 지역주의에 물든 기존정치에 대한 불신과 변화에의 욕구분출이다.

김대중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등 '3김'이 한국정치를 사실상 지배해 왔다.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잠재울 대안으로서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부상했지만 정치스타일은 '3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구도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불신과 욕구의 창구로서 노무현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나온 것이다. 지연, 혈연, 학벌, 조직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활용해 지지운동을 하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존재가 상징적이다. 종래의 조직력이나 돈에 의존하지 않는 행동양식이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거품인기'로 끝날지 모른다는 점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지지층은 20대, 30대가 많다. 이 세대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높지 않으며 투표 기권비율도 높다. 한국 국내정치는 지금 대통령의 아들과 관련된 스캔들로 소란스럽다. 여당 대통령후보로서의 노무현씨에게는 이런 상황이 아킬레스건이 될 우려도 있다. '노풍'의 행방은 아직 모른다.

***타임 "노 후보는 한국 기존정치권의 아웃사이더"**

이에 앞서 4월 30일 발행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국민의 선택?'이라는 기사를 통해 노 후보가 정상급 정치 지도자 대부분이 70대인 한국에서 비리에 오염되지 않은 아웃사이더라고 평가했다. 타임은 노 후보가 노동계층과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또한 경선을 통해 유권자들이 직접 선택권을 행사한 계기가 없었다면 후보가 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은 노 후보가 12월에 있을 대선까지 "자기 이미지를 더욱 잘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며 "레임덕 상태인 김대중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이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후보가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면서도 당 내부세력의 지원을 받아야 12월 대선 후 다시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4월 30일자 '한국 여당 대통령 후보로 소신있는 정치인 선출'이란 기사는 노 후보를 전 인권변호사라고 소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2월 대선에서 노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간의 경쟁이 예상된다며 박근혜 의원의 신당창당과 대선출마가 예측이 어려운 주요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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