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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 '마포포럼' 발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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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 '마포포럼' 발언 전문

<긴급입수> "DJ, 노무현 돕는 것 같다" , 28일 미디어오늘 보도

"김심(김대중 대통령의 의중)이 노무현에 가 있는 것 같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은 노풍의 확산이 한국정치의 특수한 지역적 정치구도를 개혁과 보수로 양분하는 새로운 계기가 된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발행된 언론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은 1면에 김 편집인의 마포포럼(이사장 박관용) 발언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A4지 5쪽에 이르는 김 편집인의 발언을 실은 녹취록은 지난 21일자 미디어오늘 '"DJ·방송 노무현 밀어준다"-조선 김대중 편집인 마포포럼 강연 파문' 기사에서 김 편집인의 일부 발언이 왜곡돼 보도됐다며 조선일보측이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측에 대한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녹취록 전문을 공개한다고 밝혔으며 김 편집인을 초대했던 마포포럼측은 애초 녹취록 공개요구를 거절하다가 뒤늦게야 녹취록 작성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지난 19일 마포포럼에서 강연한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의 기조발언 녹취록 전문.

***김대중 편집인 발언록 전문**

저를 부른 것은 아무래도 정치 얘기를 좀 들으시려고 한 것 같은데, 여기는 야당하시는 분만 있고 여당하는 분은 안 보이네요. 요즘 여당인지 야당인지 여․야라고 해서는 구별이 잘 안갑니다. 민주당, 한나라당이라고 해야지….

혹시 저의 말에 의의가 있으시면 김 장관 나중에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저희들이 글 쓰는 데 도움을 받겠습니다(제가 컨디션이 좀 나빠 이 이야기 끝나면 출근도 못하고 집으로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정치 얘기를 좀 말씀드리자면 한나라당 의원하고는 별개입니다만, 정치 내분 이런 거 하고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이회창씨 스캔들 문제는 빨리 나온 것이 이회창씨로선 큰 다행이죠.

우리 정치부 기자들 얘기로는 이 총은 좀 나중에 쓸려고 했는데 게이트 사건 등으로 몰리는 바람에 타격 개시를 좀 일찍 했다. 이회창씨로서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이 문제를 극복을 해서 대선에 영향을 안 미치는 쪽으로 해석을 하려고 한다. 이것이 정치부 기자들 얘깁니다.
어제 저녁부터 방송이 이상하게 몰고 가는데 이회창과 노무현의 양자 대결에서 노무현이 이길 것이라고 몰고 가더라고요. 솔직히 말해서 방송, 신문, 신문도 심지어 내가 속해 있는 신문까지도 기자나 데스크의 성향에 따라서 상당히 지면이 민감하게 편성되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어느 것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조선일보도 안 믿는다 이겁니다.

여론조사라는 걸 많이 합니다만, 저희도 엊그저께 회의를 했습니다. 여론 조사 잘못하면 어떤 정권하고는 원수되기 꼭 알맞다. 여론조사라는 것 한국에서는 맞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가 출구조사를 해보니까 제대로 맞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압도적인 차이가 있는 경우는 몰라도 근접한 경우 출구조사가 맞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상황에는 저도 별로 믿음이 안갑니다.

다만,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정치가 양대 정당으로 분할되어 꾸려왔다면 대체로 우리나라 전체의 이데올로기적 양상은 편의상 리버럴과 콘서브티브로 나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 속에서는 좌파도 있고 뭐도 있고 하지만 편의상 리버럴과 콘서브티브로 나눠지겠지요. 그러나 그 스펙트럼에 관해 너무 깊이 들어가면 말하기는 곤란해집니다.
이 리버럴과 콘서브티브가 미국식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영국식으로 보수당과 노동당 이렇게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정당이 보수체제로 운영되면서 그 속에 각 정당마다 보수와 리버럴이 다 들어 있는 양상입니다.

즉 한나라당에도 리버럴이 있고 콘서브티브가 있고 민주당에도 콘서브티브가 있고 리버럴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양쪽에 브리지 하겠다는 사람도 많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의 정치 정당의 구도는 오랫동안 이북을 머리에 이고 있는 그런 특수한 상황이기도 하여 이런 형태의 정당구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거기다 지역적 측면까지 가세해서 정당이 분할되어서 그 정당 내부에 이질적 요소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 선거가 아니라 요다음 선거 때쯤 한국도 이념적 분화현상을 가져 올 것이다. 이제는 과거 지역적인 또는 보수에 의한 정당의 분할, 또 그 분할 속에 보·혁이 서로 주류 비주류로 끼어 있는 상황을 벗어나서 보수는 보수끼리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리버럴은 리버럴 대로 나름대로 시스템을 구축해서 국민들 앞에 심판을 받는 그런 체제로 갈 것으로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좀 빨리 온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노무현의 등장으로 이런 생각을 갖게 됩니다.
짐작컨대 이런 측면이 있습니다. DJ진영의 인사들을 최근 만나 보면 조심하고 말을 아낀다. 다섯명 중 누구를 김대중이 밀어줄 것인가. 그것이 혹시 꼬리를 잡힐까봐 청와대 또는 DJ 주변에 있는 인사들은 농담 삼아 술도 잘 안 먹는다는 것입니다. 술 먹고 실수할까봐….

그런데 저희가 보기엔 노무현에 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광주에서 노무현이가 득세한 것 중에 하납니다. 다음 정권은 전라도 사람이 나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화갑은 배신감 느끼겠지만 대의원들에 주지되어 있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니까 김심이 들어간 곳은 노무현이 이긴다 이겁니다. 그러나 이인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충청도 등은 김심이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이거죠.

그래서 관건은 그런 세력들이 혼재해 있는 수도권에서 판가름 나리라 봅니다. 일단 저희들이 보기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마음은 노무현에 가있다고 보고, 왜 그것은 이회창씨를 흠집을 내거나 최소한 꺾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이거죠. 이인제 가지고는….

또 한나라 사람들을 만나보면 민주당 의원들도 사석에서는 정권이 넘어간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얼마 전 얘깁니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이회창이는 안 됐으면 좋겠다. 왜 이회창이는 저 사람의 성격과 모든 걸 볼 때 엄청난 혼란과 숙청을 가져올 것이다. 자기한테 안 좋게 얘기했던 모든 것들이 꼬투리가 되어서 다음 정권에서 엄청난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뭉치고 뭉쳐서 이회창이의 낙선, 낙마를 도모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정권은 바뀔 것이라 예상하면서 이회창이의 낙마는 웬 말인지. 이런 것들을 추스르기가 아직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 사람들이 딱히 묘안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노무현이 그런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서 그동안 답답했던 이인제라는 입양아를 업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서 노심초사하던 민주당 당원 또는 세력들한테 노무현이가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소위 세비어 비슷한 입장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노무현의 등장을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우리나라 전체의 정당구현의 흐름이 이념적 분할을 시작하는 첫 모습이 아닌가. 왜냐하면 5년 전만 해도 노무현 같은 생각을 가진 자가 경선 초기에 등장한 적은 없었습니다. 지금 젊은 사람들이 노무현의 선거를 도와주고 있고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는 겁니다.

거기다 김대통령의 후원을 얻을 경우 물론 그것이 노무현에게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모릅니다만, 일단 노무현은 호남의 몰표를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에 호남세 플러스 경상도의 일부 세력의 파괴, 그밖에 수도권에서의 대등한 분할, 이런 정도라면 한 번 싸워볼만 하지 않은가 하는 일반적인 표 계산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념적 분할의 하나, 또 하나는 노무현이 가지고 있는 당내에서 특출한 위치 이 두 가지 요소가 노무현을 현재 뜨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비해서 지금 신문을 보면 이회창은 자기 표를 상당히 많이 깍아먹는 것이 아닌가…. 저희들이 그런 얘기도 했습니다. 아니 다른 정치인들은 10억 20억짜리 집을 다 가지고 있어도 별 탈이 없는데 이회창이는 무주택자인데 왜 무주택자가 집 전세 하나 얻었다고, 친구 집 하나 빌렸다고 저렇게 난리냐. 여기에 이회창씨의 문제의 핵심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는 지난번 이회창씨와 전화로 한 얘기니까 얘기합니다만, 내가 그런 얘길 했지요. 듣기 거북하시겠지만 지금 한국 사람들이 이회창씨에 대한 기본 생각이 뭣인지 아십니까? 경기 신드롬입니다. 여기 경기고 출신들 많으신 것 같은데, 왜 부인도 경기 나오고. 경기 나온 사람들이 주변에서 한통속이 되어서 이렇게 밀고 가고 그들의 눈 높이가 일반사람들하고 다르다. 그러니까 이게 야당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가 경기 신드롬이라 그랬어요.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랬어요. 저의 사위가 그러더라고요. 아무 것도 아닌데 이회창씨의 가장 큰 데미지는 아들의 병역문제이고 또 하나는 집 문제입니다. 그런데 병역문제는 이미 일사부재리로 끝난 문제이고 집 문제는 아까 말한 것처럼 무주택자가 집 좀 빌려서 살았기로서니 따지고 보니 위층에 딸을 살게 하고 기본적으로 그렇게 배치를 하지 않는 것이죠. 한국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족타운 이거 아주 싫어하는 겁니다. 뭐 재벌 정도 되면 가족타운 이거 별거 아니죠.

또 하나 저는 이런 걸 느껴요. 아주 차가운 사람입니다. 정이 안가요. 제가 전직 대통령들 야당 시절에 많이 출입하고 그래서 잘 아는데 솔직히 얘기해서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서는 저 사람이 대통령 하면 어떻게 하지 하고 겁이 났지만 그래도 상당히 정이 가는 사람이었어요. 김대중 대통령은 그만큼 정이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아무리 어려워도 그 자리에서 불과 2, 3분만에 풀어놓습니다. 나는 그 뛰어난 재주 그것만으로도 한 번 해볼만 하다 생각했습니다. 김종필, 저희들이 가끔 김종필씨 비판하는 글을 쓰고 그러지 않습니까. 어떤 날 술 먹자고 전화 옵니다. 옆에 앉아 징그러워요. 손을 꼭 잡으면서 '김 주필 잘 좀 봐줘' 도망갈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회창씨는 죄송합니다만, 그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이 양반이 술도 안 먹고, 술은 김대중도 안 먹고 김영삼도 나중엔 안 먹었습니다. 뭣 때문에 그런 것인가 나는 잘 풀지 못했는데 아까 박의원이 한 '좀 냉정하지 않느냐' 하는 말이 딱 머리에 들어왔습니다. 그게 그렇구나 사람을 흡입하지 못하는 것.

그래 김영삼 대통령이 임기 거의 다된 11월인가 청와대엘 불러서 갔어요. 밥을 주면서 하는 말이 '내가 이인제 탈당을 시켰다는 데 절대 틀린 말이다. 내가 이회창이한테 이인제가 일을 낸다. 그러니까 절대로 마크를 단단히 해서 그 집 앞에 가서 삼고초려를 하는 한이 있어도 이인제를 못 튀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누차 얘기를 했다 이겁니다. 그런데도 이회창이는 오만하고 건방지게 니가 튀어봐야 어쩌고저쩌고 하는 그런 생각이 아니었겠느냐.' 이건 김영삼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하신 말씀이에요.

그러면서 그래 나한테 뒤집어 씌워. 나는 자기를 위해 해줬는데 본인은 내가 광양만에 박태준이를 왜 찾아갔느냐. 내가 박태준이가 예뻐서 갔느냐 아니다. 내가 박태준이를 놓치면 적어도 몇십만표 몇백만표 놓친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제치고 찾아가서 무릎을 꿇다시피 해서 잘 좀 도와주시오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회창이 당신은 왜 못하느냐 나한테 핑계대지 마라 그리고 오히려 당신 탈당하라 그래서 그 양반 그 원한이 남아 사람들 만날 때마다 흘러간 노래를 하는 겁니다. 그 양반 원래 레파토리가 없어서 어떤 때 청와대 모임 이쪽 저쪽 가면 똑같은 얘기예요.

나는 그 말씀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정을 좀 주고…. 예들 들면 이런 거예요. 일요일날 전화를 걸어 뭐 하는...(이하 녹음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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