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전주고 출신인 김동선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방송위원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전국언론노조와 방송위원회 노조, MBC 노조 등 방송계가 '특정고 출신의 비전문 방송위원 내정은 안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방송계가 반발하는 이유는 김 전 차관이 체신부 출신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명분에 걸맞지 않는 비전문 인사일뿐더러 현 정부의 지역적 연고를 배경으로 한 특정고 출신이라는 데 있다.
방송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차관 내정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진념 경제부총리가 추천해 이뤄진 인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신분야도 아니고 체신분야에서만 관료생활을 한 사람이 방송위원으로 내정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동선 전 차관의 방송위원 내정은 방송위원장에 강대인 현 부위원장을 앉히고 김 전 차관은 부위원장으로 임명하겠다는 뜻으로 파악된다"며 "그러나 방송위원장은 방송위원들간의 호선 과정을 거치게 돼 있어 김 전 차관이 추천받더라도 누가 방송위원장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김 전 차관은 전주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72년 전주 체신청 인사계장을 시작으로 체신부 우정기회국장, 정보통신부 우정국장 등을 지냈다.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진 18일과 19일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MBC본부는 각각 '정보통신부 출신의 방송위원회 낙하산 인사는 방송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정부가 만일 무리한 방법을 통해 전혀 부적절한 전관예우식 인사를 추진할 경우 언론노조는 방송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제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김 전 차관의 방송위원 내정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곳은 언론노조 방송위원회 지부. 방송위지부는 19일 오전 '방송위원회에 걸맞는 방송위원을 임명하라'는 성명을 낸데 이어 오후에는 다시 '특정 고교 출신의 비전문 방송위원 내정을 즉각 취소하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방송위 지부는 성명에서 김 전 차관의 내정을 "'방송위원회 바로 세우기'라는 목표 아래 지금까지 참고 기다려온 모든 노력을 수포로 만들려는 음모"라고 강하게 규탄하고 '김 전 차관의 부위원장 내정설은 또한 현 방송위 내부인사의 방송위원장 승진을 의미한다. 현 사태에 연대책임이 있는 방송위원의 내부승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방송계에선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하고 1월 22일 사표가 공식 수리된 김정기 전 방송위원장의 후임이 누가 될 것이냐에 주목해 왔다. 방송법에는 방송위원장 궐위시 30일 이내에 차기 방송위원장을 선임하도록 돼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19일 김 전 차관의 내정과 관련해 "내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아직 공식발표도 하지 않았으며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정통부 출신의 김 전 차관을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정인사의 추천으로 내정됐다는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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