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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막무가내 독주…장관-연금위원 모두 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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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막무가내 독주…장관-연금위원 모두 들러리

[국감] 국민연금 연계안, 다수 연금위원 반대…장관에겐 구두 보고만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소속 가입자단체 대다수가 청와대가 주도한 기초연금 방안에 반대했음에도, 의결권이 없는 자문위원이 청와대 방안을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대다수 연금위원들이 청와대 방안을 지지하지 않았던 점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기초연금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민주노총 출신 김경자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전 위원은 "처음에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기초연금) 연계에 반대하는 의견으로 회의가 시작했으나, 3차 회의에서 처음으로 이 안이 나왔다"며 "어떻게 된 것이냐고 질문하자, 자문위원 한두 명이 냈다는 (김상균 국민행복연금위원장의)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은 "자문위원이 안을 내는 것은 맞지 않고 여러 위원들이 반대해서 김상균 위원장에게 (국민연금 연계 방안) 삭제를 요청했지만, 삭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 김용익 의원이 자문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으나, 양성일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그분(자문위원)들이 (신원이) 밝혀지는 것을 저어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말씀 드리겠다"며 거절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출신 위원들은 청와대 방안에 반대해 탈퇴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김 전 위원은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근거를 제기하기 위해 위원회가 구성되고 진행된다는 느낌이 계속돼서 민주노총은 위원회 탈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출신 김동만 전 위원도 "하위 80%에 20만 원을 일괄 지급하는 우리 의견이 관철되지 않아 위원회를 탈퇴했다"면서 "다만 복지부가 복수 안으로 노동계 안으로 채택해주겠다고 얘기해서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위원회는 (청와대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소신을 가진 분이나 다른 의견을 가진 각계 전문가가 참여해 노력했다"며 "생각이 다르다면 탈퇴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연금위 절차를 두둔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비판의 공세를 높였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은 "위원회 3차 회의까지도 보건복지부와 기재부 차관이 국민연금 연계안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정부안이 왜 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은 "가입자단체들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안에 모두 반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국민연금 연계 방안'을 관철하기 위한 '들러리 위원회', '면피용 위원회'였다"고 꼬집었다.

2주만에 뒤집힌 최종안…복지부 장관은 '왕따'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말한뒤 국무회의를 마치고 일어서고 있다. 앞쪽은 진영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뉴스
청와대가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반대에도 졸속으로 현행 기초연금 방안을 밀어붙인 정황도 드러났다. 청와대는 진영 전 장관이 기초연금 최종안을 보고한 직후 번복을 지시했으며, 최종 방안은 불과 2주일 만에 공식 발표됐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감에서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을 소득에 연계하는 안을 지지했지만, 8월 30일 청와대 보고 이후 2주일 만에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계하는 안으로 급선회됐다"고 지적했다.

8월 30일 진영 전 복지부장관은 대통령에게 기초연금 추진 계획을 보고했으나, 불과 며칠만에 청와대가 복지부 방안을 뒤집기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9월 3일께 복지부 출신의 박민수 청와대 행정관이 복지부를 직접 찾아와 국민연금 연계안을 종용했고,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이 차관에게 전화해서 (이 안을) 받으라고 했다는 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영찬 복지부 차관은 9월 3일과 9일 두 차례 최원영 고용복지수석과 통화했으나 특별히 기초연금안에 대해 따로 대화한 사실은 없다고 반론했다.

류근혁 연금정책과장도 "박민수 청와대 행정관과 수시로 만났지만, 재정 추계 등 기술적 부분을 주로 논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후 9월 13일 복지부 담당 국장은 진영 장관에게 청와대 안을 구두로 보고한 후 청와대 실무자에게 이메일로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기초연금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이 안은 25일 공식 공개됐으나, 최종 공개안에 진영 장관의 결재는 없었다. 복지부의 반대에도 청와대가 최종안을 밀어붙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영찬 복지부 차관은 14일 오전 "9월 중순 정부안을 청와대에 서면 보고할 때 진 전 장관 결재를 받았다"고 말했으나, 이 답변은 오후에 뒤집어졌다. 같은 날 오후 국감에서 양성일 복지부 연금정책관은 "(진영) 장관에 보고 드리고 실무자가 청와대 행정관에게 안을 보냈다. 장관의 문서 결재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15일 국감에서 "정책을 보고할 때는 보통 구두로 드리고, 예산을 집행할 때는 (장관의 서면) 결재를 따로 받는다"고 해명했다. 기초연금 최종안이 '정책'에 해당하기 때문에 장관의 서면 결재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편 김성주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당시 6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2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한 기초 연금 공약이 과도한 선거용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상균 국민행복연금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여야 대통령 후보의 (기초노령연금) 선거 공약과 관련해 재원 조달이 부담스러울 것을 예상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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