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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전철, '박원순표 4대강 사업'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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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서울시 경전철, '박원순표 4대강 사업' 되나?

[정책쟁점 일문일답]<41> 지자체에 떨어진 5개 핵폭탄

1. 최근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을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시도지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자체에 떨어진 폭탄 - ①)
⇨ 취득세는 부동산이나 차량을 취득할 때 내는 세금으로 시도세입니다. 즉 시도 광역자치단체들이 징수하여 자체 재원으로 쓰는 지방세입니다. 문제는 시도세 중에서 이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취득세 세수는 13.8조 원으로 시도의 지방세 세수 36.6조 원 중 37.7%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도지사들이 이 세금 영구 인하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2. 부동산을 취득하는 사람은 취득세 외에 취득세의 20%에 해당하는 지방교육세도 내지 않나요?
⇨ 취득세에는 두 가지의 부가세(附加稅, surtax)가 붙습니다. 역시 시도세인 지방교육세와 국세인 농어촌특별세가 그것인데요. 현행법에 따르면 부동산이나 차량 등을 취득하는 사람은 취득세 외에 그것의 20%에 해당하는 지방교육세와, 10%에 해당하는 농어촌특별세를 내야 합니다. 여기에서 지방교육세는 시도가 징수해서 그 세수를 시도교육청에 이전하게 됩니다. 물론 농어촌특별세는 국가로 이전됩니다.

3. 정부와 정치권이 취득세를 내릴 경우 시도 세수는 어느 정도 줄어들게 됩니까?
⇨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로 내리면 연간 2조9000억 원의 시도세수(취득세, 지방교육세 포함)가 줄어듭니다.

4. 최근 안전행정부는 취득세 감면 범위를 9억 원 이하 주택에서 3억 원 이하 주택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들이 이런 주장을 내놓은 배경은 무엇입니까?
⇨ 안전행정부는 지방행정과 지방재정을 관할하는 부처이기 때문에 취득세 인하로 인한 지자체 재정 위기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취득세를 인하하더라도 정부가 이로 인한 지자체 재정 손실을 충분히 보전해 주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데요. 기획재정부가 이런 주장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절충안으로 3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안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5. 취득세 감면 범위를 3억 원 이하 주택으로 축소하면 수혜자가 너무 적다는 비판이 나올 법도 한데요?
⇨ 안전행정부는 3억 원 이하 주택이 전체 주택의 70% 이상이고 6억 원 이하 주택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취득세 감면 범위를 3억 원 이하 주택으로 축소한다 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6. 취득세 감면 범위를 각각 9억 원 이하, 6억 원 이하, 3억 원 이하로 할 경우 시도세 감면액은 어느 정도 됩니까?
⇨ 취득세 감면 범위를 9억 원 이하로 할 경우 시도세 감면액은 약 2조9000억 원입니다. 6억 원 이하일 경우에는 약 2조4000억 원이고, 3억 원 이하일 경우에는 약 1조8000억 원 정도입니다.

7.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을 보전해 주는 방안으로는 지방소비세 인상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데요. 지방소비세를 어느 정도로 인상해야 지방세수 감소분을 다 보전해 줄 수 있나요?
⇨ 지방소비세는 부가가치세의 5%를 떼서 이것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세금입니다. 따라서 최근 부가가치세 총액이 60조 원 내외이기 때문에 이중 5%인 3조 원이 지자체로 배분되어야 하는데요. 그러나 행정 기술적인 문제로 중간에서 공제되는 액수가 많아서 실제로 지자체에 배분되는 금액은 1조8000억 원 남짓입니다. 따라서 취득세 감면으로 인한 시도 세수 감소분이 3조 원에 육박한다면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5%에서 10%로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세수가 1.8조 원에서 3.6조 원으로 1.8조 원 늘어나는 데 그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방세율을 현행 5%에서 13.33%까지 올려야 세수가 1.8조 원에서 4.8조 원으로 3조 원 더 늘어날 수 있을 겁니다.

8. 행정 기술적인 문제로 중간에서 공제되는 액수가 많다고 했는데요. 지나치게 공제되는 액수가 많은 것 아닌가요?
⇨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예컨대 현행법에 따라 부가가치세에서 3조 원을 떼어 내서 이를 지방소비세 세원으로 활용하면 내국세가 3조 원 줄어듭니다. 그리고 내국세가 3조 원 줄어들면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내국세의 19.24%인 5772억 원이 줄어들고, 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27%인 6081억 원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안전행정부 입장에서는 내국세 3조 원 감소로 인한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이 둘을 합친 1조1853억 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1조8147억 원만 지자체에 내려 보내는 겁니다.

9. 시도지사들은 취득세 인하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에 실패하면 취득세 세수는 더 많이 줄어드는 것 아닌가요?
⇨ 그래서 시도 지사들이 정부에 취득세 인하 대신 양도세 인하를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17개 시도 지사들은 성명서에서 취득세 인하의 부동산 활성화 효과는 없고 양도세 인하가 부동산 활성화 효과를 가져온다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후자가 일반론이라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굳이 두 가지를 비교하자면 취득세 인하 효과가 양도세 인하 효과보다 훨씬 더 큽니다. 요즘과 같은 부동산 대세 하락기에 누가 쏠쏠한 양도 소득을 노리고 집을 사겠습니까? 일부 매수자들도 전·월세 옮기는 게 짜증나니까 집을 사는 겁니다. 쏠쏠한 양도 소득을 노리고 집을 사는 사람이 극히 드문 이 시기, 양도세를 인하하면 효과가 있을까? 거의 없습니다. 반면 취득세 인하는 매수자 모두의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일정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10. 어쨌든 부동산 침체는 지자체들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그 영향은 어느 정도로 나타나고 있나요? (지자체에 떨어진 폭탄 - ②)
⇨ 아래 [표-1]은 지난 12년 간의 GDP 대비 지방거래세(취득세와 지방교육세 포함, 거래세 중 국세인 농어촌특별세는 제외) 비율을 나타낸 것인데요. 이 표에 따르면 이 비율은 2006년 이후 6년간 2.06%에서 1.3%로 0.74% 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정부가 '거래세 인하 + 보유세 인상' 정책에 따라 거래세율을 낮추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 [표-1] 연도별 지자체 거래세 현황(단위 : 억 원) ⓒ홍헌호(원자료 : 안전행정부)

11. 지난 6년간 GDP 대비 지방거래세 비율이 3분의 1 이상 낮아진 건데요. 반대로 종부세, 재산세 등 지방보유세 비율은 높아지지 않았나요?
⇨ 유감스럽게도 같은 기간 지방보유세(보유세 중 국세인 농어촌특별세는 제외) 비율은 0.79%에서 0.86%(2011)로 0.07%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 [표-2] 연도별 지자체 보유세 현황(단위 : 억 원) ⓒ홍헌호(원자료 : 안전행정부)

12. 지난 6년간 GDP 대비 지방거래세 비율은 0.74% 포인트 낮아지고, 지방보유세 비율은 0.07% 포인트 상승에 그쳤다는 것인데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겁니까?
⇨ 그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과거 정부가 '거래세 인하 + 보유세 인상' 정책을 추진하면서 후자에 비해 전자를 과도하게 낮추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부동산 가격 안정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당시 일부 학자들은 거래세 인하가 가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거래만 활성화시킨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둘째, 지난 6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량이 줄어 거래세와 보유세 세수 모두 그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셋째, MB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완화정책이 보유세 세수 확대를 가로막았기 때문입니다.

13. 어쨌든 지난 6년간 GDP 대비 지방거래세 비율이 크게 낮아지고 지방보유세 비율이 소폭으로 늘어난 현상은 지방재정에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겠지요?
⇨ 물론입니다. 아래 [그림-1]을 보면 지난 6년간 GDP 대비 지방거래세 비율과 지방보유세 비율을 합산한 지방재산과세 비율은 2001년 2.45%에서 2006년 3.02%로 상승한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2.28%로 주저앉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6년간의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정부의 지방재산과세 정책이 지자체들의 재정에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지자체의 세수에 관한 한 그렇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정책에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는데요. 지난 6년간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격 안정에 기여했다면 그것은 지자체 세수와 무관하게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 [그림-1] GDP 대비 지방재산과세(지방거래세+지방보유세) 비율(단위 : %) ⓒ시민경제사회연구소

14. 그런데 최근 조세연구원이 정부가 의뢰한 용역보고서에서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습니다. 이것은 보수진영 일부 학자들과 정치인들의 주장을 조세연구원이 수용한 것인데요.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할 경우 각 지자체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되나요? (지자체에 떨어진 폭탄 - ③)
⇨ 과거에 노무현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만들 때 그것을 국세로 만들었습니다. 이 조세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특히 수도권 지자체와 비수도권 지자체의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컸습니다. 그런데 MB정부 하에서 보수진영 학자들이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꾸준히 해 왔고, 최근에는 새누리당 일부 정치인들이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정부와 정치권이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할 경우, 수도권 지지체들을 콧노래를 부르겠지만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날벼락을 맞게 될 겁니다. 비수도권 지자체의 경우 시·도별로 각각 200억-1000억 원의 세수 감소 현상이 발생할 것인데요. 반대로 종부세 세원이 집중된 수도권 지자체들은 1조 원 이상의 세수를 몽땅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큰 횡재를 하게 될 겁니다.

15. 요즘 지자체들을 재정적으로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가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분담금입니다. 중앙정부가 국고보조사업을 할 때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지자체로 전가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지방자치제가 형해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요? (지자체에 떨어진 폭탄 - ④)
⇨ '국고보조사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예컨대 기초노령연금이나 무상보육사업이 어떻게 국고보조사업입니까? 국가사업이죠. 원칙적으로 이와 같은 국가사업은 100% 국비로 수행해야 합니다. 실제로 1980년대 이전에는 국가사업은 대부분 국비로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와 레이거노믹스가 대한민국을 전면적으로 지배하면서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분담금'이 생겼습니다. 국가사업이라 하더라도 일정 부분을 지자체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이 지자체 책임성을 높인다는 것이 명분이었는데요. 그러나 지금처럼 지역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지방비 분담을 요구할 경우 지방자치제가 형해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자체가 국가사업 분담금 요구에 응하다 보면 자체적으로 하고자 하는 정책 사업을 거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6.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 '기초연금'인데요. 지자체들은 이 공약 실행으로 인한 추가 재원은 전액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과 같은 지방 분담률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이들 공약을 실천한다면 지자체들은 어느 정도의 추가 부담을 해야 합니까?
⇨ 지난해 기초노령연금 예산은 총 4조 원 정도였고, 이 중 3조 원이 국비 부담, 1조 원이 지방비 부담이었습니다. 기초연금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그대로 실천한다면 65세 이상 노인 650만 명에게 월 20만 원(연간 240만 원)씩 지급해야 하므로 소요 예산은 15.6조 원이 되고, 국비·지방비 분담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한다면 국가는 11.7조 원, 지자체는 3.9조 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지자체들은 이 사업이 중앙정부와 중앙 정치권이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전액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17. 지방재정 지원제도에 들어 있는 함정들 때문에 중앙정부에의 예속이 심화되고 능력보다 로비에 능한 지자체장들이 더 활개를 친다고 하는데요. 현실은 어떻습니까? (지자체에 떨어진 폭탄 - ⑤)
⇨ 올해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내려 보내는 재원은 모두 65.6조 원입니다. 이 중 지방교부금이 34.4조 원, 국고보조금이 34.2조 원인데요. 전자는 국가사업과 아무 상관없이 부족한 지방재원을 보충하도록 내려 보내는 것이고, 후자는 지자체가 집행하는 국가 사업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내려 보내는 겁니다. 이 두 재원 모두 지자체들 사이의 재정 격차를 고려하여 배분되는데요. 특히 전자가 지자체들 사이의 재정 격차를 줄이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즉 재정력이 취약한 지자체에 많이 내려 보내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자체에 덜 내려 보내서 재정 격차를 줄이는 겁니다. 문제는 중앙정부가 이렇게 좋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앙정부는 특별교부세나 국고보조금을 통해 지자체들을 손쉽게 다룰 수 있습니다.

18. 중앙정부는 어떤 방식으로 지자체들을 손쉽게 다루나요?
⇨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특별교부세를 활용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국고보조금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19. 중앙정부는 특별교부세로 지자체들을 어떻게 다루나요?
⇨ 지방교부세(올해 34.4조 원)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보통교부세(올해 31.4조원)와 특별교부세(올해 1.3조 원), 그리고 분권교부세(올해 1.7조 원)가 그것인데요. 이중 보통교부세와 분권교부세는 법규와 지침에 따라 배분되므로 안전행정부가 재량권을 활용할 여지가 적습니다. 그러나 특별교부세 배분과정에서는 안전행정부의 재량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각 지자체들이 이것을 따내기 위해서 안전행정부 관료들에게 많은 로비를 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입니다. 언젠가 모 정당 토론회에서 기초자치단체장들은 특별교부세를 잘 따내는 것이 자신들의 가장 큰 능력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학자들은 특별교부세를 둘러싼 악취 나는 로비와 경쟁을 일컬어 '돼지여물통 정치'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것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폐지를 모색했지만 반으로 줄이는데 그쳤습니다. 올해 특별교부세 규모(1.3조 원)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노 전 대통령이 특별교부세 개혁을 추진하기 직전 상태, 즉 2004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물론 9년 동안의 전체 세수 증가율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혁 효과가 다 없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여전히 특별교부세가 '돼지여물통 정치'의 주범인 것은 사실입니다.

20. 서울의 경전철사업에 관한 질문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전국의 상당수 지자체들이 경솔하게 경전철 사업을 추진했다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4일 서울시가 대뜸 10개 노선의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서울시의 이 계획,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서울시 주변 토건족들의 무분별한 요구를 박원순 시장이 수용한 것 같은데요. 박 시장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박 시장이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이 사업은 '박원순표 4대강 사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서울시가 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근거가 되는 자료들을 국민들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그런데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15쪽 분량의 보도자료만 내놓고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우기고 있습니다. 이런 서울시의 태도는 '시민과의 소통'을 가장 큰 목표로 하고 있는 박 시장의 평소 소신과 180도 방향이 다른 것입니다.

21. 서울시가 경전철 사업과 관련하여 '시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는 근거가 있나요?
⇨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지금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의 태도는 4대강 사업을 추진했던 MB정부의 태도만큼 불성실합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도자료란에 '도시철도'나 '경전철'을 검색해 보아도 경전철의 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해 볼 자료를 찾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 2008년에 수립했다는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대한 자료도 없습니다. 철저히 은폐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서울연구원에 들어가 찾아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서울시 보도자료에는 2009년 4월 10일 우이~신설 경전철 실시협약이 체결되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고, 2010년 3월 3일에는 신림선 민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정되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습니다. 또 2010년 9월에는 동북선 민자사업이 본격 시동되었고, 2011년 7월에는 면목선 민자사업이 본격 시동되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사업들의 근거가 되는 2008년 '도시철도 기본계획'과 각종 용역보고서들을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 계획과 보고서는 시민들이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일까요? 박 시장이 서울시 주변의 토건족들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22. 서울시가 24일 발표한 15쪽 분량의 보도자료가 매우 부실하다고 보는 근거가 있나요?
⇨ 서울시가 24일 발표한 15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보면, 런던, 파리, 도쿄와 서울의 도시철도를 비교해 놓은 자료가 나옵니다. 그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인구 1만 명당 도시철도 길이(연장)가 런던은 0.57km, 파리는 0.43km, 도쿄는 0.4km인데 반해 서울은 0.31km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도쿄의 지하철 수송분담률이 86%이고, 런던은 65%이며, 파리는 58%인 반면, 서울은 36%에 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자료가 엉터리입니다.

▲ [표-3] 해외 대도시 도시철도 연장 현황 ⓒ서울시 2013년 7월 24일 보도자료

23. 이 자료가 엉터리라는 근거가 있나요?
⇨ 서울시에 따르면 파리의 도시철도 길이는 283km입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이 도시 인구는 1062만 명(2011)입니다. 따라서 이 도시의 인구 1만 명당 도시철도 길이는 서울시 주장과 달리 0.47km가 아니라 0.27km입니다. 도쿄의 경우는 어떨까요. 도쿄의 인구는 1316만 명(2011)이고 도시철도 길이는 354km입니다. 따라서 1인당 길이는 0.4km가 아니라 파리와 같은 0.27km입니다. 반면 서울의 인구는 1003만 명(2011)이고 도시철도 길이는 327km입니다. 따라서 1인당 길이는 0.33km입니다. 서울시가 파리, 도쿄의 1만 명당 도시철도 길이를 뻥튀기하고 서울의 길이는 축소한 겁니다.

24. 서울시가 24일 보도자료에서 발표한 '해외 대도시 대중교통 수단 분담률 현황'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런던의 경우 인구가 900만 명이고, 1일 도시철도 이용객이 321만 명인데 어떻게 이 도시의 도시철도 수송분담율이 65%에 달하지요?
⇨ 위에 소개한 [표-3]과 아래 [그림-2]을 비교해 보면 서울시 도시교통본부가 국민들 앞에 얼마나 황당한 자료를 제공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그림-2] 해외 대도시 대중교통 수단 분담률 현황 ⓒ서울시 2013년 7월 24일 보도자료

두 자료를 비교해 보면 서울시 수송분담율 현황 자료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서울시 인구가 1003만 명(2011)인데 이중 701만 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했다면 서울시 주장대로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은 36% 정도가 됩니다. 왜냐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일 2회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701만 명/1003만 명) x (1/2) = 34.9%(36%와 유사)

그럼 파리는 어떨까요? 파리의 인구가 1062만 명(2011)인데 서울시는 이 중에서 418만 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했다고 했고, 파리의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이 58%라 했습니다. 황당한 주장입니다. 파리 시민도 1일 2회 도시철도를 이용했다면 파리의 도시철도 수송부담률은 19.7%에 불과합니다.

(418만 명/1062만 명) x (1/2) = 19.7%

26. 런던과 도쿄는 어떤가요?
⇨ 런던의 인구가 900만 명(2011)인데 서울시는 이중에서 321만 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했다고 했고, 런던의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이 65%라 했습니다. 이것도 황당한 주장입니다. 런던 시민도 1일 2회 도시철도를 이용했다면 이 도시의 도시철도 수송부담률은 17.8%에 불과합니다.

(321만 명/900만 명) x (1/2) = 17.8%

도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도쿄의 인구가 1320만 명(2011)인데 서울시는 이중에서 850만 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했다고 했고, 도쿄의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이 86%라 했습니다. 도쿄 시민도 1일 2회 도시철도를 이용했다면 이 도시의 도시철도 수송부담률은 32.3%에 불과합니다.

(850만 명/1320만 명) x (1/2) = 32.3%

27. 서울시 도시교통본부가 보도자료를 작성하면서 뭔가 큰 착각을 한 것 아닐까요?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뭔가 큰 착각을 했겠지요. 문제는 이런 치명적인 실수가 중간에서 충분히 걸러지지 않고 국민들 앞에 공표되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가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결과입니다. 경전철사업 관련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서울연구원이 사전에 공청회만 열었다 해도 이런 실수는 사전에 걸러졌을 겁니다. 또 서울시는 연구용역 보고서 원본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가 4대강사업 추진본부와 유사한 행태를 보인 겁니다. 박 시장은 평소 진실만큼 강한 것은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가장 진실과 동떨어진 위치에서 진실 은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 주변 토건족들이 그것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박 시장은 지금의 상황을 큰 위기로 인식해야 합니다, 진실의 위기만큼 큰 위기도 없습니다. 그 어느 것도 진실 위에 설 수 없습니다. 또 투명하지 않은 그 어떤 행정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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