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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진주의료원 환자 강제 퇴원시키려다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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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진주의료원 환자 강제 퇴원시키려다 무산

"단 한 명의 환자가 남아도 진료 계속하겠다"더니…

단 한 명의 환자가 남아도 진료를 계속하겠다고 밝혀온 경남도가 23일 진주의료원의 입원 환자 한 명을 강제 퇴원시키려다 가족들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3일 경상남도 파견 공무원과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 보건소 직원들이 총출동해 남아 있는 환자 3명 중 1명인 송 모(83) 할머니를 강제 퇴원시키려다가 미수에 그쳤다"고 24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송 할머니의 담당의는 23일 오후 2시 40분께 보호자 동의 없이 퇴원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도청 파견 직원은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 퇴원 절차를 밟아달라고 요구했다. 1시간 20분 뒤 진주의료원에 도착한 경남도 공무원 등 7명은 환자 짐을 꺼내며 환자를 강제로 퇴원시키려고 했다. 구급차까지 대기시킨 상태였다.

이에 송 할머니의 아들과 딸들은 뒤늦게 퇴원 시도를 전해 듣고 달려와 도청 직원에게 항의했고, "폐업되기 전까지는 퇴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환자(의 건강 상태)가 괜찮으니 집에 가라"고 말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박 직무대행은 보호자를 의료원장실로 데리고 가서 퇴원을 종용했지만, 보호자의 거부 끝에 환자를 퇴원시키지 않기로 결정하고 사태는 마무리됐다.

송 할머니는 2010년 7월부터 지금까지 진주의료원에 2년 10개월째 입원하고 있다. 치매와 고혈압, 당뇨를 앓고 있으며 최근 치매 증세가 더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지난 2월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하면서 "휴·폐업 여부와 관계없이 단 한 명의 환자가 남아도 진료를 계속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송 할머니의 보호자는 매일 퇴원을 종용하는 전화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하고 있다"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기 위해 환자들을 철거 대상으로 삼아 쫓아내는 만행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힘없고 아픈 환자들의 강제 퇴원을 총지휘하고 있는 홍준표 도지사는 지금이라도 강제 퇴원당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조속히 진주의료원을 정상화해 정상 진료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남도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진주의료원 노조 측이 잔류 환자 3명을 폐업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잔류 환자는 모두 노조원 간호사의 가족이거나 민주노총 소속 다른 연대의 가족"이라며 "특히 송 모 환자의 경우, 주말엔 자녀 집으로 무단 외출을 다니기도 하면서 의사의 퇴원 명령은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간호사 등 보호자는 설사 노조원으로서 폐업 저지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하더라도 고령의 부모의 건강을 생각하여 빠른 시일 안에 전원해 안전하고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환자 가운데 두 분은 진주의료원 조합원이 보호자이고, 송 할머니의 보호자는 일반 시민"이라며 "세 분 모두 경남도가 지난 2월 폐업을 결정하기 훨씬 전부터 1년 이상 장기 입원한 분들"이라고 반박했다.

나 정책실장은 "조합원으로 연결 지을 문제가 아니다. 조합원이든 아니든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고, 조합원이면 자기 가족이 아플 때 당연히 자기가 다니는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겠느냐"며 "환자를 볼모로 잡는다고 매도하고 뒷조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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