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고발한 장로들 '중징계'

고발 취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경 대응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용기(77) 원로목사를 고발한 교회 장로 28명에게 제명, 정직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조 목사 일가의 비리 내역이 사법당국 조사로 인해 점차 드러나는 와중에 내려진 조치여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당기위원회 결과 지난 2011년 조 목사 고발을 주도한 김대진·김석균·하상옥 장로 등 3명을 제명하고, 나머지 25명의 장로들을 정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규정상 제명은 출교 바로 아래 단계의 중징계로 1년 이상 교회의 모든 직분을 박탈한다. 정직은 6개월 이상 모든 직분을 박탈하는 중징계다.

이와 같은 중징계를 결정한 이유는 조 원로목사에 대한 고발을 이들 장로가 취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달 17일 긴급 당회를 열어, 장로들이 조 목사에 대한 고소·고발 건을 취하하지 않을 경우 교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이영훈 담임목사는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이헌상 부장검사)를 찾아 조 원로목사를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원로목사를 건드릴 수 없는 성역으로 보는 입장을 드러내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조 원로목사 일가와 교회를 향한 비판적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은 2011년 9월 조 원로목사 부자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 결과, 작년 12월 조 원로목사의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사 회장이 150억 원대의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원로목사에 대한 기소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