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일가 또 비리 혐의…檢, 조 목사 장남 기소

조희준 전 국민일보사 회장, 교회 돈으로 주식투자

거액의 교회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고발된 조희준(47) 전 국민일보사 회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조 전 회장은 조용기(76)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장남이다.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 원로목사의 삼남 조승제 씨가 소유한 회사에 교회 자산을 헐값에 팔았다 비싸게 되산 정황이 드러나는 등 조 원로목사 일가의 교회 자산 빼돌리기 의혹이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태다.

5일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이헌상 부장검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자금 150억 원가량을 주식투자에 써 교회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조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조 전 회장이 소유했던 서울 강남의 한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지난해 9월, 조 원로목사가 아들 조 전 회장의 주식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교회자금을 유용했다며 이들 부자를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결국 사실로 밝혀지는 단계인 셈이다.

조 원로목사 일가가 교회 자금을 개인 재산처럼 유용한다는 의혹은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이 교회 장로회의 교회의혹진상조사팀이 조 원로목사 셋째 아들인 조승제 씨가 사장으로 재직 중인 인터내셔널클럽매니지먼트그룹(ICMG) 관련 비리 혐의도 발표했다.

조사팀에 따르면, ICMG는 지난 2000년 서울 여의도의 CCMM 빌딩(국민일보사 입주)의 3, 4, 12층을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산을 관리하는 순복음선교회로부터 249억 원에 매입한 후, 3년 뒤 다시 372억 원에 선교회로 되팔았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거래를 통해 ICMG는 77억여 원의 매매차익을 올리고, 교회 측은 자산을 잃은 것이다. 조사팀은 "매매 당사자가 특수 관계가 아니고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거래"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팀에 따르면 순복음선교회는 헬스 기계류 등을 70억 원에 매입해 ICMG가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에 임대해주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당회 운영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ICMG가 CCMM 빌딩을 구입하는 데 131억 원을 빌려주는 편법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CCMM 빌딩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순복음선교회에 1634억 원의 공사비를 지급해 건설됐으나, 선교회는 분양을 마친 뒤에도 공사비의 일부(643억 원)만 교회에 상환한 상태다.

지난 5월 교회 의혹 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조 원로목사 일가가 교회에 손해를 끼친 규모가 335억여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장로회에 보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