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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표 복지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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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표 복지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했나?"

[토론회] "건강보험 100만 원 상한제·사회복지세 도입 운동해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박근혜 표 복지'를 바라보는 복지시민단체들의 눈초리가 매섭다. 새 정부가 출범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인수위에서 몇몇 핵심 공약이 폐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논란의 핵심은 보장 범위와 재원 조달 방안이다. 보장 범위가 좁으면 하나 마나 한 정책이 되고,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재원이 필요하다. 새 정부 5년을 준비하며 신발 끈을 묶는 시기, 복지시민단체들은 박근혜 표 복지 공약을 어떻게 평가하며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복지운동단체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는 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프레시안> 회의실에서 '박근혜 시대, 복지국가 운동,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선 이후 첫 번째 복지시민단체 토론회를 열었다.

"박근혜 복지는 한국형 선별 복지"

발표를 맡은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박근혜 복지는 계층별로 지급되며 보장 범위가 빈약한 '한국형 선별 복지'"라고 규정했다. 무상 보육과 반값 등록금 공약은 예외적으로 보편 복지에 가깝지만, 이 두 가지는 "당사자 운동의 결과이자 이명박 정부가 이미 수용했을 정도로 시대적 과제에 가깝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부터 인수위가 복지 공약을 후퇴시키려는 조짐을 보이는 데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인수위 시기부터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 공약을 수정하려는 논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지출 개혁, 지하 경제 양성화 등으로 필요한 재정을 마련하기는 만만치 않은데다, 일부 언론들이 공약 후퇴를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2년 총선 이전까지 한국 사회를 달궜던 복지 민심은 대선 이후 사라진 것일까. 오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2012년 선거에서 보편 복지가 핵심적으로 추진되지 못한 이유로 '보편 복지 재정 조달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고 복지 민심이 주체로 나서는 '대중적 복지운동'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두 가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건강보험 하나로 100만 원 상한제'와 '사회복지세 도입'을 제안했다. 건강보험 하나로는 가입자 1인당 평균 건강보험료를 1만 원 더 내면서 기업과 국가의 책임을 늘려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자는 운동이다. 사회복지세는 중간계층 이상에 누진적으로 '사회 복지' 목적세를 부과하는 보편 증세 방식의 세금이다.

시민에게 다소 생소한 개념인 사회복지세에 대해서 그는 "1970년대엔 안보가 중요해짐에 따라 방위세가, 1980년대에는 교육세가, 1990년대는 WTO 체제로 농촌이 어려워지니 농어촌특별세가 목적세로 도입됐다"며 "지금은 시대적 과제로 '사회 복지'를 위한 목적세를 누진세로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복지에 대항하는 보편 복지 패러다임이 생겨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과 사회복지세 도입 운동은 모든 복지 의제에 집중하는 핵심 의제이자 중앙단체와 지역단체,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토론자들은 큰 틀에서는 발표에 공감했지만, 각론에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은재식 대구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과 김종건 부산 사회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중앙 중심의 수직적 의사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수평적 네트워크 방식의 운동을 제안했다.

김종건 위원장은 "지난 대선 국면이 지역 운동을 확실하게 재편했지만, 그 지역단체의 성장이나 발전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지역 단체가 정당 이슈에 쓸려가지 않도록 '나의 문제'라고 여겨지는 지역 이슈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2012년 대선은 토목 공약이나 작은 정부, 규제 완화라는 말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2002년, 2007년 대선과 비교하면 복지국가 운동 세력에게는 승리한 선거"라고 해석했다.

이 공동대표는 "복지국가는 진보의 전유물이 아닌 만큼, 박근혜 정부를 복지 운동의 프레임으로 견인해야 한다"며 "(공약 축소 논란이 일고 있는) 기초노령연금과 관련해서도 우리의 프레임으로 연금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 개혁 논의를 적극적으로 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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