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본사에서 SNS 전문 검색 엔진인 '그래프서치'(Graph Search)를 발표했다.
그래프서치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문자열을 주로 입력하는 일반 웹 검색과는 달리 '자연스러운' 검색어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스타워즈와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사람들"(friends who like Star Wars and Harry Potter)을 입력해 페이스북에서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이를 검색할 수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혹은 자기 주변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은 점포를 검색해 만족스러운 식당이나 옷가게를 찾을 수도 있다.
일반적인 웹 검색 엔진으로는 찾기 힘든 '관계망'에 기초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페이스북 상의 친구들이 자신들과 어떤 취미를 공유하고 있는지, 어떤 식당을 선호하는 지 등을 알고 자신의 일상에 그 결과를 반영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에게 그래프서치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찾지 못한 경우 기존에 제공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 검색 결과를 노출하게 된다.
그래프서치는 당분간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며 영어 검색만 가능하다. 한국어 등 다른 언어 검색이 가능하려면 몇 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또 SNS 상에서 공유된 정보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새로운 검색 서비스로 인한 개인 정보 유출 우려는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15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본사에서 새 검색 엔진 그래프서치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페이스북, 구글에 도전?
저커버그는 발표회장에서 이번 검색 엔진이 페이스북을 떠받치는 '제3의 기둥'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이 자신들이 확보하고 있는 10억 명의 이용자로부터 나와,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는 글과 사진, '좋아요'를 통해 공유한 콘텐츠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래프서치는 최근 IT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빅 데이터'(Big Data)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빅 데이터'란 기존 방식으로는 분석이 어려운 복잡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말하는데, 10억 명의 이용자들이 매일 쏟아내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사례다. 각각의 이용자들이 각자의 연결망을 기반으로 공동의 관심사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래프서치가 그들의 일상에 더 밀접한 맞춤형 검색 광고를 제공할 수 있을 가능성도 더욱 높다.
이 때문에 일반 웹 검색을 제공하는 구글이 페이스북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미국 검색 광고 수익의 75%를 차지하는 등 압도적인 검색 강자인 구글이 그래프서치의 출현으로 광고주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커버그 자신은 그래프서치가 웹 검색 시장의 최강자인 구글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에 산재한 일반적인 정보를 취합해 이용자의 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구글과 SNS 상의 관계망을 중심으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그래프서치는 언뜻 봐서는 겹치는 부분이 없다.
하지만 결국 검색 시장에서 수익은 검색 광고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적인 차이보다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누가 더 정확히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의 새 검색 기술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당장 광고주들이 구글에서 그래프서치로 돈을 옮기지는 않겠지만 그래프서치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래프서치가 제공하는 정보를 감안하면 기존의 특화된 SNS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신들은 그래프서치의 출현으로 생활 정보 사이트 '옐프'(Yelp)나 위치 기반 SNS 서비스인 포스퀘어, 구글 플레이스 등이 즉각적인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옐프의 경우 그래프서치의 발표 직후 주가가 7% 폭락했다.
여기에 이용자들의 직업적인 특성을 기초로 형성된 SNS인 '링크드인'(Linkedin)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는 그래프서치에 사용된 기술이 채용 시장에서 특정 직업에 알맞은 사람을 찾아주는 기술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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