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희망퇴직자가 8일 오전 당뇨합병증으로 숨졌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23번째 사망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는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 1팀 샤시과에서 일하다 2009년 파업 직전 희망퇴직한 한 모(55) 씨가 이날 새벽 4시 숨졌다고 밝혔다.
한 씨는 상대적 고령으로 희망퇴직을 강요당했고, 퇴직 후에는 스트레스로 통원치료를 받았다. 이후 지병으로 앓던 당뇨 증세가 악화돼 입원했다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평택노인병원에서 결국 숨을 거뒀다.
쌍용자동차지부는 "한 씨가 본인 뜻에 반해 공장을 나오다 보니 당뇨를 관리하지 못했고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뇨조차 막을 수 없는 사회 안전망에 쌍용차 희망퇴직자들이 방치된 채 23번 째 죽음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한 씨의 친형과 친동생, 사촌형도 모두 쌍용차에서 함께 일했지만, 친형과 사촌형은 2005년 이전에 희망퇴직했고 친동생은 한 씨와 비슷한 시기 희망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가족 안전망'조차 무너진 셈이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쌍용차에는 희망퇴직자, 무급휴직자, 해고자 2646명이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2009년 파업 당시 노사는 무급휴직자를 1년 내 공장에 복귀하기로 합의했지만 노사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쌍용차 청문회'를 열었지만 죽음을 막는 데는 속수무책이었다.
쌍용차지부는 "회사와 정부는 쌍용차 해고자 및 희망퇴직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에 즉각 나서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며 국회가 쌍용차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