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을 찾았다. 문 후보는 21일 민주당 쌍용차특위 위원인 은수미 의원과 함께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심리치료시설 와락센터를 방문해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아픔을 공감했다. 국정조사 추진 방침을 밝힌 문 후보는 간담회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일정을 '힐링방문'으로 명명했다.
문 후보는 "어제 청문회를 통해서 진실의 한 일단을 밝혔기 때문에 그것을 토대로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디긴 하지만 드디어 국회에서 청문회가 있지 않았나. 청문회가 앞으로 국정조사 할 수 있는 하나의 토대가 되는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 해결을) 못 해내면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우리가 해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문 후보는 "지금 드러난 것을 보면 과연 그때 정리해고를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느냐는 부분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설령 불가피하게 일부 구조조정을 한다고 해도 노동자들을 배려하면서 조정해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고 공권력 투입해서 경찰력으로 마구 진압했다"고 비판했다.
와락센터는 정신과 전문의인 정혜신 박사가 집단상담을 시작하며 만든 곳으로, 경찰 진압에 의해 유혈참사로 끝난 쌍용차 노조의 공장점거투쟁 사태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나 우울증 등에 시달리는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을 위한 치료 공간이다.
문 후보는 해고노동자의 아내인 권지영 와락센터 대표의 안내를 받아 시설을 둘러보고 놀이치료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 여섯 살배기 해고노동자의 딸에게 관심을 보이며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공감', '힐링'까지는 좋으나 대선 후보로서 정책적 해결 방향을 제시하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정조사 추진' 방침은 야당 대표라면 몰라도 대통령 후보가 제시하기에는 약하다는 평이고, 어떤 구체적 대안을 들고 이들을 찾아온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이같은 비판에 대해 "(쌍용차 문제는) 복합적 문제"라며 "꼭 국가가 나서야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각 사회 구성원이 나서서 고민하는 것"이라고 변호했다. 진 대변인은 이날 일정은 "(후보가) 공감하고, 지속적 관심을 갖고, 해결 방안 마련을 적극적으로 해보겠다"는 취지였다며 "'내가 대안을 갖고 있다'고 접근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날 문 후보 공보단장으로 선임된 우상호 최고위원은 후보의 일정과 관련해 "이번 주는 한 주간 아예 일자리 문제에 집중한 것"이라며 구로디지털단지의 일자리 창출 간담회로 시작한 일련의 일정은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 문제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추석 밥상에 일자리 문제를 올리겠다는 후보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최고위원은 "홍익대 청소노동자 간담회는 '좋은 일자리'에 관한 문제고, 쌍용차 (관련 현장을) 가신 것은 노사문제에 있어 열악한 처지에 놓인 노동자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겠다는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 후보의 다음 주 일정은 경제민주화 이슈와 관련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문재인, 내주 초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회동
한편 문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당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행보에도 나섰다. 문 후보는 이날 권노갑·김원기·문희상·신기남·이부영·정동영 등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후보는 당이 단합한다면, 안철수·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고, 참석하신 모든 상임고문님들은 문 후보가 반드시 정권교체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하셨다"고 전했다.
진 대변인에 따르면 문 후보는 내주 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손학규·김두관·정동영 후보와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손, 김 후보의 경우 문 후보를 '패권세력'으로 지칭하는 등 경선 과정에서의 대립으로 감정이 상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진 대변인은 세 후보 모두가 "흔쾌히 돕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우 공보단장은 세 후보가 결과에 승복하고 대선 승리를 위한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며 "경쟁은 치열히 하되, 경쟁 후 단합했던 우리 당의 전통이 살아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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