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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정상화 요구 거부하면 중대 결심"… 재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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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정상화 요구 거부하면 중대 결심"… 재파업 돌입?

5대 요구조건 내걸어 사측 압박… MBC, '해킹 프로그램'은 삭제키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가 5일과 6일 연달아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재파업' 돌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MBC가 사실상 주요 프로그램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데다, 보복인사를 단행하고 직원들을 과도하게 감시하는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이유다. 5일은 MBC노조가 파업을 잠정 중단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5일 MBC 노조는 사측의 봉쇄로 예고했던 서울 여의도 사옥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이 불발되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50일간 사측은 무차별 보복인사를 단행하고, 직원을 불법 사찰하는 등 MBC 정상화에 역행해왔다"며 MBC정상화를 위한 5대 요구안을 제시하고, 이를 MBC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재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5대 요구안은 △보복성 인사 철회 △해체된 영상취재부 복원 △사찰용으로 설치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컴퓨터 보안프로그램 '트로이컷(TrojanCut)' 철거 △<PD수첩> 등 시사프로그램 정상화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불신임 투표결과 수용 등이다.

보복 행위 잇따라

MBC의 보복성 징계는 어느 정도 예고된 바다. 당장 MBC는 노조가 파업을 잠정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 첫 날인 지난 달 17일 대규모 인사발령을 내, 파업에 적극 참여했던 상당수 인원을 기존 업무와 무관한 곳으로 발령냈다.

인사 대상 48명 중 기자‧PD 9명은 경기도 용인드라미아 개발단으로 발령냈고, 상당수 조합원이 중징계를 당해 현재도 업무에 복귀하지 못한 상태다. 60명의 카메라 기자가 소속되어 있던 보도국 영상취재부는 아예 폐지됐다.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도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노조는 "사측에서 파업에 참가했던 정치부 기자들은 리포트를 못하도록 막고 있다"며 "이들 기자들은 뉴스 화면에서 현재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내 방송편성표에 현재 <PD수첩>과 <불만제로>가 아예 빠져있단 사실도 지적했다. 방송 정상화 의지가 없는 사측이 해당 시사 프로그램들을 사실상 폐지한 것이 아니냔 비판이 나온다.

<PD수첩>은 지난 1월을 마지막으로 7개월째 방송이 중단됐다. 지난달 25일에는 작가 6명이 전원 해고됐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MBC가 눈엣가시로 여기던 <PD수첩>을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던 <불만제로>도 지난 4월부터 결방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이 재개된 <MBC스페셜>은 50%의 인력이 외주로 대체됐다. <금요와이드>는 지난달 24일 '파업이 끝난 후'란 제목의 방송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당일 불방 됐다. 노조는 "사측 탄압에 의한 불방"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진은 <금요와이드> 불방 사태와 관련해 이영백, 김정민, 민병선 PD 등 3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최근 논란이 된 16대의 첨단 CCTV를 통한 직원 감시와, 감시 프로그램 설치도 노조의 공분을 이끈 소재다.

특히 '트로이컷'이 MBC 출신인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을 포함한 복수의 의원실 컴퓨터에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더 크다. 이 프로그램은 MBC에서 직원들의 PC에 몰래 설치된 시기와 비슷한 올해 5월 24일 오후 1시경 처음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을 설치한 주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트로이컷'에 의해 확보된 MBC 구성원들의 메신저 대화 내용. 일일이 사적 활동까지 감시가 가능함을 알 수 있다. ⓒMBC 노조 제공


노조 투쟁 수위도 높아져

당장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오는 10일 하루 휴가를 내 오후 1시까지 본사 1층 로비에 집결하도록 지침을 내린 상태다. 연가투쟁을 시작으로 서서히 투쟁 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MBC도 논란이 커지자, 일단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MBC는 5일 저녁 '불법 사찰' 논란을 일으켰던 보안 프로그램 트로이컷을 일괄 삭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직원들을 감시한 행위 자체가 중대한 범죄라며 법적인 대응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당장 노조는 6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남부지검에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 6명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노조는 파업 재돌입 가능성까지 배재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당초 170일의 파업을 끝낼 당시 '잠정 중단' 임을 명확히 밝혔었다. 내부 투쟁을 통해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다시금 거리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정영하 위원장은 "더 이상 김재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MBC 정상화가 미뤄진다면 중대 결심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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