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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는 없고 병원만 있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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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는 없고 병원만 있는 현실

[장두석의 '병은 없다']<20> '생활건강'을 만들자

2.자본에 끌려가는 의료의 산업화

1)재벌의 먹을거리로 상업화되어 가는 의료산업

병원이 갈수록 상업화되어 가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외국계 의료자본이 진출하고 있다. 의료상업화는 우리나라의료계 전반에 나타나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돈벌이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 가장 앞자리에 재벌병원과 다국적 의료자본, 재벌계 민간보험회사가 하이에나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소수의 부자들을 뺀 대다수 민중들과 난치병 환우들이다.

이 거대한 흐름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그나마 괜찮다고 평가되는 우리의 의료환경도 미국처럼 아이 한명 낳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가고, 민간보험이 없으면 수술도 못하는 처참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

의료상업화를 이끌어가는 세력은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 등 거대 재벌병원과 대학병원이다. 그들은 의료를 미래의 '먹을거리산업'으로 본다. 중대형 병원들은 뒤질세라 이를 따라가고 있고, 정부는 정책을 통해 이를 유도하고 지원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돈벌이중심의 병원'경영'이 행해지고 있다. 병원들은 자신을 키우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고 환우들의 '치유'는 뒷전이다. 여기에는 의료,제약,보험을 통해 안정적인 이윤을 확보하고자 하는 재벌의 거대한 음모가 숨어 있다. 이윤을 앞세운 병원들 때문에 환우들이 받아온 고통에 더하여 영리병원까지 활성화된다면 어떤 풍경이 벌어질 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안타깝게도 이는 무턱대고 이름난 큰 병원만 쫓아가는 민중들의 뒤틀린 행태와 병원중심의 국가의료제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2)환우는 없고 병원만 있다.

의료 현장의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진다. 진료 시작 시간이 빨라지고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빠졌다. 9시에서 18시였던 진료시간이 8시부터 22시까지 늘어난 곳이 많다. 의사들은 환자를 1~2분마다 1명씩 보며, 모든 환자들의 통계는 관리된다. 검사와 수술 등 돈이 되는 '단물'을 빨아먹으면 환우들을 병원에서 내보낸다. 회복과 휴식을 위한 병상 입원비는 병원의 수익에 도움이 안된다. 회전율을 높여 수익을 내는 자본주의의 원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환자는 적절한 사후관리를 받을 권리는 빼앗기고 '내침'을 당한다. 예전에는 복지재단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던 병원들이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수익성 위주로 진료환경을 몰아가며 '경영'한다.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실이 없는 병원이 없다. 환우들이 CT와 MRI를 찍는 것은 기본이 되었다. 다른 병원에서 찍고 와도 다시 찍는 경우도 많다. 수술도 빨리빨리 하게 됐다. '데이 서저리'라는 수술방법이 생겨나면서 아침에 수술하고 저녁에 퇴원시킨다. 로봇수술도 늘어 '다빈치'라는 로봇수술이 모든 진료과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람이 하는 수술이 200만원이면, 로봇수술은 1,500만원이다. 돈을 많이 버니 너도나도 뛰어들었고, 1년 만에 수십억원 하는 기계값을 뽑는다고 한다.

병원마다 돈 되는 암병원을 짓고, 장례식장, 외국인진료소, 건강증진센터가 늘고 있다. 또 병원안에 의료백화점이 들어온다. 특정 업체가 들어와 의료기를 비롯한 치료보조 물품을 홀로 판매한다. 환자들은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거기서 사야 한다. 신문.방송에 나오면 환자가 늘어나니 병원들은 언론을 활용하는데도 적극성을 보인다.

3)이윤을 나눠 갖는 의사, 쫓기는 간호사

의사들도 실적에 따라 줄을 세운다. 삼성병원과 현대아산병원이 시장을 이끌며 월급을 성과에 따라 주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의사들도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개인별 성과가 매일 확인되고 급여와 승진 등에 반영된다. 돈으로 의사의 가치를 평가하게 된 것이다. 의사들은 하루에 250명 넘게 환자를 보며, 진료를 시작하면 저녁 6~7시까지 자리를 지킨다. 새로 온 환자와 선택진료비는 거의 담당의사 몫이다. 재진과 검사·수술은 일정 비율을 받고, 수술을 많이 하면 많이 가져가는데 심지어 몇 억원까지 받는다고 한다. 많은 병원이 매출을 늘리는 의사에게 성과급을 더 주는 방식의 경영을 한다. 그러니 의사는 환자에게 검사 하나라도 더 받게 하고, 수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병원 매출도 올리고, 월급도 오르니 일석이조인 것이다. 하나의 예를 보면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동안 6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환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말할 것이 없다.

간호사들도 일이 늘어 환우들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행정처리만으로도 벅찬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의 절반 가까이가 일년을 버티지 못하고 병원을 그만둔다. 환자들을 위로하는 심리치료나 정서적 안정을 주는 도우미로서의 업무는 할 수 없고 컴퓨터 앞에서 일을 보는 시간이 많으니 환우들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고 한다. 한 간호사는 지금의 병원 실정을 "병원은 지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가고 있다."고 표현하였다. 그 폭탄이 언제 터질 지…….

4)"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병원"

병원에서 태어나서 병원에서 생을 마치는 오늘날의 왜곡된 삶의 방식을 바꾸어 내야 한다. 상업화로 달려가는 병원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그것은 오직 깨어있는 민중의 힘으로만 가능하다. 무조건 병원으로 달려가는 자신을 한번 쯤 돌아보고, 각각의 진료마다 필요성을 되물으며 임해야 한다. 스스로가 치유의 주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고, 모든 것을 의사에 맡겨버리는 '무모한' 믿음을 접어야 한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최소한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것이다. 냉정하게 현대의학의 성과를 되짚어 봐야 한다.

3.건강의 길, 바른생활건강에 있다

정부와 정치인, 의사, 사회 각계 인사들이 선입견과 고정관념, 이해관계를 버리고 열린 자세로 만나 민중들의 생활속 건강을 찾기 위한 '바른생활건강협의회'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그 기구에서 건강에 관한 모든 문제를 터놓고 논의하여 온 국민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

아울러 국가계획으로 '생활건강지도사'를 길러 시군 보건소에 배치하여 병나지 않게 살고 병나면 스스로 낫는 '바른생활건강법'을 지도하도록 하자. 그리고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생활건강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쳐 아이들이 미래의 주역으로 건강히 자라도록 해야 한다.

특히 병원이 개복수술 등 강제로 아이를 뽑아내 날 때부터 환자를 만들어버리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전국에 조산소를 만들고 실력있는 출산보조사를 두어 비용이 적게 들고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도 좋은 자연분만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면 환우들이 50% 이상 줄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고, 의료재정을 튼튼하게 하며, 의료비 걱정 없는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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