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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5.18 영문 표기' 영미권 학자도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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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5.18 영문 표기' 영미권 학자도 "부적절"

5.18 목격한 베이커 교수 "그런 표현에 불편함 느껴"

새누리당의 서울 강남을 후보로 공천된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가 자신의 영문 논문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 등을 폄훼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지만 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10년 해당 논문이 발표된 후 한국학을 가르치는 영미권 교수까지 나서 표현의 부적절함을 지적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010년 11월 미국에서 발표한 '한국 과거사 정리의 성과와 의의'라는 영어 논문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민중 반란'(a popular revolt)으로, 제주 4·3 사건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모반'(communist-led rebellion)으로 표기한 바 있어 뉴라이트 성향을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아 새누리당의 공천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rebellion'은 '반란'이라는 표현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popular revolt'라는 말은 '민중항쟁'을 영어로 옮길 때 가장 적합한 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논문은) 한국의 과거사 정리 노력 성과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서 쓰인 글이었고 그래서 객관적으로 쓰기 위해서 매우 많은 노력들을 했다"며 "그런 노력들을 설명하기 위해선 역사적인 배경을 간략하게 언급해야 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그런 항쟁의 주체나 형태를 갖다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popular revolt'라는 단어가 5.18 기념재단에서도 사용하는 용어라는 이 대표의 주장에 관련 시민단체들이 '거짓말'이라고 반발하는 등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상직 5.18 민주유공자 공법단체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은 14일 PBS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5.18 홈페이지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 기사를 쓸 때 (버마) 군부가 수치 여사의 지지자들의 시위를 'revolt'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광주 민주와 운동과 관련해서는 (이 단어가) 절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진실화해위의 영문판 홍보책자 <진실과 화해>를 공동집필했던 김성수 전 진실화해위 조사관은 14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자신이 인터뷰했던 도널드 베이커 브티리시컬럼비아대(UBC) 교수도 이 대표의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다. UBC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베이커 교수는 1971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을 첫 방문한 후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직접 목격한 바 있다.

베이커 교수는 당시 이 대표가 광주 민주화 운동의 공식 영문 명칭인 'Gwangju Democratization Movement' 대신 'Gwangju rebellion'으로 표현한데 대해 "그런 표현에 불편한 감정이 든다"며 "모반(rebellion)은 1980년 5월 몇 명의 군인들이 일으킨 게 모반이지 광주의 시민들이 일으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으로 계엄령이 확산되는데 항의해 평화롭게 저항하던 광주 시민들이 군부의 폭력에 맞서 자기방위의 성격으로 대항한 것"이라며 "'rebellion'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라고 덧붙였다.

베이커 교수는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도 "발단이 남한의 단독 선거 실시 계획에 반대하는 군사적 저항이었기 때문에 내전(civil war)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라며 "4.3 사건은 한반도가 하나의 국가냐, 두 개의 국가냐에 대한 두 개의 다른 비전을 놓고 벌인 싸움"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남북전쟁이 북부 사람들에 대한 남부 사람들의 '반란'이 아니라 '내전'이라고 보통 불리는 것처럼 한국 역사에도 같은 용어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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