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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반대 시위 막으려 맨홀 뚜껑까지 납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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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반대 시위 막으려 맨홀 뚜껑까지 납땜

'불타는 지중해 연안'…정상회의 앞두고 대규모 시위로 긴장 고조

프랑스의 휴양도시 칸에서 3~4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칸 인근 도시 니스에서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가 개최됐다. 이번 시위는 스페인의 '분노하라' 시위부터 월가 점령 시위까지 경제위기, 긴축정책, 금융자본에 항의하는 이들과 맥을 함께 하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니스에서는 주최측 추산 1만2000명(경찰추산 5500명)의 시위대가 올드 나바투아 문화센터로 결집했다. 그린피스와 옥스팜 등 국제적인 비정부기구(NGO)와 노동조합이 선두에 선 시위대는 "금융이 아니라 민중이 먼저다"라고 외치며 니스 외곽을 행진했다.

▲ 1일 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행진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 ⓒAP=연합뉴스

G20과 같은 국제적 행사에 반세계화 시위대가 등장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에는 예사롭지 않다. 올 초부터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면서 스페인과 그리스, 이탈리아 등에서 실업과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분노하라'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고, 미국에서는 1999년 시애틀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듣는 월가 점령 시위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모인 시위대들은 금융거래세(토빈세) 도입 등 금융자본 통제와 긴축정책 철회 등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각국의 시위가 2008년 경제위기를 뿌리로 하고 있는 만큼 위기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한 G20 정상회의는 이들 시위의 첫 '공동 타깃'이 된 셈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행진을 벌인 니스의 시위대 상당수가 유럽에서 경제위기가 가장 심각한 스페인과 그리스, 이탈리아에서 온 이들이었다고 전했다.

정상회의 주최측인 프랑스 정부는 시위가 회담장에 도달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차단에 나섰다. 칸 인근에만 시위대 숫자와 비슷한 1만2000명의 경찰을 배치했고, 시위대가 땅 밑을 통해 칸 시내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내의 맨홀 뚜껑을 대부분 납땜해 폐쇄했다.

프랑스 정부는 또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아 이탈리아 인접 국경에서 검문을 시작했다. 이미 1일 니스 해안검문소에서 3명의 스페인인이 볼트와 등산용 도끼, 가스 마스크 등을 소지한 채 들어오려다 체포됐다. 프랑스 경찰은 이들이 입고 있는 옷과 배지 등을 볼 때 과격 반자본주의 시위를 주도하는 '블랙 블록'(Black Bloc)의 일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칸에서 30㎞ 떨어진 니스에서 G20 정상회의에 대항하는 '민중 정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날 평화롭게 진행된 시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당국이 자신들을 니스로 내몬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스페인에서 온 '분노하라' 시위대 중 한 명인 하비에르는 <가디언>에 "국경에서 경찰이 차를 검문하더니 길을 이리저리 돌아 이곳으로 데려왔다"라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들은 니스에서도 중심가가 아닌 동부의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시위 장소가 제한됐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유럽에서 경제위기가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프랑스에서는 아직 금융중심가 '라데팡스'를 점령하자는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이번 시위로 인해 자국 내 시위가 커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부쪽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니스는 지난 2000년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개최됐을 때 5만 명의 반자본주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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