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사용국들의 모임인 유로존이 현지시각 21일 1586억 유로(약 240조1679억 원) 규모의 2차 그리스 구제금융에 합의했다. 지원 자금에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및 민간채권단 기여분이 포함됐다.
이날 벨리에 브뤼셀에서 열긴 긴급 정상회담이 끝나고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EU와 IMF는 그리스에 1090억 유로(약 165조587억 원)를 지원키로 했다. 은행을 비롯한 민간채권단은 자발적으로 참여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그리스 채권의 환매분 126억 유로(약 19조801억 원)을 포함해 496억 유로(약75조1092억 원)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민간 채권단의 유로존 구제금융 프로그램 참여는 이번에 최초이며 2019년까지 순 기여분은 1060억 유로(160조515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은 채권을 30년 만기의 새 국채로 교환 및 차환, 환매 등의 방식으로 구제금융에 참여할 것으로 보다. 유로존의 발표는 민간채권자들이'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한다'라는 선에서 그치고 있어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민간채권자들이 구제금융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한 이후에야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원은 유럽재정안정기구(EFSF)를 통해 이뤄지며 구제금융 조건은 만기의 경우 10년 유예에 최소 15년에서 30년까지 정해졌고 3.5%의 금리를 적용하기로 해 기존보다 상환 압력이 줄어들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결정이 그 동안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채권단이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독일·네덜란드·핀란드 진영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을 우려한 프랑스 등 반대파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평했다. 하지만 신문은 이로 인해 유로존 국채가 처음으로 디폴트 상황을 맞게 될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들은 그리스 구제금융에 민간 채권자들이 참가할 경우 '부분적 디폴트(SD)' 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하지만 이 조치가 채권이 아닌 채권 발행국인 그리스에 취해지는 것으로 구제금융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일단 참여가 시작되면 그리스의 국가 신용도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 파급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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