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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은혜 전무 낙하산' 비판한 직원 보복인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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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은혜 전무 낙하산' 비판한 직원 보복인사 논란

"직원 불만을 공포감으로 억누르려는 조치"

지난해 말 KT 전무로 영입된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던 KT 직원이 강제 인사조치를 당해 보복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KT 을지지사에서 영업직으로 일하는 이해관(48) 씨는 KT민주동지회 소속으로 지난달 8일 KT의 김은혜 전무 영입을 비판하는 집회에 참가했다. 1989년 한국통신으로 입사한 이 씨는 노조 부위원장으로 1995년 파업 당시 해고됐다가 2007년 복직했다. 이날 집회에서 이 씨는 "(김은혜 전 대변인이) 없던 자리 만들어서 전무로 왔다. 대졸 사원이 최소 20년 이상 일해야 올라갈 수 있는 자리다. 그런 자리에 아무런 경력이 없는 사람이 왔다. 직원들의 반응이 좋을 리 없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은 MBC <PD수첩> 등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방송이 나간 후 지난달 말부터 주위에서 인사이동을 당할지 모른다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고 14일 이 씨를 담당하는 팀장이 교체됐다. 21일 이 씨도 전화 선로를 유지‧보수하는 기술 부서로 직무전환됐다. 이 씨가 한 번도 맡아보지 않았던 분야다.

이 씨는 "지난해 이미 연말 인사 과정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당사자 의견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령 조치가 났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런 이례적인 인사가 단행된 것은 전후 사정을 고려할 때 명백히 김은혜 전무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연설 때문"이라며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직원의 불만을 보복적인 인사 불이익을 통해 공포감을 조성해 억누르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 구제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김은혜 전무 앞으로 자신의 인사조치에 대한 항의성 서한을 전달한 상태다. 그는 글에서 "김 전무가 MBC 앵커 시절 노동자가 회사 밖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유로 소속 회사로부터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면 언론인으로서 결코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절차적, 내용적 합리성도 존재하지 않는 부당한 인사가 음성적으로 횡행하는 한 김 전무가 추진하는 '그레이트 워크 플레이스(Great Work Place)'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 김은혜 KT 전무 청와대 대변인 시절 모습. ⓒ뉴시스

KT는 이에 대해 인사이동은 시기에 관계없이 수시로 이루어지며 이 씨가 선로 개통작업을 오래 해온 만큼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KT는 노사협약에 따라 직무전환은 희망자에 한해 인증시험을 거치기로 되어 있다는 게 이 씨의 주장이다. KT 민주동지회는 3월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해 문제제기할 계획이다.

이해관 씨가 김은혜 전무에게 보낸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1월 MBC <PD수첩>에 김은혜 전무의 인사발령과 관련해서 "전무 자리는 대졸공채로 입사한 직원이 20년 이상 근무해도 올라가기 힘든 자리이다. 그런 자리에 IT경력이 검증된 바 없는 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발령받은 데 대해 직원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게 방송되면서 표적인사이동을 통해 현장 AS 업무로 직무전환된 을지지사 사원 이해관이라고 합니다.

그 방송이 나간 이후 제 주변에서 참으로 여러 일이 있었는데 제게 증언해준 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얘기를 할 수 없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매우 분명한 것은 지난 1월말 이후 여러분이 '조만간 제가 인사조치 될 것'임을 증언해주었고 급기야 지난 주 월요일(14일) 기존의 제 담당 팀장님께서 인사조치된 이후 신임팀장이 왔고 그 이후 곧바로 제가 생전 해 본 바 없는 현장 AS 분야로 직무전환조치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인사조치는 통상적인 인사와는 매우 다른 것입니다. 이미 지난 해 연말 정기 인사 과정이 마무리되어 주어진 영업 업무를 한달 반 이상 진행하고 있던 와중에 난데없이 인사가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직무전환과 같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 당사자인 저의 의견과는 전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발령조치 되었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인 인사일 것입니다.

제가 신임팀장으로부터 들은 얘기라고는 금요일(18일) 퇴근 무렵에 '이해관 과장을 ite로 직무전환하는 걸로 올려놓았으니 그리 알라'는 얘기가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발령이 났습니다.

저는 김은혜 전무님의 입사경로가 소위 '낙하산'이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반대의견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김전무님께서 추진하는 'Great Work Place'가 KT에서 실현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으로서, 업무시간도 아닌 휴일에, 사내가 아닌 회사 외부에서 제 개인의 견해를 표현한 것을 이유로 음성적인 인사불이익을 가하는 'Great' 는 커녕 'Worst Work Place' 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정말 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마 김전무님께서 MBC 앵커 시절, 노동자가 회사 밖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유로 소속 회사로부터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면 언론인으로서 결코 이를 죄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김전무께서 'Great Work Place'를 건설하려는 KT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MP(영업부서)의 ITE(기술 부서)로의 직무전환은 희망자에 한해 인증시험을 통해 한다"는 노사합의에도 어긋나고 절차적, 내용적 합리성도 존재하지 않는 부당한 인사가 음성적으로 횡행하는 한, 우리의 기업 문화는 결코 'Great Work Place'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도 정말 김은혜 전무께서 'Great Work Place'를 만들어가려는 의지를 갖고 제 인사조치의 배경에 대해 조사한다면 정말 우리가 왜 위대하지 못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지가 생생히 드러날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김은혜 전무님의 'Great Work Place'를 향한 의지를 믿어보겠습니다.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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