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또 최근 양국 간 긴장도가 부쩍 높아진 한국 자동차 시장의 개방 문제와 관련해 이 분야의 실질적인 개방 수위를 높이는 것이 협상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커틀러 대표의 발언은 국내 시민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볼모로 '뼈 있는 쇠고기까지 수입하라' 총공세
웬디 커틀러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서 한미 양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갖고 "한국의 쇠고기 정책은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없고, 상업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솔직히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도 시행하지 않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농업 분과 고위급 회담에서 한국 측이 '뼛조각이 포함된 쇠고기 상자만 반송·폐기 처분한다'는 양보안을 내놓은 데 대해 확실한 퇴짜를 놓은 셈.
이는 미국 측이 한미 FTA를 볼모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의 67%(2003년 기준)에 해당하는 갈비, 햄버거 고기, 내장, 안창살 등에 대해서도 수입을 허용하라고 총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의회 서신 빌미로 '자동차 시장 개방 수위 높여라' 압박
웬디 커틀러 대표는 또 최근 한미 FTA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 의원들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 자동차 시장의 개방 수위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자동차 관련 쟁점은 우리가 협상에서 가장 큰 주안점(top priority)을 두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소속 의원 등 미 의원들이 (이 서신에서) 요구한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는 "이 서한은 (한국이) 평등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도 수차례 한국에서 팔리는 미국산 차의 숫자가 적다며 이는 한국의 시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해 왔으며, 이번 서한을 계기로 이같은 비난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개성공단산 상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달라는 한국 측 요구에 대해서는 그는 "한미 FTA는 한미 양국에만 적용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미 FTA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FTA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서는 그는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I don't buy it)"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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