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국 사회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선정됐다. 밀운불우는 주역(周易) 소축괘(小畜卦)의 괘사(卦辭)에 나오는 말로, 여건은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나타낸다.
2006년의 사자성어 '密雲不雨'
2001년부터 연말에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해 온 <교수신문>은 18일 '밀운불우'를 2006년의 사자성어로 선정해 발표했다. 이 신문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교수신문>과 주요 종합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하는 교수 208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이 중 절반 가까운 48.6%가 밀운불우를 꼽았다.
이 신문은 "체증에 걸린 듯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 한국의 정치, 경제, 동북아 정세가 이번 선정의 배경이 됐다"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상생정치의 실종,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로 정치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중심이 됐고 사회 각층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다"며 "치솟는 부동산 가격,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돼 갈등을 야기하는 한미 FTA 협상도 국민에게 답답함만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교수들은 밀운불우 외에도 어설픈 개혁으로 나라가 흔들렸음을 의미하는 '교각살우(矯角殺牛), 한국 사회의 모순이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것을 빗댄 '만사휴의(萬事休矣)', 개혁하는 데 있어서 미흡한 전략과 전술로 강고한 기득권층과 맞서려는 행태를 묘사한 '당랑거철(螳螂拒轍)' 등도 2006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꼽았다.
이 신문은 앞서 '오리무중(五里霧中·2001년)', '이합집산(離合集散·2002년)', '우왕좌왕(右往左往·2003년)', '당동벌이(黨同伐異·2004년)', '상화하택(上火下澤·2005년)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었다.
2006년의 안타까운 일 '북한 핵실험'
<교수신문>의 설문에 응답한 교수들은 '2006년 한국 사회의 가장 안타까운 일'로 '북한 핵실험(23.1%)'을 꼽았다. '부동산 정책 실패(18.3%)',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7.7%)',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 위기(6.75%)', '한미 FTA 졸속 추진(5.3%)'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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