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한국 사회를 규정하는 사자성어로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는 공격한다"는 의미의 '당동벌이(黨同伐異)'가 꼽혔다. 2003년의 사자성어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이었다.
해마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해온 <교수신문>은 필진과 주요 일간지 및 지역 신문 칼럼니스트 등 전국의 교수 1백62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한국의 정치ㆍ경제ㆍ사회를 정리할 수 있는 사자성어로 19.8%가 '당돌벌이'를 꼽았다고 24일 밝혔다. '당돌벌이'는 후한의 역사를 다룬 <후한서> '당고열전' 서문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이 신문은 이와 관련, "연초부터 세밑까지 정치권이 정파적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 것이 선정의 가장 큰 배경이 됐다"고 풀이했다. 대통령 탄핵, 수도 이전, 국가보안법 폐지안ㆍ언론관계법ㆍ사립학교법 개정안ㆍ과거사 규명법 등 4대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에서 당리당략만 보일 뿐, 상대를 설득하는 논리나 합리적인 대화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2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는 정쟁과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불황 탓에 올해도 지리멸렬(支離滅裂), 이전투구(泥田鬪狗) 등이 각각 16%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진퇴양난(進退兩難), 이판사판(理判事判) 순이었다. 2003년에도 우왕좌왕을 필두로 점입가경, 이전투구, 지리멸렬, 아수라장 등의 사자성어가 꼽혔었다.
한편 교수들은 '2004년 한국 최악의 사건'으로 '대통령 탄핵'(44.4%)을 꼽았고 이어 '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17.9%), '수능시험 부정'(14.8%), '경제 불황'(3.7%), '유영철 살인사건'(3.1%), '이라크 파병'(3.1%) 순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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