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차베스형 사회주의는 유럽형 사회주의의 대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차베스형 사회주의는 유럽형 사회주의의 대안"

김영길의 '남미리포트'<220>차베스 "볼리바리안 혁명 완수해야"

이번 회는 중남미 신사회주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관한 연속기사 중 마지막 편이다.

차베스는 '제2의 볼리바리안 혁명'을 위해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매개로 우선 중남미경제 통합을 주도하는 한편, 자신이 주창한 신사회주의를 베네수엘라 국내부터 확실하게 정착시켜 전세계 사회주의를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신사회주의라는 이상적인 체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중남미통합을 의미하는 '볼리바리안 혁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21세기형 신사회주의' 사상을 '대통령과 함께(Alo Presidente)'라는 TV토크쇼에서 그가 행한 연설을 요약해 소개한다.

▲ 시몬 볼리바르 장군 초상화 앞에서 21세기 신사회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 베네수엘라 정부

"21세기형 신사회주의는 계급사회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국가의 정책수립과 결정, 실행과정 모두가 상명하복 체제가 아닌 국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포괄적인 정부형태를 의미한다.

신사회주의는 인간 고유의 지적인 능력과 재능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모두가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지향한다. 우리가 주창한 신사회주의는 정부가 권력에 의해 국민을 지배하는 통치시스템을 배제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신사회주의는 전체주의가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 인간은 누구나 서로의 능력과 요구가 다르며 필요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가 다양한 지적인 구도와 개발 능력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국가나 단체는 생산활동에 있어서도 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서로가 동일한 능력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소비와 생산 역시 단일성을 배제하고 다양성을 인정해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키워야 한다. 또한 신사회주의는 기술을 숭배해서도 안 된다.

"유럽형 사회주의는 사악하게 변질됐다"

마르크시즘을 퇴조케 한 병폐는 유럽 사회주의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겉모양만 중시한 공동생산 시스템과 집단농장 등의 규모를 경제의 척도로 삼았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능력과 효율성을 무시한 정책이었다. 우리는 중소기업 활동을 장려하고 민주적인 통제 하에 생산을 조절하고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20세기 동구권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유럽식 사회주의는 함께 발전하는 이상형의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 유럽식 사회주의는 고급 당원들이 특혜를 누리면서 민중들의 희생을 강요한 체제다. 우리는 이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역사를 통해 교훈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21세기에 맞는 생존의 방법론과 메커니즘을 창출하고 소외계층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나아가 그들이 정당하게 요구와 필요를 주장할 수 있는 민주적인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사회주의 이론은 거룩하게 탄생했다. 그러나 유럽사회주의 시스템은 자본주의를 능가하는 노동착취와 몇몇 특권층이 특혜를 누리기 위해 노동자계급의 희생만을 강조했다. 솔직히 말해서 성스럽게 태어난 사회주의가 악마의 사악한 행위로 변질됐던 것이다.

노동자와 농민, 즉 소외계층들을 위한 이상적인 사회건설이라는 의지 하나만으로 좋은 세상이 스스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자본주의보다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21세기형 사회주의 이론을 준비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볼리바리안 혁명을 외치며 투쟁을 하는 건 21세기의 이상형 사회주의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신사회주의는 칼 마르크스의 이론보다는 오히려 지난 1500년대 초 영국의 성 토머스 모어가 내세운 획기적인 이상형의 사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모어는 사유재산으로 인해 형성되는 빈부격차와 신분의 차이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족공동체적인 초기 기독교인들의 사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모든 국민의 경제적인 평등과 재산의 공동분배, 계급 없는 사회를 가리켜 유토피아, 즉 이상적인 사회라고 규정한 것이었다.

볼리바리안 대안은 이론에만 그친 모어의 유토피아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전세계 민중들에게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이에 반해 자본주의는 높은 생산성과 기술을 보유한 일본이나 선진유럽의 몇몇 나라들을 제외한 중남미 국가들, 특히 제국주의의 과두정치체제와 외국자본에 의해 경제가 움직이는 제3세계에서는 그 위력이 소진된 지 오래됐다는 게 증명됐다.

따라서 우리는 중남미 실정에 맞는 라틴 아메리카형 사회주의를 건설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볼리바리안 대안운동을 통해 빈부의 양극화라는 사회적인 모순과 베네수엘라가 겪었던 구조적인 문제들을 극복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등 발전할 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주고,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우리는 전세계에 신사회주의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이 운동은 이제 제도화됐고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 운동으로 뿌리를 내렸다.

신사회주의는 또한 자원과 환경보호, 지역 원주민들의 문명화와 그들의 문화가 현 세대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지구상에는 아직도 7억5200만 명 이상의 원주민들이 존재하며, 500여 개의 서로 다른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의 문명화를 서둘러야 하며 이들의 고유문화 또한 인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

"바이오기술을 중남미 중심산업으로 발전시켜야"

선진제국들의 식민지정책과 반복된 착취로 인해 기술개발이 뒤처진 우리는 첨단 기술산업이나 중화학공업 등에 전력하는 것보다 오히려 BT(바이오 산업기술)를 개발해 생산혁명을 이루고 경제의 다양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선진국들의 착취를 막고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중남미형 산업의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열대성 기후와 밀림으로 인해 생태계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은 '녹색의 황금'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동식물과 열대성 과일 등을 보호하고 천연 의약품 개발과 수자원개발 등을 통해 다국적기업들에 의해 독점돼 온 특수산업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자본주의 기업들로부터 더 이상의 자원착취를 막고 중남미 민중들이 고질적인 가난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