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스라엘은 핵보유국"…총리가 첫 시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스라엘은 핵보유국"…총리가 첫 시인

미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은 핵보유국'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을 핵무기 보유국에 포함시키는 발언을 해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은 핵보유국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스라엘 스스로는 핵무기 보유 여부와 관련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이른바 'NCND' 정책을 유지해 왔다.

'어떻게 이스라엘 핵과 이란 핵이 같냐'

그러나 올메르트 총리는 11일 독일 <N24> 방송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핵능력을 증강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저지하려는 명분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이란은 공공연히 이스라엘을 지도 상에서 지워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런 이란이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이스라엘과 같은 핵보유국이 되려고 하는 것을 어떻게 같은 수준으로 취급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것.
▲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의 핵보유를 시인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올메르트 총리는 지난 주말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AFP> 통신은 "올메르트 총리의 발언은 이스라엘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전했다.

우파 야당 루크트의 유발 슈타인츠 의원은 "올메르트 총리는 반세기 동안 유지해 온 정책을 의문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사임을 촉구했다.

좌파 진영에서도 "올메르트 총리의 발언은 총리 자격을 유지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증폭시킬 뿐"이라고 질책했다.

게이츠도 이미 이스라엘을 '핵보유국'으로 거명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대니 아얄론은 미국 국방장관 내정자 로버트 게이츠가 이스라엘을 핵보유국으로 공개 거론한 발언에 대해 지난 9일 "핵능력에 대해 이스라엘이 취해 온 모호한 정책을 미국이 종료시킬 자격이 없다"며 "통탄할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게이츠는 지난 7일 미 상원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은 동쪽으로는 파키스탄, 북쪽으로는 러시아, 서쪽으로는 이스라엘이라는 핵 보유국에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핵 프로그램은 이스라엘 핵 기술자인 모르데차이 바누누가 1986년 영국의 <선데이타임스>에 디모나 비밀 핵발전소의 존재를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바누누는 반역죄로 체포돼 18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04년 풀려났다.

전문가들은 바누누가 폭로한 자료 등을 근거로 이스라엘이 최소 150∼2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해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은 세계 제6위의 핵강국이자 중동 지역 최초의 핵무기 보유국일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올메르트 총리가 이스라엘의 핵보유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이제 중동에서도 '핵도미노'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핵정책의 전환이냐, 아니면 엉겹결에 진실 말한 거냐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정부 차원에서 즉각 올메르트 총리의 발언을 부인하고 나섰다. 올메르트 총리의 대변인 미리 아이신은 "올메르트 총리의 발언은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갖고 있거나 가지려고 한다는 것을 의미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올메르트 총리의 발언이 '실언'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다 자세한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실언으로 치부하기는 힘들어 보이는 측면도 있다.

<이스라엘내셔널뉴스>는 "올메르트 총리가 이스라엘의 핵보유 사실을 시인했다"면서 이 발언의 전후 상황을 자세하게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올메르트 총리는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러시아의 핵능력은 같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들 나라들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핵무기를 가지고 다른 나라를 위협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는 것.

특히 이 발언은 이스라엘을 핵보유국의 하나로 거론한 게이츠 발언의 사실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N24>도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올메르트 총리의 발언이 이스라엘이 핵보유국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메르트 총리의 발언이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이스라엘의 핵정책을 전환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게이츠 미 국방장관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 흥분한 상태에서 엉겁결에 나온 '진실'인지는 정확히 판명되지 않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