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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북한과 이란 때문에 핵억지력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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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북한과 이란 때문에 핵억지력 유지해야"

집권 노동당 상당수 의원들 "공약 위반" 반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4일 하원에서 백서를 발표하면서, 차세대 트라이덴트 핵잠수함 도입 프로젝트 추진계획과 핵 억지력 유지 방침을 밝혔다.

<AP> 통신은 이같은 발표에 대해 "차세대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논쟁은 '일방적인 핵감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영국의 집권 노동당 내부에 분열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 3월 의회의 토론.표결 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영국 경찰들이 트라이덴트 반대시위에 맞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 로이터=뉴시스

노동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80명 중 39%가 차세대 핵잠수함 계획에 반대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핵 억지력 보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냉전은 끝났지만, 북한과 이란처럼 핵무기 능력을 추구하는 것으로 매우 의심되는 나라들 때문에 영국이 억지력을 유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앞으로 수십년 동안 우리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핵위협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면서 "핵보유국들 중 일방적으로 폐기하겠다고 나서는 국가들도 없고, 일부 국가들이 국제 테러조직과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핵보유국 중 영국만 단독으로 핵억지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현명하지도 않고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블레어 총리의 정책에 대해 제1야당인 보수당 데이비드 카메론 당수는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블레어 "17년 걸리는 계획이니 빨리 착수해야"

백서에 따르면 차세대 핵잠수함 도입 비용은 약 40억 달러에 달한다. 블레어 총리는 새 잠수함이 설계와 건조 그리고 배치까지 완료되려면 17년이나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트라이덴트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즉각 첫 단계를 밟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핵전력을 유지함으로써 핵확산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영국은 핵보유국 중 가장 적은 핵탄두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에 20% 추가 감축하면 가장 많을 때보다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차세대 핵잠수함 도입 계획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핵잠수함 수를 기존의 4척에서 3척으로 줄여가고, 보유 핵탄두 수를 200기에서 160기로 20% 감축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차세대 핵잠수함 도입계획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번 결정은 핵확산과 핵 보유경쟁을 부추겨 결국 핵무기를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핵감축운동 단체를 이끄는 케이트 허드슨은 "이란과 북한은 블레어의 결정을 영국의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차세대 잠수함 도입 계획에는 40억 달러가 아니라 1500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3당인 자유민주당 멘지 캠벨 당수는 "영국이 핵탄두를 200개에서 100개로 절반을 줄이면, 국제적인 핵감축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블레어 총리는 "영국이 핵감축을 하면, 다른 나라들이 따라오는 게 아니라 영국의 약점으로 볼 것"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캠벨은 "내년에 퇴임할 총리가 핵 정책을 결론지으려는 것은 영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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