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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에 대한 중남미 민중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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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에 대한 중남미 민중의 반란'

김영길의 '남미리포트'<219> 차베스, 중남미시장통합 본격 행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중남미 전역을 휩쓸고 있는 좌파바람을 타고 표방한 '제2의 볼리바리안 혁명'과 '21세기형 신사회주의'가 중남미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현지학계의 분석은 대체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민중의 반란'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중남미는 신자유주의의 피해자들이란 공감대 형성

우선 중남미 지역은 오랜 기간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에 의한 피해자들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냉전시절 중남미 국가들은 대다수가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련 연방의 군사. 경제원조를 받으며 좌파 성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구 소련의 해체와 동구권의 몰락으로 중남미는 미국의 영향력 안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됐다. 그 과정에서 군부의 철권통치로 인한 인권유린, 자원착취, 경제파탄 등에 따른 양극화와 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중남미 민중들의 반감은 나날이 커갔다.
▲ 또다시 임기 6년을 보장받은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중남미 통합을 위한 외교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로이터=뉴시스

또한 이 과정에서 군부정권에 저항하던 젊은 지성인들은 대다수가 쿠바로 망명해 사회주의 체제 교육을 받았고, 미국의 침략과 사보타주, 오랜 경제봉쇄 정책 등을 겪으면서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적개심을 키워 왔다. 따라서 중남미국가 들의 좌파 바람과 반제국주의는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 차베스가 주창한 신사회주의 바람은 중남미권을 강타하고 소외계층과 빈민층의 대안운동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1998년부터 추진돼 온 차베스의 볼리바리안 혁명 프로젝트는 눈여겨 볼 만하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국영기업 개혁과 기득권층에 의해 불법 점유된 국유지를 농민들에게 무상 분배하는 농지개혁, 그리고 의무교육과 무료진료서비스 확대, 무주택자들에 대한 주택공급 등이 이 프로젝트의 주요 프로그램이다. 차베스는 이 운동을 '볼리바리안 대안(ALBA)' 이라고 명명하고, 중남미 전역으로 이 운동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베스의 '볼리바리안 대안'은 중남미 경제 통합

중남미 통합에 자신의 정치적인 생명을 건 차베스는 중남미 민중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빈곤 추방과 문맹자 퇴치를 위해 무작정 석유자원만을 활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따라서 언어와 문화가 같은 중남미 전체 국가들이 하나로 뭉쳐 중남미 실정에 맞는 새로운 경제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시켜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또한 소비를 증가시키고 생산단가를 절감하려면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인구 2600만의 베네수엘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차베스는 이 지역 정치지도자들의 단결을 이끌어내, 전체 인구 5억 이상을 가진 중남미시장을 통합하겠다는 마스터 플랜을 구상하고 있다.

차베스는 중남미 국가들이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적자원에도 불구하고 오랜 식민통치로 말미암아 착취의 역사만 반복되고 기술이전이 되지 않아 수입 일변도 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남미는 외국자본 의존도가 높아 경제위기가 잦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현지실정에 맞는 신기술개발과 금융시장 독립을 외치고 있다.

이는 차베스가 지역별 특성을 살린 중남미형 경제개발 프로젝트와 신기술 개발, 남미은행 설립을 서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3일 베네수엘라 대선 승리로 다시 임기 6년을 보장받은 차베스는 이번 임기 내에 달성할 중남미통합 제1의 목표를 베네수엘라-브라질- 파라과이–우루과이- 아르헨티나-칠레를 잇는 거대한 천연가스관공사 완공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차베스는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아르헨티나-브라질-볼리비아-우루과이 순방에 나섰다.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를 축으로 한 남미권 통합 및 경제협력체제를 다지기 위해서다.

이 공사는 실질적으로 브라질이 가장 큰 수혜국이지만 브라질 일각에선 반대가 심하다. 중남미의 맹주로서 이니셔티브를 쥐고 싶어 하는 브라질의 관료들과 차베스의 행보를 못마땅해 하는 보수우익계 정치세력이 가스관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재선에 성공은 했으나 정치권을 자신의 의도대로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재임기간 동안 남미공동시장 회장국으로서의 역할과 차베스와 합의한 중남미 대륙횡단 천연가스관 공사를 야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차베스는 또 올해 7월 아르헨티나 꼬르도바에서 확정 지은 중남미형 산업개발의 다국적 프로젝트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동안 대선 등의 정치적인 일정으로 인해 뒤로 미뤄놓았던 통합논의에 재시동을 걸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곁눈질' 하는 우루과이를 어떻게 할까?

특히 차베스는 이번 남미순방을 통해 남미공동시장의 회원임을 내세우면서도 뒤로는 미국과의 통상협력을 꾀하고 있는 우루과이의 타바레 바스케스 정부를 확실하게 끌어들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브라질과 아르헨 정부는 우루과이가 미국과 통상관계 증진을 노리고 있는 것에 대해 "남미공동시장은 일반상품 관세동맹인 만큼 우루과이 정부의 역외국가들과의 통상협력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우루과이 정부와 미국의 통상협력 시도를 관망하고 있는 형국이다.

아르헨 외무부의 알프레도 치아라디아 통상차관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과 아르헨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는 다르게 우루과이 정부의 대미통상협력 시도를 관망하고 있는 중"이라며 "우루과이 정부가 미국과 투자, 서비스, 기술협력 등의 통상증진 협력을 맺는다 해도 이를 막을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남미 전체 통합을 내세우고 있는 차베스의 생각은 다르다. 모처럼 조성된 중남미 통합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우루과이가 곁눈질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미까지 이어진 좌파 바람과 통합 분위기를 남미의 우루과이가 미국의 영향력을 허용하는 바람에 망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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