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대선, 좌파 오르테가 당선 유력

AP "중남미 강경좌파 클럽 확대될 것"

5일 실시된 니카라과 대선에서 좌파 게릴라 지도자 출신의 다니엘 오르테가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대선 초반 개표 결과, 지난 90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16년만에 그 어느 때보다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오르테가 전 대통령은 40%가 넘는 득표율을 보이며, 1차 투표에서 독자 당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니카라과 선거법은 1위 후보가 40% 이상을 얻거나 최소 35% 득표율에 2위 후보와의 격차를 5%포인트 이상으로 벌리지 않으면 45일 이내 결선투표를 실시토록 하고 있다.

니카라과 선거 당국은 5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전체 투표수의 7.2%를 개표한 결과 오르테가 후보가 40.85%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한 중도우파 니카라과자유동맹보수당(ALN-PC) 에두아르도 몬테알레그레(51) 후보는 32.7%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으며, 부통령 출신 우파 헌정주의자유당(PLC) 호세 리소(62) 후보가 3위를 달리고 있다고 선관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선관위 발표에 앞서 오르테가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프리메리시마 라디오 방송도 자체 득표율 예측 프로그램 결과를 인용해 오르테가 후보가 40% 약간 넘는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오르테가 지지자들은 초반 개표 결과가 나오자마자 수도 마나과 거리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등 기뻐하고 있으며, 오르테가가 이끄는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FSLN) 관계자들도 축제 분위기에 들뜬 모습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오르테가가 당선될 경우 중남미 좌파전선에 니카라과 정권까지 가세할 것을 우려해 온 미국은 오르테가의 확실한 우세로 나타난 초반 개표 결과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공화당 내에서는 이번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베르토 리바스 니카라과 선관위원장은 "우리는 투명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약속했고 지금껏 그대로 실현됐다"면서 "이를 지켜본 감시단원들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이번 선거 감시단에 참여한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페루 대통령도 이날 투표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으며 어떠한 외세의 개입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총선과 함께 실시된 이날 선거의 투표율은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선거 관계자들이 밝혔다.

미국의 <AP> 통신은 "오르테가가 승리할 경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중남미 강경 좌파 클럽이 확대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