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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FTA, 호주의 혈액공급 안전 위협"

[한미FTA 뜯어보기 65]호주국립대 연구팀 "미국이 혈장분리 서비스 개방 강요"

지난해 초 발효된 미국과 호주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호주 국내의 혈액 공급량이 부족해지고 공급되는 혈액의 질도 낮아지는 등 혈액 공급의 안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호주 국내에서 나왔다.

19일 보건의료 분야의 국제 뉴스사이트인 <메디컬뉴스 투데이(www.medicalnewstoday.com)>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국립대의 힐러리 밤브릭 박사 등 세 명의 연구팀은 최근 'AUSFTA(호-미 FTA)가 호주의 혈액 공급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호-미 FTA 아래에서 호주 정부는 국내에 공급하기 위한 혈액이나 혈액 관련 제품 시장을 해외에 개방하기로 미국 정부에 사실상 합의해주었으며, 그 구체적인 행동조치로 각 주 등 지방정부에서 '혈장 분리' 서비스를 발주할 때 해외의 업체나 기관에도 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도록 각 지방정부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혈장 분리는 혈액의 보관 및 가공을 위해 혈액 중 액체 성분인 혈장을 따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같은 호-미 FTA 조항이 실행될 경우 혈장의 장거리 수송이 불가피하고 그 결과 혈장 관리상의 실수와 손실이 초래되기 쉽고, 혈장을 비롯한 혈액 제품 시장에서의 경제적 경쟁이 심화되어 그 제조과정에서 부적절한 비용절감 조치가 이뤄져 호주 국내에 공급되는 혈액 제품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또 해외 기업에 의해 혈장분리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에는 혈액의 공급경로에 대한 공적인 감시가 어려워질 것이며, 혈액 제품이 행여 국제적인 무역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그 여파로 혈액 관리에 대한 호주 국내의 규제기준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호주 국내에 공급되는 혈액은 모두 호주 적십자사를 통한 일반 국민들의 자발적인 헌혈에 의해 조달되고 있으며 그 전량이 국내에서 처리되고 있다. 그러나 혈액 보관 및 가공을 위한 혈장분리 서비스는 호주 정부와 관련 계약을 체결한 시에스엘(CSL Limited)이 독점하고 있고, 미국은 호주와 FTA를 협상할 때 바로 이 독점체제를 문제 삼았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2004년 2월에 호주와 합의한 호-미 FTA 중 정부조달 조항(15조)에서 '정부조달에서 국내외 업체를 차별하지 않기로 한다'는 일반적인 내용과 더불어 '특별 부속' 조항에 '호주 국내의 혈장분리 서비스는 예외로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그러나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그 뒤인 2004년 5월에 '사이드 레터(side letters)'라는 이름의 부속서류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호주 정부가 시에스엘과 맺은 혈장분리 서비스 독점제공 계약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고, 호주 정부는 이 요구를 받아들여 내년 초까지의 일정으로 현재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호-미 FTA 아래에서 호주 정부는 바로 이 시에스엘과의 계약에 대해 재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각 주 정부 등 지방정부에 혈장분리 서비스 시장을 미국의 기업이나 기관에 개방하라는 구체적인 권고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국립대 연구팀의 일원인 토머스 파운스 박사(법의학)는 이같은 호-미 FTA의 내용이 호주 국내의 혈장제품 제조능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일단 그런 능력이 상실되면 테러나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와 같은 국가비상 상황이 닥칠 때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호주가 만약 혈장분리 서비스의 대외개방에 반대되는 결정을 내린다면 미국의 관련 업계가 무역분쟁과 연계시켜가며 호-미 FTA를 압력의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라면서 호주 정부가 현명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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