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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농업·섬유 3분과 양허안 한달내 일괄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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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상품·농업·섬유 3분과 양허안 한달내 일괄교환"

김종훈 협상대표 중간브리핑 "신약 문제는 논의대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미 양국 협상단은 상품 분과, 농업 분과, 섬유 분과 등 3개 분과의 양허안을 늦어도 8월 중순 이전에 일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김종훈 한국 측 협상대표가 13일 중간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날까지 진행된 한미 FTA 2차 협상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종훈 "관세든 물량이든 FTA에서 쌀은 협상대상이 아니다"
  
  △상품 분과=한미 양국은 관세 즉시 철폐, 3년 내 철폐, 5년 내 철폐, 10년 내 철폐, 기타(undefined) 등 총 5개의 양허 이행기간을 두는 데 합의했다. 품목 상한의 수나 퍼센트(%) 등은 상품 양허안의 기본 틀에 포함되지 않는다.
  
  김종훈 대표는 "기타(undefined)에서는 양허 제외, 10년 이상의 양허 이행기간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며 "이를 민간 품목의 보호에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업 분과=아직 협상이 진행중인 농업 분과에서 우리 측은 일부 품목을 양허에서 제외하거나 양허 이행기간을 장기간으로 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고 김종훈 대표는 말했다.
  
  송기호 변호사 등 일부 통상 전문가들이 '미국은 원천적으로 한미 FTA 양허안에 쌀을 포함시킬 방법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종훈 대표는 "관세든 물량이든 FTA에서 (쌀은) 협상대상이 아니다. 더 이상은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해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앞서 10일 웬디 커틀러 미국 측 대표는 "미국이 미국산 쌀의 수출을 위해 한국의 쌀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섬유(및 의류) 분과=미국의 대표적인 민감 분야인 섬유 분과에서 우리 측은 5년 내 모든 섬유 관련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는 등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양허 이행기간을 이보다 더 길게 할 것을 요구했다고 김종훈 대표는 전했다.
  
  우리측 유보안에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제한 기준 49%' 포함
  
  한미 양국은 지난 11일 서비스·투자 유보안을 교환했으며 현재 우리 측은 미국의 유보안을 검토 중이다. 김종훈 대표는 "우리 측은 작은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우리 법안을 샅샅이 뒤져 유보안을 작성했다"며 "전반적으로 우리 측 유보안의 수준은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투자 분과=우리 측은 세이프가드(일시적 긴급제한조치)의 도입을 주장했으나 미국 측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이프가드란 외환위기 등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경간 자본거래나 송금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서비스 분과=우리 측 유보안에는 전기, 가스, 수도 등 일부 공공서비스가 포함됐다. 김종훈 대표는 "서비스의 유보에는 WTO 서비스 조항에 규정된 155개 서비스 분야들 중 한 분야를 통째로 유보하는 방법과 한 분야의 어떤 조치(measure)를 유보하는 방법이 섞여 있기 때문에 우리 측 유보안에 몇 개가 들어갔는지 말하기 힘들다"고 전제한 후 "한-싱가포르 FTA의 경우 우리 측이 총 80개의 조치들을 유보했는데 한미 FTA는 그보다 훨씬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 서비스와 관련해 일각에서 '미국이 초중등 교육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이는 대학교육에는 관심이 있다는 뜻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대표는 "미국이 한국에 대학을 설립하려면 그 투자에 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 미국이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이 내 해석"이라고 말했다.
  
  한편 웬디 커틀러 미국 측 대표가 지난 10일 "온라인 교육 시장과 SAT(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테스트 시장에는 관심이 있다"고 말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대표는 "우리 부처에서도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측이 우리나라에서 SAT를 대학수학 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로 써달라고 요구하면 나도 협상장에서 우리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미국 대학의 수학능력 테스트로 인정해달라고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서 테스트 시장은 양허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금융서비스 분과=우리 측은 금융서비스 분과의 협상에 보험개발원, 보험협회 등 우리 측 민간 이해당사자들을 같이 참석시킨 가운데 우리나라의 금융서비스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 우리나라가 보험 광고를 심의하는 데 있어서 외국 보험사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보험 광고의 심의는 국내외 보험사에 차별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김종훈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미국이 우체국의 민영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만 우리 우체국(에서 취급하는) 금융업무에 다른 (민간) 금융기관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금융감독과 의무를 부과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우리 측은 우리 우체국이 탄생한 근거법과 배경이 다르고, 우체국도 나름의 감독과 의무가 적용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경간 금융거래에 보험시장이 적용되는지' 여부와 관련해 "국경간 거래에서 소매금융은 포함될 수 없다는 것이 한미 양측의 기본 인식이고, 우리 측은 소비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아직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측은 (금융서비스 분과에서) 16가지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 중 대표적인 예는 한국의 은행이 미국의 예금보험공사(FDIC)에 가입되지 않아 10만 달러 이하의 소액금융을 취급할 수 없는 등 영업상 제약이 크다는 것, 현지 은행의 이사진에 국적 제한을 둔다든지 하는 등 주 정부 차원의 금융업무 관련 제재가 크다는 것 등"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미국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3차 협상 전에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전자상거래 분과=김종훈 대표는 지난 11일 <프레시안>이 한미 양국이 통신시장의 개방에 합의했다고 보도한 것을 지적하며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제한 기준 49%가 우리 측 유보안에 '분명히'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 '개성산 인정 여부' 놓고 아직 줄다리기 중
  
  △원산지·통관 분과=개성공단의 상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역외가공 방식'의 도입 여부를 놓고 한미 양국은 아직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우리 측은 전세계 65개 FTA에서 역외가공 방식이 도입됐다는 점을 미국 측에 강조하고 있다고 김종훈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우리 측이 지난 1차 협상 때 미국의 볼티모어 세관을 방문했던 것처럼 미국 측도 부산 세관을 방문해 상대방 국가의 세관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며 "미국 측은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세관 체계에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위생검역(SPS) 분과=한미 양국은 '위생검역 관련 분쟁은 WTO의 SPS 협정을 따른다'는 데 기본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SPS 분쟁과 관련한 상설위원회를 두자'는 미국 측 의견과 '필요할 때 접촉할 수 있는 접촉선을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우리 측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고 김종훈 대표는 전했다.
  
  △노동 분과=한미 양국은 '공중의견 제출제도(public communication)'를 한미 FTA에 도입하느냐의 여부를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의견 제출제도란 국내 기업이 노동법을 위반했을 때 상대방 국가의 비정부기구(NGO) 등 공중이 상대방 국가에 엄격한 법 집행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 측은 '국내에 이런 제도가 없는 만큼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밖에 무역구제, 기술장벽(TBT), 경쟁, 지적재산권, 환경, 총칙 분야 등 기타 분과들에서 한미 양국은 "일단 문안 협의가 쉬운 분야부터 조정"하고 있으며 "아직 주요 쟁점들에서는 양측 간 이견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김종훈 대표는 전했다.
  
  "의약품·의료기기 협상 중단됐다고 한미 FTA 협상 결렬되는 건 아니다"
  
  △자동차 작업반=12일 시작된 자동차 작업반 협상에서는 주로 '표준과 기술'이 논의됐다. 미국 측은 '한국이 자동차와 관련된 표준·기술을 변경할 때 절차상의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고, 우리 측은 '우리나라의 표준·기술 변경 절차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종훈 대표는 미국 측이 배기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세제를 문제 삼고 있다고 언론에서 계속 보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세제 문제는 지난 1차 협상 때 논의된 것이고 이번 협상에서는 '표준·기술'과 '소비자 인식'을 다룬다"고 설명한 후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자동차 세제가 미국산 자동차에만 불리하다는 주장은 온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지난 12일 미국 측이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포함된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가 미국의 신약에 불리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협상이 전면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이미 지난 5월 3일 오는 9월부터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종훈 대표는 '작년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4대 선결조건 중 하나로 우리 측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미국 측에 약속한 것에 우리 측이 발목 잡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런 이유 때문에 국면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다. 그런 약속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당당하게 협상을 이끌어가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약효가 없는 약들이 (건강)보험의 환불을 받아 건재하는 등 우리 약가 제도에 문제가 있어 이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강한 인식이며, 이에 대해 제3의 국가가 관심을 표현할 수는 있어도 '개혁 방향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을 협상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면서도 "미국이 관심이 가지고 있는 신약은 분명히 논의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때문(한미 양측이 의약품·의료기기 분야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 때문)에 (한미 FTA 전체) 협상이 결렬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조달 분과=한미 양국 협상단은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정부조달협정(GPA) 협상에서 정부조달 양허안을 교환했다. 현재 우리 측은 미국 측의 양허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김종훈 대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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