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의 회장인 워런 버핏이 25일 자신의 재산 가운데 85%인 370억 달러(35조5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다음달부터 5개 자선단체에 연차적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75세인 버핏 회장은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부자로 꼽히고 있고 대부분의 재산을 주식 형태로 소유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 31%를 갖고 있는 그의 재산 규모는 지난 23일 주식시장 종가를 기준으로 440억 달러(4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날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버핏이 26일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버핏 자신의 자녀들 및 작고한 아내가 각각 운영하는 4개 자선단체에 매년 회사주식을 기부하기로 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재단 외의 4개 자선단체는 '하워드 G. 버핏 재단', '수전 톰슨 버핏 재단', '수전 A. 버핏 재단', '노보(NoVo) 재단'이다.
이에 앞서 7월 10일자 <포천> 인터넷판은 25일 버핏이 다음달 1일 60만2500주의 주식(6월 23일 종가 기준 18억 달러 상당)을 5개 자선단체에 기부한 뒤, 자신이 소유한 회사주식 지분이 5%가 될 때까지 계속 연차적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게이츠 재단은 다음달 1일 50만 주의 주식, 15억 달러 상당을 기부받는 등 버핏의 전체 기부 주식 가운데 83% 이상(300억 달러 상당)을 받게 돼 현재 재단 규모가 291억 달러인 게이츠재단의 재원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버핏의 계획대로라면 그가 기부하는 주식 총액은 370억 달러(6월 23일 기준)에 상당하는 엄청난 액수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규모는 역대 기부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버핏은 지금까지 죽기 전에는 기부하지 않을 것이고 죽은 뒤에야 그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혀왔으며, 특히 기부하더라도 그 대부분은 그의 아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수전 톰슨 버핏 재단에 기부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최근 빌 게이츠가 2년 뒤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일상 경영문제에서 손을 떼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운영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버핏이 게이츠재단에 거액의 기부를 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이번 재산 기부 결정과 관련해 "나는 게이츠재단이 성취하고 있는 일에 대해 커다란 존경심을 느끼며, 이 재단의 미래 능력을 물질적으로 확대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 재단에 대한 나의 첫 해 기부는 15억 달러 정도 될 것이며, 그 뒤 매년 정해진 금액은 아니지만 추가로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버핏과 친구 사이인 빌 게이츠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친구 워런 버핏의 결정에 놀랐다"면서 "기부액 가운데 많은 부분을 게이츠재단에 주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 존경심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버핏은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면서 ▲빌 또는 멜린다가 살아 있으면서 재단 운영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 ▲매년 자신이 제공하는 기부가 재단의 순자산의 5%만큼 지출을 늘릴 것 ▲자신의 기부가 다른 곳에 증여되거나 세금으로 지출되지 않을 것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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