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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원정투쟁단, 백악관 주변에서 거리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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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원정투쟁단, 백악관 주변에서 거리시위

120여명, IMF와 USTR에 대고 '반세계화' 구호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본부 건물들이 4일 야유와 함성에 둘러싸였다.

'한미 FTA 반대 원정투쟁단(단장 오종렬)'은 워싱턴에 도착한 다음날인 이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거리시위에 나섰다.

"다운 다운 FTA!"

원정투쟁단은 한국정부가 우려해온 것과 달리 약속대로 평화시위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현지 경찰의 제지를 받는 일은 없었다. 원정투쟁단이 백악관 주변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며 펼친 다양한 퍼포먼스는 오히려 현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 원정투쟁단이 IMF 본부 건물 앞에서 야유를 보내고 있다. ⓒ 프레시안

원정투쟁단은 이날 오전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한미 FTA 반대를 위한 토론회를 연 뒤 오후 2시부터 거리로 나섰다.

40여 명의 원정투쟁단과 이들을 지원하는 '신자유주의 반대 한미 FTA 저지 재미위원회' 회원 60여 명, 그리고 국제 반세계화·반전 단체 앤서(ANSWER)의 회원 등 모두 120여 명이 거리행진에 함께했다.

원정투쟁단은 '한미 FTA에 반대한다'는 메시지가 쓰여 있는 반팔 티셔츠를 입고 같은 내용의 글이 적혀 있는 붉은색 손수건을 목이나 팔목에 감은 채 행진했다. 원정투쟁단의 일원으로 합류한 농민들은 미리 준비한 꽹과리와 북을 치며 거리행진의 흥을 돋웠다.
▲ 한미 FTA 협상 장소인 미국 무역대표부 건물. ⓒ 프레시안

이들은 워싱턴에 도착한 3일 밤에 정성껏 준비한 각종 피켓과 선전물을 손에 들고 행진을 벌였다.

지난 1999년에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앤서의 회원 10여 명은 이날 교통사고 예방 목적의 형광색 조끼를 입고 행진대오를 이끌었다.

주제준 원정투쟁단 상황실장을 비롯해 재미위원회 대표들이 번갈아가며 '다운 다운 에프티에이!((Down Down FTA!)' 등의 구호를 선창하면 시위자들 모두가 그 구호를 반복해서 따라 외치면서 거리행진을 계속했다.

IMF 본부 앞에서 '드러눕기' 시위

특히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다고 비난받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및 미국 무역대표부의 건물들이 원정투쟁단의 주된 표적이 됐다. 이들 건물은 모두 백악관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에 모여 있다.

원정투쟁단이 맨 처음 맞닥뜨린 건물은 IMF 본부였다. 원정투쟁단은 이 건물 앞에서 약 15분 간 멈춘 채 야유를 보내고 함성을 질렀다. 또한 길바닥에 드러누워 반세계화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주제준 상황실장은 "이는 한미 FTA 협상이 중단될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의 상징의식"이라고 설명했다.
▲ 워싱턴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원정투쟁단의 거리시위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 프레시안

IMF 본부 측은 자체적으로 고용한 듯한 사설 경비대원 대여섯 명을 건물 앞에 나란히 세우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은 일요일인 만큼 IMF 직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IMF 본부 건물을 떠나 세계은행 본부 건물을 거쳐 행진을 계속하다 보니 미국 무역대표부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5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FTA 1차 본협상 장소이기도 하다. 무역대표부 본부 건물은 그 유명세에 비해서는 다소 작은 규모였다.

원정투쟁단은 IMF 본부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건물 앞에서도 구호를 외치고 야유도 보냈다. 한동안 이 건물이 들썩거릴 정도로 꽹과리와 북을 강하게 두들겨대기도 했다. 주제준 상황실장은 "바로 이곳에서 한미 FTA 1차 협상이 내일부터 열린다"며 "우리도 내일부터는 이곳에서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투쟁단은 거리행진을 2시간여 동안 진행한 다음 백악관 앞에 있는 라파예트 공원에서 정리집회를 가졌다. 라파예트 공원은 프랑스인으로 미국 독립전쟁에 참여해 큰 공로를 세워 미국 건국영웅의 반열에 오른 라파예트 후작(1757~1834)을 기리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이 붙여진 공원으로, 백악관을 마주보고 있다.

워싱턴 경찰, 교통통제 등으로 협조
▲ 원정투쟁단이 워싱턴의 관청 밀집지역 도로 위에 드러누워 '한미 FTA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프레시안

이날 원정투쟁단의 거리시위는 현지 경찰의 보호 아래 진행됐다. 10여 명의 현지 경찰은 행진대오가 움직일 때마다 교통을 통제해주는 등 원정투쟁단의 활동에 최대한 협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원정투쟁단이 IMF 본부 건물 등 주요 건물 앞에서 한동안 행진을 멈춰 서서 야유를 보내거나 함성을 질러도 이곳 경찰은 전혀 동요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원정투쟁단의 한 관계자는 "워싱턴 DC 경찰로부터 시위대의 이동경로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다른 요구사항은 없었다"며 "앞으로도 우리가 평화시위를 한다면 이곳 경찰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요일을 맞은 이날 IMF 본부가 있는 곳 등 관공서 밀집지역은 한산했지만, 백악관 주변과 라파예트 공원 일대에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들은 한국의 원정투쟁단이 펼치는 다양한 퍼포먼스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한미 FTA'에 대한 이들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백악관 앞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인 버틀러 씨는 "무역협정을 맺으면, 강자와 약자가 있는데 아무래도 약자인 한국이 불리하지 않겠느냐"며 "어쨌든 (당신들의 원정시위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FTA가 무엇의 줄임말이냐?"
▲ 원정투쟁단의 시위에 동참하고 있는 국제 반세계화 단체 회원들이 라파예트 공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 프레시안

원정투쟁단의 거리행진에 참여한 한 미국 시민은 "무작정 따라왔다. 그래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며 "이 시위는 반세계화 운동에 영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이곳 시민들은 원정투쟁단의 거리시위를 취재 중인 기자에게 다가와 "FTA가 무엇의 줄임말이냐"라고 묻는 등 호기심을 드러내 보이는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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