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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형 FTA와 미국의 군사화는 서로 연관"

원정투쟁단,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반FTA 토론회

"엘 푸에블로 비베, 라 루차 시게! (민중 만세, 투쟁은 계속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를 위한 미국 원정투쟁단'이 4일 이같은 스페인어 구호를 서투르게, 그러나 힘차게 외치며 미국 워싱턴 DC에서의 첫 아침을 열었다.

"한미 FTA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연장선"

원정투쟁단은 이날 백악관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열린 '빈곤과 전쟁의 세계화 반대, 한미 FTA 저지 국제연대 토론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 토론회가 열린 조지워싱턴대학 엘리어트 국제학대학원. ⓒ 프레시안

이 토론회는 미국의 평화·인권 운동단체인 앤서(ANSWER), 남가주한인노동상담소, 민노당 미국동부지역위원회 등 미국 내 73개 단체들로 구성된 '신자유주의 반대, 한미 FTA 저지 재미위원회(재미위원회)' 및 전쟁과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을 전개하는 국제 민중운동 단체인 '풀뿌리 지구적 정의(Grassroots Global Justice)'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 토론회에는 한국에서 온 40여 명의 원정투쟁단 외에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활동하는 반전 단체, 노동자 단체, 이주노동자 단체, 흑인 단체, 남미노동자 단체 등에 소속된 60여 명의 회원들도 참가해 한미 FTA를 저지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토론회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FTA 1차 본협상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한미 양국 시민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뭉쳐진 공식적인 첫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한미 양국의 발제자들은 한미 FTA가 단순히 한미 양국 간의 불평등 통상협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초국적 자본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라는 데 깊이 공감했다. 따라서 한미 FTA를 저지하는 데는 인종과 국적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우리는 이른바 '국제기준'을 받아들일 수 없다"
▲ 프랜시스 콜테즈. ⓒ 프레시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흑인 노동운동 조직인 '정의를 위한 흑인 노동자들(Black Workers for Justice)' 소속인 앙가자 래핑휴즈는 "초국적 기업들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의 기원은 소수의 백인 자본가들이 다수의 흑인 노동자들을 착취하던 노예제도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한 후 "우리의 과제는 공공부문을 복원하고, 인종주의에 반대하며, 국제 노동자들이 연대해 미국정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이 세운 이른바 '국제기준(international standard)'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의 나선자 씨는 "미국 원정투쟁을 불법행위나 테러행위로 매도하는 한미 양국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사를 개막하게 된 것은 우리의 1차적 승리"라며 "FTA는 협상 당사국들 간의 불평등한 협정에 그치지 않고 초국적 기업들에 무제한의 자유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규정했다.

미국 텍사스 주의 노동운동 조직인 '남서부 노동조합(Southwest Workers Union)'의 지네로 로페즈-랜돈은 "미국형 FTA와 미국의 군사화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있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미국과 멕시코 양국의 국경지대에는 많은 미군기지들이 있다"고 말하면서 한미 FTA와 평택 미군기지 이전이 하나의 맥락에 속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FTA는 미국과 개도국 간 경제-정치-생태적 전쟁"

미국 플로리다 주의 중남미계 이민자 조직인 '이모칼리 노동자 연합(Coalition of Immokalee Workers)'의 프랜시스 콜테즈는 "미국은 이주노동자들이 자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이 미국에 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미국계 초국적 기업들이 라틴아메리카에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일자리를 없애고, 노동의 질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 지네로 로페즈-랜돈. ⓒ 프레시안

필리핀의 반제국주의 단체인 '신애국동맹 바얀'의 미국지부인 '바얀-미국(Bayan-USA)'의 카트리나 아발칼은 "미국정부가 엄청난 보조금을 쏟아 부은 값싼 미국산 농산물이 밀려들면서 필리핀의 옥수수 밭이 골프장으로 변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필리핀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하고 실업이 늘어났으며 임금은 하락했다"고 필리핀의 상황을 설명했다.

뉴욕에 소재한 베네수엘라계 시민단체인 '알베르토 로베라 볼리바리안 서클(Alberto Lovera Bolivarian Circle)'의 윌리엄 카마카로는 "베네수엘라는 모든 FTA에 반대한다"며 "FTA는 (미국과 개발도상국들 간의) 경제적·정치적 전쟁일 뿐만 아니라 전 지구의 환경을 훼손하고 자연자원을 수탈한다는 점에서 생태적 전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역시 뉴욕에 있는 흑인 민중운동 단체인 '말콤 엑스 풀뿌리 운동(Malcolm X Grassroots Movement)'의 에드젯 베트루는 "지난해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로 미국의 인종주의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한 후 "IMF와 세계은행이 만들어낸 신자유주의 정책들은 언제나 사람보다 이윤을 우선시한다"고 비판했다.

문규현 신부, 평택사태의 지정학적 의미 설명

마지막으로 평택 범대위의 문규현 신부는 "미국이 평택으로 미군기지를 이전하려 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하는 것은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의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담긴 지정학적 의미를 토론회 참가자들에게 전달했다.

원정투쟁단은 오후 2시에 토론회를 마친 뒤 토론회 참가자들과 함께 다음 일정인 거리행진을 위해 조지워싱턴 대학을 나섰다.
▲ 토론회 모습.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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