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금이**
조정
딸금이 동생은 만금이
딸 농사는 차고 넘쳐서 만만 금지라는
만금이 어머니 눈물 바람 내막이 만건곤한 이름이다
헌데 부안 군산 앞바다 막는 공사는 어째 이름이 새만금이랑가?
물굽이 막아 돈굽이라는 灣金이여
뻘에 금댕이가 들어찬다는 滿金이여
구부러진 해안선 따위 법으로 금한다는 彎禁이여
뻘마다 백합 비단고동 말뚝망둥어 털게 농게 실뱀장어가 시글시글해서
꼴도 보기 싫다는 滿禁이여?
아는 문자가 짧아 더 묻지도 못 하겠다만!
萬번 禁할 짓이라고 계화도 앞에서 중얼거렸더니
끝물막이 한 뼘밖에 안 남도록 뭣 하다가 이제 왔냐고
눈앞 캄캄해진 검은머리갈매기들이 꾹꾹 박는 소리로 지천해 쌌는다
만금아
어머니 바다 가슴팍은 돌망태 백만 톤 내려앉아 그 수심을 헤아릴 길 없고
늙은 배들은 겁이나 잔뜩 먹은 얼굴로 뻘밭에 올라 앉아 있다
남은 2.7킬로미터 밧줄 어머니 목에 감고
굴삭기가 발받침 변산 뻘을 쿵! 밀어내는 임종 보러 3월 19일에 다시 오마
(3월 19일 : 남은 공사 구간 2.7㎞ 지키기 투쟁이 있는 날)
필자 : 1956년 전남 영암 출생.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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