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16일 판결로 새만금 방조제 끝 물막이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프레시안〉은 새만금의 뭇 생명들을 살리고픈 시인들의 염원을 담아 지난 2주 동안 '새만금 살리기 詩릴레이'를 계속해 왔다. 대법원의 판결로 그들의 노래는 새만금 갯벌을 위한 '만가'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시인들은 새만금의 생명들이 그렇게 호락호락 숨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믿음과 바람의 밑바닥에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뭇 생명들과의 연대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염원이 깔려 있다. 〈프레시안〉은 이런 마음을 모아 세 편의 시를 사흘에 걸쳐 더 소개한다. 이 노래들이 새만금 갯벌을 살리는 '희망가'가 될 수 있을까? 〈편집자〉
***틈**
서수찬
관이 닫힙니다
스르르 마지막 어머니 얼굴이 가려집니다
관틈으로 동그랗게 감기지 않은 어머니의 눈이
닫히는 관 뚜껑을 필사적으로 막아 섭니다
틈이 어머니의 눈이 됩니다
어머니의 눈을 감기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우글우글 틈으로 들어 옵니다
갯지렁이들이 오체투지로 막아 섭니다
게들이 어머니의 눈에 농성 천막을 칩니다
갯벌이 무상무욕의 자신의 속마음 바닥까지
아낌없이 보여 줍니다
꼬막들이 어머니의 생전 모습을 찰지게 기억 합니다
어머니는 마지막 그들의 힘으로
마지막 눈을 감을 수가 없나 봅니다
아직 남은 관틈으로 그들이 가장 평안하게 느낄
양수를 어머니는 감지 못한 눈으로다가 끌어서 그들에게
이불처럼 덮어 줍니다
덤프트럭이 어머니의 못 감은 눈에다가 줄줄이
돌덩어리를 박아 넣습니다
어머니의 눈에서 더많은 양수가 흘러 나옵니다.
필자 : 광주 광산 출생. 1989년 〈노동해방문학〉으로 작품 활동 시작.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