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환경 "이명박 '경부운하' 막대한 피해 예상"

"새만금 농지 목적으로만"-"천성산 계곡수 '고갈' 조사해야"

새만금, 천성산 문제 등 굵직한 환경 현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던 이재용 환경부 장관이 말문을 열었다.

이 장관은 특히 새만금 간척 사업의 경우 간척지를 관광·산업 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천성산 문제의 경우 터널 인근 계곡수가 고갈되는 것에 대해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동조했다.

***"새만금 간척지 용도 변경 안 될 말…농지는 '국민적 합의' 산물"**

이재용 장관은 9일 KBS1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새만금 사업의 경우 농림부와 전라북도에서 공식적으로 간척지를 농지 외에 관광·산업 단지로 개발하는 것에 대해 요청해 온 적이 없다"며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의 우수한 갯벌을 간척지로 만들 때 '농지로 만들자'는 것이 국민적 합의였기 때문에 그 합의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용 장관은 이어 "방조제는 완공을 하되 동진강 수역부터 개발을 하고 수질이 나쁜 만경강 수역은 수질이 문제가 없을 때까지는 해수 유통이 어떤 식으로든지 계속돼야 한다"며 "수질 문제가 없을 때까지 해수 유통이 계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목표 수질 달성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 담수호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런 이재용 장관의 발언은 농림부와 전라북도가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를 완료하고 간척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용지 목적을 전환하려 할 경우 '견제'할 것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부처 간 갈등이 예상된다.

***"천성산 계곡수 고갈에 '정밀조사' 필요…철도시설공단, 환경단체에 사과해야"**

이재용 장관은 또 〈프레시안〉이 지난 12월 26일 보도한 천성산 터널 인근의 계곡수가 고갈되는 것에 대해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계곡의 지표수 고갈은 지하수 고갈과 연결되기 때문에 실제로 지하수 고갈 때문에 지표수가 고갈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는 건수기인 겨울이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두고 계곡수 고갈 문제나 지하수 문제를 정밀 검사한 후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어서 "아직 지율 스님에게 병문안을 못 갔고 결정도 못 내리고 있다"면서도 "공동조사 결과를 언론에 미리 공표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에 사과하는 것이 마땅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부운하, 예측할 수 없는 피해 우려…지방선거 나갈 뜻 없다"**

한편 이재용 장관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언급한 '경부 운하'에 대해서 "엄청난 자연 훼손이며 예측할 수 없는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환경 관련 전문가들을 포함해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경부 운하를 전부 반대한다"며 "운하를 판다는 것은 물줄기가 서로 다른 것을 중간에 터서 연결시키는 것인데 그 자체로 엄청난 자연 훼손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강의 물줄기가 바뀔 경우 그것이 자연 생태계, 인간에 대해서 예측할 없을 정도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4월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대구 시장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재용 장관은 "환경부에서 할 일이 너무나 많다"며 "환경부에서 계속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장관 기용 때도 지방선거를 염두에 뒀다는 전제는 전혀 없었다"며 "지금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