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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제공 의혹' 연구원, 박사 1학기 때 '교수 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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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제공 의혹' 연구원, 박사 1학기 때 '교수 임용'

논문 실적도 1편뿐…'황우석 입김'이 큰 역할?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연구에 난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여성 연구원이 박사 과정에 입학한 지 한 학기 만에 인천 소재 모 의대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사 2학기째 '황우석 입김'으로 교수 임용…논문 실적 단 1편뿐**

1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연구에 난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구 모(34) 교수는 서울대학교 수의대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던 2003년 3월 인천 소재 모 의대 생명과학부 교수(전임강사)로 임용됐다.

임용될 당시 구 교수는 박사 과정에 입학한 지 한 학기가 지난 시점이었다. 본인이 직접 정보를 입력하도록 돼 있는 학술진흥재단 데이터베이스(DB)에 따르면 구 교수는 2002년 9월 박사 과정에 진학해 임용 시점에서는 1학기를 마친 상황이었다. 박사 과정 재학 중에 교수로 임용되는 것은 우수한 논문 발표 실적이 뒷받침될 때나 가능한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프레시안>이 학진 데이터베이스와 국내외 각종 학회지 등을 검색한 결과, 임용 시점에 구 교수의 논문 발표 실적은 2000년 7월에 국내 학회지에 발표한 단 1건뿐이었다. 구 교수는 석사 과정 재학 중이던 당시 <한국임상수의학회지>에 황우석 교수와 함께 개의 발생과 관련한 연구논문을 1건 발표했을 뿐이다. 2001년 8월에 돼지 난자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긴 했으나 별도로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하지는 않았다.

물론 석사 과정 중 구 교수는 수의학 관련 국제 학술지인 <산과학(Theriogenology)> 2001년 1월호에 자신의 연구 내용을 학회 행사 때 직접 전시, 소개하는 '포스터'를 2건 게재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생물학과 교수는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포스터'를 교수 임용 과정에서 업적으로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특히 수의학 관련 학술지에 '포스터'를 게재한 것을 가지고 생물학 교수로 임용됐다면 그것은 누가 봐도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런 구 교수의 이례적인 임용에는 황우석 교수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이 대학 생명과학부가 만들어지던 과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향후 황 교수와 줄기세포 연구 협력을 모색하던 해당 대학이 황 교수에게 2003년 생명과학부의 교수진을 짜는 데 전권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구 교수가 이 대학에 임용되는 과정에서 황 교수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이 때 황 교수는 다수 난자를 이용해 <사이언스>에 게재된 줄기세포 연구를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한편 <프레시안>은 이런 내용에 대해 해당 대학의 설명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대학은 관계자 부재를 이유로 취재를 거부했다. 구 교수 역시 연락이 두절돼 설명을 듣지 못했다.

***본인은 계속 '난자 제공 부인'…배아줄기 세포 연구에 쓰인 난자 출처 규명돼야**

구 교수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으로 지목되는 데는 그가 2004년 4월 <네이처>와 한 인터뷰 때문이다.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구 교수는 처음에는 "나와 연구실의 다른 여성 한 명이 난자를 공여했다. 나는 이미 두 명의 자녀가 있기 때문에 난자를 제공했다"며 난자를 채취한 병원의 이름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구 교수는 나중에 <네이처>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나는 난자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영어 실력이 부족해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해 의혹에 불을 지폈다.

당시 <네이처>는 "연구에 직접 참여한 구 교수가 난자를 제공했다면 이는 연구 책임자인 황우석 교수의 압력에 의한 것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의 혜택을 직접 얻는 당사자라는 점에서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었다. 최근에는 제럴드 섀튼 교수가 <네이처>의 이런 의혹을 다시 한번 제기하며 황 교수와 '결별'을 선언하면서 구 교수가 난자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해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논란이 다시 확산되자 구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차 "난자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쓰인 전체 난자의 출처가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는 한 관련 의혹은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황우석 교수 "주말쯤 입장 발표하겠다"…정부 150억 원 지원**

한편 황우석 교수 등은 주말쯤 윤리 문제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황우석 교수는 1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를 윤리 문제 때문에 처음부터 철저히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입장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런 윤리 문제 의혹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황우석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세계 줄기세포 허브'에 2006년에만 150억 원 상당을 지원하는 등 황 교수팀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추진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올해 안에 '세계 줄기세포 허브'에 관한 법안을 마련해 2006년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연간 110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세계 줄기세포 허브'에 4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기로 2006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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