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처럼 큰 키를 갖고 싶어 : 키 이야기**
최근 새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아무리 포장이사를 하더라도 이삿짐을 정리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지요. 주방에서 식기들을 싱크대에 정리하면서 한 가지 짜증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싱크대 맨 윗 선반은 항상 너무 높아서 손이 닿질 않아 의자를 놓고 올라가야 했기 때문이죠. 단 몇 센티만 더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참 그게 쉽지 않네요. 이럴 때면 내 키가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키'에 대해 열망합니다. 몇 년 전, 우리나라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향후 어른이 되었을 때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신체조건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학생들의 소망은 남학생은 181.2cm의 신장에 69.9kg의 몸무게, 여학생들은 169.2cm에 50.2kg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정도 키에 체중이라니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대부분 늘씬한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를 최상의 신체조건으로 꼽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볼까요?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성장이 거의 끝났다고 여겨지는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 평균 키는 남학생 173.6cm, 여학생 161.1cm에 몸무게는 각각 68.11kg과 55.79kg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상과 현실의 차이는 여기서 드러납니다. 남녀 모두 원하는 키는 평균 키보다 7~9cm가 큰 키여서 많은 학생들이 좀 더 키가 크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균 키보다 바라는 키가 훨씬 더 크다라는 것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키가 크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장호르몬에 대한 연구는 사람들에게 '큰 키'가 단지 소망만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었지요. 앞으로 4회 정도에 걸쳐 키가 자라는 원리와 성장호르몬 시장의 성장, 거인증과 왜소증 등에 대해 언급하고, '키'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키가 자라는 것은 주로 뼈가, 그 중에서도 다리뼈 등 긴 뼈가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다리뼈, 골반, 손가락 사이에 성장판이라고 하는 조직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보통의 뼈가 단단한 것과는 달리 연골로 이뤄진 조직으로 세포분열이 왕성하게 일어나 뼈의 길이를 늘리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 성장판은 개체가 성숙할수록 점점 단단해지는데, 완전히 단단해져 버리면 더 이상 키가 크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흔히 '성장판이 닫힌다'고 표현하지요. 보통 남성은 20대 초반, 여성은 10대 후반이면 성장판이 완전히 닫혀 키의 성장이 끝난다고 말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판이 닫혀 버리거나, 손상을 입으면 키가 자라지 않게 됩니다. 그 시점에서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 성장판이 닫혀 버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성장기 청소년이 사고나 뼈의 종양 등으로 인해 이 부위에 손상을 입게 되면 더 이상 뼈가 자라지 않게 돼 키도 멈추게 됩니다. 특히 손목 뼈의 성장판에 이상이 생길 경우, 뼈가 비대칭으로 성장해 뒤틀리거나 휘면서 자라는 기형이 야기될 수 있고, 손목 관절의 기능도 상실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뼈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 관절과 뼈 양측의 연골 부위에 손상을 입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재생력이 좋아서 뼈가 부러진 것은 쉽게 낫지만, 관절 부위를 다쳐 성장판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옛날 이야기에서는 곱추나 곱사등이라고 불리는 등이 굽은 할머니가 등장하는데요. 이렇게 등뼈가 굽은 경우는 칼슘이나 비타민 D의 부족으로 인한 구루병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허리를 다쳐 그 부위의 뼈가 성장하지 못한 채 닫혀 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원래 성장판의 손상으로 인한 키의 멈춤은 고칠 수 없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러한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생겼습니다. '성장판 이식술'이라는 고도의 수술방법이 도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이들이 사고로 손목 성장판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 다른 뼈(다리 등)의 성장판의 끝 부분을 일부 떼어다가 이식하는 것으로, 성장판이 남아 있어야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2~15세 사이의 어린이들에게만 시술할 수 있는 것이 한계입니다. 성장판 이식수술은 1983년에 처음 행해진 이후, 20여 차례 시술된 바 있는 드문 실험입니다. 그러나 예후는 좋은 편이어서 팔의 성장 및 관절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성장판이 있어야 우리가 자랄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성장판을 쑥쑥 자라게 하는 물질은 무엇일까요? 무엇이 성장판을 달리게 하는 '스타트 건'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걸까요?
성장판에 세포분열 명령을 내려 키가 자라도록 하는 전령은 성장호르몬입니다. 이 성장호르몬(GH, Growth Hormone)은 우리 뇌 속의 콩알만한 뇌하수체의 전엽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의 일종입니다. 구성성분의 명칭은 소마토트로핀(Somatotropin)이어서 약자로 STH(H는 호르몬의 약자)라고도 불립니다. 이 성장호르몬은 이름에 걸맞게 생명체가 '자라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은 성장기 중에 많은 양이 분비됩니다. 이는 20대에 최대치에 이르렀다가, 이후 10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형태를 보입니다. 뼈의 성장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이면 완전히 끝나지만, 성장호르몬은 양은 비록 줄어들지만 죽을 때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성장호르몬이 단지 성장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노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펼쳤지요.
분명 성장호르몬은 다른 호르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단백질의 합성을 촉진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능력을 활발하게 하여 신체를 활력있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주장은 일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성장호르몬을 이용해 노화를 억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미국의 여배우 골디 혼은 성장호르몬을 이용한 노화방지 효과를 맹신하는 인물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곳은 뇌하수체이지만,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것은 뇌의 또 다른 구역인 시상하부입니다. 시상하부는 성장호르몬 촉진인자와 성장호르몬 억제인자를 방출해 성장호르몬의 적절한 분비를 조절합니다. 성장호르몬이 너무 많이 나오면 거인증에 걸릴 수 있고, 너무 적게 나오면 왜소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조절 작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여러 연구 결과, 188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사람의 성장호르몬의 구조가 밝혀졌고, 인공적인 합성도 성공해 성장호르몬의 인공 조절도 가능해졌습니다.
성장호르몬은 인공적으로도 제조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대부분 큰 키를 열망하고, 늙는 것도 피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 등장할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성장호르몬을 사고파는 시장의 형성이겠지요.
성장호르몬의 합성은 원래 키가 지나치게 작은 왜소증 환자들이 사회에서 불편함을 덜 느끼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요법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큰 키'에 대한 열풍은 자칫 성장호르몬을 일종의 '키 크는 영양제'로 쉽게 받아들이게 합니다. 성장호르몬은 우리 몸의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일종입니다. 따라서 호르몬의 특성상 매우 작은 양에도 우리 몸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것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미 우리는 과거에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1958년, 처음 성장호르몬 요법이 도입될 때에는 인공적인 합성에 성공하기 전이라 성장호르몬은 사체에서 추출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값도 매우 비쌀 뿐 아니라, 구하기도 쉽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사람의 성장호르몬을 '이식'받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일어났습니다.
아이들 중에서 일부가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라는 희귀한 신경질환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약자로 CJD라고 불리는 이 병은 '프리온(prion)'이라는 단백질의 이상증식으로 일어나는 병인데, 프리온은 그 유명한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프리온은 정상적인 신경조직에 존재하는 단백질인데, 이것이 이상을 일으키면 뇌에 구멍이 나는 등의 손상을 일으키게 되지요. 프리온은 신체조직 중에 중추신경 내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 뇌나 골수를 접촉하지 않는 한,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이 아이들이 CJD에 걸린 것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성장호르몬 그 자체를 그대로 주입받았기 때문입니다. 키 좀 더 크려다가 불치병을 얻은 셈이니, 그 억울한 심정이 오죽했을까요. 그 뒤 인체 혹은 동물에게서 호르몬을 직접 추출해 주입하는 것은 금지되었고, 인공적으로 합성해 '깨끗한' 호르몬만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법안이 통과되어 더 이상의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성장호르몬은 인공적으로 합성한 호르몬이거나, 혹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보조제들입니다. 모두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들이라서 프리온 걱정은 안 해도 되지만, 그래도 사태는 조심스레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호르몬이라는 것은 워낙 변화무쌍하고, 그 결과가 인생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지요.
***거인 아줌마의 슬픈 사연 : 성장 호르몬**
앞에서 성장 호르몬에 대해서 이야기했지요? 키가 큰 것을 선호하는 사회적 선호도 때문에 훤칠한 키는 많은 사람들의 바람입니다. 그래서 성장호르몬 시장은 이제 왜소증을 앓는 사람들뿐 아니라, 정상인들에게까지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키가 크면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요? 다음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전직 농구선수 출신인 김영희씨의 별명은 '거인 아줌마'입니다. 자그마치 키가 205cm나 되니 말입니다. 키 205cm. 김영희씨는 큰 키 덕에 지난 80년대 한국 여자농구계의 간판 대들보였고, 1984년 LA올림픽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되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습니다.
김영희씨가 처음부터 키가 컸던 것은 아닙니다. 대여섯 살까지는 오히려 또래보다 작은 편에 속했던 김영희씨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 갑자기 쑥쑥 자라기 시작해 결국에는 2m가 넘는 장신으로 성장했습니다. 거인증이 귀여웠던 아기를 소인국에 온 걸리버처럼 크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거인증(gigantism)은 말 그대로 몸이 지나치게 커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김영희씨가 앓고 있는 것은 성장호르몬 과다분비로 인한 뇌하수체성 거인증입니다.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정상인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성장호르몬이 분비돼 거인증에 걸리게 되는데, 키가 240cm까지도 자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인증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키가 크다는 것이 아니라, 성장호르몬의 과다분비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계속 된다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면 성장판이 닫혀 더 이상 키가 크지는 않습니다만, 그 대신 손과 발, 턱과 광대뼈 등 신체의 말단 부위가 점점 커지는 말단비대증이 나타나게 되지요.
이 경우,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둥글고 뭉툭해지며 턱이 얼굴에 비해 길게 자라나는 등 외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내장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내장 기관들도 역시 거대해지며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등의 합병증이 쉽게 일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거인증이나 말단비대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정상인에 비해 사망률이 2~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경우에 성장호르몬은 오히려 인체에 해롭게 작용하는 것이죠.
치료방법으로는 뇌하수체에 자리잡은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첫 번째이지만, 대개의 경우 완전한 제거가 쉽지 않아 방사선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성장호르몬의 농도를 정상인과 같은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미 커져버린 키를 다시 줄일 방법은 없습니다. 김영희씨의 경우에도 뇌하수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성인이 되고 난 뒤였기 때문에 자라버린 키는 어쩔 수 없었지요.
모든 병이 그렇지만 거인증 역시 조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단지 남보다 조금 키가 큰 축에 들 뿐 거인증으로까지는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자신이 거인증이나 말단비대증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분들은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정보는 말단비대증 정보사이트인 '피노키오의 꿈(http://www.acromegaly.or.kr)'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키가 지금보다 조금 더 크기를 원하지만, 김영희씨를 비롯해 거인증을 앓고 있는 분들의 경우, 키가 크다는 것은 오히려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장애가 된다고 토로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키가 너무 작아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왜소증이 그것인데요, 이는 거인증과는 반대로 성장호르몬의 양이 너무 적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것입니다. 너무 커도 불편, 너무 작아도 불편이라니 뭐든지 중간에 들어야 세상 사는 데는 편한가 봅니다.
보통 아이들은 4세에서 13세까지 1년에 4~6cm씩 쑥쑥 자랍니다. 따라서 이 기간동안 계속해서 1년에 자라는 속도가 4cm 이하라면 왜소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왜소증이라고 판단되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지요. 성장판이 닫혀버리면 아무리 성장호르몬을 투여한다고 해도, 더 이상 키가 자라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말이에요.
현재 시판되고 있는 성장호르몬제나 성장호르몬 유도제들은 원래 이런 왜소증 환자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시장은 그리 넓지 못했고, 제약회사들도 굳이 성장호르몬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번에 말했듯이 성장호르몬이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음이 알려진 뒤에는 이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오래도록 젊은 모습으로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 것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실험 결과, 성인에게 있어 성장호르몬의 투여는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복부에 피하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도 떨어뜨리는 데다가 피부와 근육을 탄력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모두 노화로 일어나는 현상을 저지하는 일로 성장호르몬이 노화 방지제로 기능할 것이라는 사실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성장호르몬을 실제 노화방지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성장호르몬 시장은 인간이 노화를 거부하면 할수록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성장호르몬에 대한 기대가 지나친 나머지 이를 남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임상실험 결과 성장호르몬이 노화 방지 효과가 있음은 증명되었지만,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암은 정상세포가 세포분열주기의 교란으로 인해 죽지 않고 끊임없이 증식만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암세포의 특징은 세포가 죽지 않는데다가 다른 정상적인 세포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증식한다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빨리 자라는 것이 암세포인데 여기에 성장호르몬까지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이는 마치 모닥불에 석유를 붓는 것과 같아서 암세포는 성장호르몬의 도움을 받아 미친 듯이 성장해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 있습니다.
또한 노화방지에 성장호르몬이 널리 쓰이게 된다면, 이는 돈을 주고 성장호르몬을 구매할 수 있는 계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부유한 이들은 성장호르몬을 구입해 젊음을 유지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그냥 지내게 되어 '노화란 가난뱅이들이나 걸리는 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 수 있어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소지가 충분합니다.
과학의 발전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인간이 지닌 신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또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습니다. 과학의 혜택을 받는 사람과 받지 못하는 사람들로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과학의 발전 자체를 가로막아서는 안 되지만, 과학의 혜택을 모든 사람이 골고루 나누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발전만큼 중요하기에 이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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