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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산불, 밤새 설악산 방향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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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산불, 밤새 설악산 방향으로 확산

고성 산불도 민가 확산 우려, '설악산 보호작전' 돌입

식목일 낙산사를 삼킨 양양의 산불이 밤새 계속돼 설악산과 속초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소방당국의 애를 태우고 있다. 6일 오전 6시 현재 산불은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관문인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 방면까지 접근한 상태이다.

***양양 산불, 밤새 설악산 방향으로 확산**

산불이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와 물갑리, 화일리 방면으로 각각 확산됨에 따라 강원도 산불대책본부는 화일리-문갑리-석교리-회룡리, 거마리-강곡리-화일리, 정암리-낙산사-성내리 등으로 방화선을 구축한 뒤 1천4백50명의 야간 진화대 인력과 소방차 40대 등을 집중 투입해 밤샘 진화 작업을 벌였다.

특히 소방당국은 설악산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둔전리와 물갑리 마을 경계 지점을 최후 방어선으로 구축하고 진화장비를 집중시키는 등 산불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동이 트면서 인력과 장비를 보강해 본격적인 진화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산불로 낙산사 전소, "낙산사 보물, 의상대는 화마 면해"**

한편 5일 발생한 양양 산불로 오전 6시 현재 확인된 것만 주택 1백60개 동을 포함해 모두 2백46개동의 건물이 전소 또는 부분 피해를 입었으며, 1백34세대 3백4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산불은 낙산사 건물 20여채 가운데 원통보전(대웅전)과 이를 에워싸고 있는 원장(시도유형문화재 34호), 홍예문(시도유형문화재 33호), 요사채, 홍련암 등 목조 건물과 보물 4백79호인 '낙산사 동종의 종루를 삼켰다. 다행히 인근의 의상대는 화마를 피했고 스님들도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 다른 문화재들은 낙산사 측이 불이 번질 것을 우려해 이날 오전 보물 1천3백62호인 '건칠관세음보살좌상' 등 3개의 문화재를 지하 창고로 옮겨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낙산사의 보물 4백9호 7층석탑, 건칠관세음보살좌상, 동종 등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원통보전은 1953년에 전쟁 후 건립된 건물이어서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하 고성 산불, 민가 확산 막기 위해 안간힘**

한편 지난달 29일 북한에서 발생해 내려오다 자연 진화하는 듯했던 고성 산불 역시 4일 오전부터 남방한계선을 따라 계속 남하하고 있어 소방당국과 주민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이 산불은 5일 오후 9시께 남방한계선 이남 4㎞ 정도까지 확산되면서 임야 20ha를 태웠으나,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주민에게 예비 대피령을 내린 뒤, 1천50명의 야간 진화대 인력과 소방차 10대 등을 투입해 마을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밤샘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밖에 5일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양양 산불을 포함해 모두 23건의 산불이 발생해 2백40ha의 임야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992년부터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무려 50여건이나 발생한 충남 서산 가야산 에서도 5일 오전 0시경 불이 나 소나무 6천 그루와 임야 15ha를 태우고 오전 8시30분경 불길이 잡혔다. 경찰은 한밤 인적이 드문 산 중턱에서 불이 난 것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 "양양ㆍ고성에 '재난 사태' 선포"**

정부는 5일 오후 6시30분 이해찬 총리 주재로 정부중앙청사 국무조정실 회의실에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 양양ㆍ고성군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정부가 '재난 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재난 사태 선포로 정부가 재난 경보 발령, 대피 명령 등의 응급 조처와 공무원 비상조직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산불 진화를 위해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재난 사태'는 극심한 인명 또는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할 경우 중앙안전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무총리 또는 행자부 장관이 선포할 수 있다. 일단 '재난 사태'가 선포되면 재난 지역 진입 통제, 도로 통행 금지, 주민 강제 소개가 가능해진다. 지역에 필요한 인적ㆍ물적 자원도 강제 동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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