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 당시 우리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태도를 폭로한 KBS 현지르포 보도후 외교통상부 게시판에 분노한 네티즌들의 항의 글들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 당시 태국 푸껫 피피섬에 있었던 위관희씨가 지난 1일 외교부 게시판에 당시 겪었던 일들을 상세히 올린 글이 뒤늦게 네티즌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위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고발하며 한국대사관의 '무사안일 관료주의'에 분노를 터뜨려 파문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다음은 위관희씨가 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이다. (편집자)
***위관희씨 글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위관희(22)라고 합니다...
얼마전 피피섬에 배낭여행 갔다가 해일이 있고나서 한국으로 돌아왔죠.....
이름이 알려지는 것도 싫고 제가 겪었던 일들이 뭐 별 큰일이 아닐수도 있지만 혹시나 나중에 이런일이 또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또 이런일이 일어나면 안되겠지만) 만약에 일어나면 저처럼 난처하게 당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며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건 한국대사관의 늦장 대처와 대한항공의 폭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어디서부터 얘길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26일 아침 얘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26일 아침 9시 30분경에 저희는 스노쿨링을 하기위해서 바다로 나왔습니다..
한 30분정도 배를타고 바다로 나갔죠...
거기서 10시부터 30분간 스노쿨링하는데 현지인들이 빨리 나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가서 배에 탓더니 먼바다로 자꾸 나가는 거예요..
저희는 별일아니겠지 싶어 관광을 계속하는데 현지가이드가 관광이 모두 취소됐다 그러더라구요.
저희는 무슨일인지 현지 인한테 물었더니 자꾸 피피섬쪽을 가르키며 보라는 겁니다...
그쪽을 보고있었더니 하얀 파도 같은게 섬으로 막 가는게 보이더라구요....
그냥 보는건가보다 했는데 잠시후에 현지사람이 백명이 해일에 죽었다고 그러고 한국인도 2명이 포함되어 있다고 그러더군요...
그런 소식들을 들으며 오전11시 부터 오후5시까지 저희는 먼바다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피피섬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이 자꾸 섬으로 들어가자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작은배를 타고 오후 5시경에 섬으로 들어갔죠...참으로 끔찍했습니다...
이루 말할수 없을정도로 참혹했죠... 길에 널려있는 시체며 형체를 알수없는 집들...
대부분의 집이 나무로 지어져있어서 다 쓸려버렸더라구요...
피피섬이란 존재가 사라져버렸다는걸 느꼈습니다...
저희는 짐을 찾기위해 저희 숙소를 찾아 들어갔죠.. 길도 없었는데 어떻게 찾아들어갔는지 지금생각하면 신기할 정도입니다...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숙소를 찾아갔더니 집이 터만 남아있고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2층집이었는데 우유팩을 눌러놓은것처럼 모든게 무너져 있더라구요...
한 10분정도 찾다가 안되겠다 싶어 어두워지기전에 선착장으로 나갔죠...
거기서 작은 보트를 타고 큰 유람선으로 갈아탄후에 푸켓으로 나온시간이 9시 정도였습니다.
푸켓에서 시청에 도착하니 9시 30분이었죠...
태국 관광경찰에게 분실물들을 신고하고 나오니 현지 봉사하는 학생이 밤 11시경에 각국 대사관쪽 사람들이 오기로 되있다 그러더군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오겠지 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밤 11시쯤 되니 시청의 다른건물로 기자들이 몰려가더라구요...
슬쩍 들여다보니 푸켓시장인듯한 태국사람과 여러나라의 대사관 사람들이 와서 대책회의 같은걸 30분정도 하더라구요....
희의가 끝난후 희의장으로 들어갔더니 여러나라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일본, 중국, 미국, 핀란드......자세히 생각은 나지 않지만 30개국은 되어 보이더라구요....
근데 한국은 자리만 있고 사람은 없더라구요...
오겠지 오겠지 하며 기다리는데 12시가 되도 오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현지 봉사학생에게 도움을 청해 대사관쪽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연결이 돼서 통화를 하니 뭐라하는줄 아세요??? 밤12시였습니다...
"지금 푸켓에 도착했는데 지금 말고 내일아침 9시에 다시 연락하세요"
하면서 전화를 끊으며 번호만 하나 알려주더라구요... 그분이 우리나라 대사관 영사분이셨죠...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다른 나라 대사관 사람들은 모두 시청으로 와서 있는데 우리나라 대사관쪽에서 한다는 말이 내일아침에 다시 연락을 하라니요...
믿겨지십니까??? 정말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불쌍하게 느껴지더라구요...
27일날 만난 부부에게 들은 얘긴데 26일날 병원에 있으면서 대사관에 전화를 백번 넘게 했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는 겁니다...
솔직히 백번은 아니겠죠... 그만큼 많이 했다는 말이겠죠....
전화가 자동응답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긴박한 시점에 자동응답이라니...
정말 너무합니다...한국 대사관...
내일 전화하라는 말을 듣고 저희는 시청에서 자야겠다 싶었죠...
태국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음식물을 먹고 시청을 새벽 3시까지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한국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피피섬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는듯한 사람들이었어요... 히포다이빙이던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그쪽 사람들 인듯 싶더라구요...
그 사람들이 잘 데 없으면 같이 가자고 그래서 따라갔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사람들,,,, 그분들을 따라가 그분들 집에서 하루 잤죠...
27일 아침 9시 30분경에 시청에 도착했습니다... 여전히 한국 대사관사람은 없더군요...
계속 기다리기만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현지 봉사 한국학생을 통해 11시경에 전날 전화했던 영사분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분이 오전에는 병원을 돌아봐야하니 시청에 가기 힘들고 오후에 가겠다 그러더군요....
또 어이없음..... 영사가 한명밖에 안 내려왔다는 말로 들리더군요....
그래서 또 기다렸죠...
아시아쪽은 다른 사무실에 있었는데 중국, 일본,싱가폴 사람들은 다와 있더라구요....
정말정말 다른나라 사람들 부러웠습니다..... 한국사람 너무 불쌍하더군요....
특히 저희같은 배낭족들 말이죠.... 패키지로 오신분들은 관광회사에서 다 챙겨가는데 저희는 완전 외톨이가 됐죠...
12시쯤 됐을때 영사란 분이 오시더군요.... 그 분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
"제가 해줄수 있는건 여권이랑 비행기표밖에 없습니다...뭐 필요한거 없습니까??"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런후 인적사항만 적고 오후에 다시 연락한다 하고 가버렸습니다...
또 어이없음.... 완전 외톨이 됐죠....
일본같은 경우는 보니깐 자국인들 다 챙겨서 호텔도 잡아주고 그러던데.... 정말 부러웠습니다...
세금을 왜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영사분이 그렇게 가시고 저희는 시청에서 마냥 기다렸습니다...
오후 3시쯤 되었을때 한인회에서 어떤 분이 나오셨습니다....
그분이 같이 가자 그래서 그분을 따라 푸켓신라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쪽에 푸켓 한인회 회장분이 계시더라구요... 좀있으면 영사분이 그쪽으로 오실거라 하더군요..
얼마 지나니 영사분이 오시더니 비행기표가 있다 그러더라구요,....
오늘 비행기표가 있는데 비싸다 그러더라구요...
대한항공인데 77만원이랍니다...
또 어이없음....
편도가 77만원이라니.... 공짜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이거 너무 폭리 아닌가요??
한국에 와서 알아보니 푸켓 편도가 50만원 정도 되더라구요...
근데 77만원을 달라뇨... 그것도 모든것을 다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저희는 고민하다가 그냥 다음날 타이항공을 타고 간다고 그랬습니다...
푸켓신라란 곳에서 오후 3시부터 7시 정도까지 쉬며 앉아 있었더니 교회 목사님께서 밥먹으로 가자 그래서 서울가든이라는곳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밥을 먹고 있을때 여권이 나왔다가 시청에 가자고 그러더라구요...
시청에 한 7시 30분쯤에 도착했을겁니다...
도착했더니 아직 여권이 안 왔다 글더군요...
그래서 또 기다렸죠... 정말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얼마후에 여권이 온 듯한데 발급은 안 하더라구요...
그래서 알아봤더니 여권 사인은 영사는 안되고 공사가 해야한다 하더군요...
지금 공사가 오고 있으니 기다리래요... 그래서 또 기다렸죠.....
11시쯤 됐나??? 공사 분인듯한 사람이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A4용지에 뭘 막 적더라구요........
옆사람이 그러는데 사인연습하는것 같다 그러더라구요...충격......
오자마자 한다는게 사인연습....
얼마나 일을 안했으면 하는생각도 들고...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인 끝나고 여권 발급받고 하니깐 12시쯤 됐더라구요...
그땐 이미 다른 나라는 다 없고 우리 나라 사람만 여권 받고 있더라구요...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미 받아서 떠난건지 아님 다른 호텔에 가서 자는지 모르겠지만 암턴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그날 한 천명정도가 새벽에 방콕으로 간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가 늦었던 거죠....
여권 발급하고 대한항공이용한 사람은 대한항공 타기 위해서 푸켓공항으로 갔죠...
그리고 다른 항공사 이용한 사람은 각자 흩어지고요.....
대한항공의 77만원 정말 충격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이항공이나 다른나라 항공이라면 모르지만 우리나라 항공이 이렇게 폭리를 취하려 하다니...
그날 타고 간 사람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전 여권을 발급받은후 선라이즈라는 한국인 게스트 하우스에 가서 잠을 잤습니다...
한국 교민분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28일...
거기서 아침까지 먹고 비행기표 분실해서 재발급 받으로 타이항공갔죠...
비행기표 재발급 받고 시청에 가니 푸켓에서 방콕 공짜 비행기 있더군요...
그것타고 방콕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했더니 여러 대사관사람들이 나와있는데 역시나 한국은 없었습니다....
역시 기대는 안했지만 생각할수록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나라보다 후진국이라 생각하는 나라 사람들도 다 나와 있는데....
방콕 공항 출구에서 타이항공에서 나와서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저는 한달 오픈으로 들어와 1월 10일 출국이었는데 오늘 나가고 싶다 했더니 표를 바로 교체해주더라구요....
그래서 표 바꿔서 28일날 밤 11시 30분 타이항공 비행기 타고 왔습니다...
한국에 들어오니 아침 7시쯤 됐죠....
이게 저의 사고후의 일들입니다...
한국 정부의 생각 없는 늦장 대처에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알까봐 너무나 조마조마하고 챙피했습니다....
그리고 대한항공의 폭리....
제 여행에서 잊혀지지않을 기억이 될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 왜 한국 사람들 무시하는지 이번 여행에서 깨달았습니다...
정말 우리나라 이런면에서는 아직 후진국인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태국정부와 타이항공이 정말 양심적이고 상황판단이 빠른것 같습니다...
제가 쓴글이 기사화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모든 국민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태국정부, 타이항공, 그리고 푸켓내의 한국인 교민(한인회)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지막으로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이만 줄입니다...
...
***대한항공, “편도 요금 77만원, 사실과 달라”**
한편 위 씨의 글 가운데 ‘푸껫 - 인천공항간 대한항공 편도요금이 77만원’이라는 내용과 관련 대한항공측은 6일 “77만원을 받았다는 내용과 관련 현지 교민 회장과 대한항공 푸껫 공항 지점장에 확인한 결과, ‘전혀 근거없는 사항’이라는 답변을 접수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측은 “이 구간 항공료의 공시가는 77만원이 맞으나 푸껫 현지 시장 판매가는 약 54만원선이며 모든 문의는 판매가로만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며 “당시 일부 여행사 가이드들과 승객들간의 대화 중에 '편도요금의 경우 공식적인 정상 요금'으로 원칙적으로 공시요금을 언급한 내용이 잘못 전파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항공사측은 이어 “항공사간의 승객 인계 조치(ENDORSEMENT)가 이루어진 것이 29일인 관계로 29일 이전 타항공사 항공권 소지승객이 대한항공 항공편을 이용하려 했을 겨우 편도요금에 대해 여행사 등에 문의 시 원칙적인 편도요금인 공시요금이 안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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