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외교부 무사안일' 폭로에 네티즌 격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외교부 무사안일' 폭로에 네티즌 격노

KBS <추적60분>, 동남아 지진·해일 '정부 무성의' 폭로

연말 동남아 일대를 강타한 지진·해일 대재앙과 관련해 한 국내 방송사가 현지 르포를 통해 외교통상부 등 우리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태도를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방송 직후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과 외교통상부 게시판에는 분노한 네티즌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 죽음의 피피섬에 실종자 가족만 버려둬”**

KBS의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추적60분>(책임프로듀서 전용길)은 지난 5일 방영분에서 동남아 지진·해일 피해지역 가운데 특히 한국인들의 피해가 가장 컸던 태국 푸켓과 피피섬 등의 모습을 PD들의 현지 르포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했다.

<추적60분> 제작진은 이날 방영분에서 출입이 통제된 상태인 피피섬에 들어가 자식들의 사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실종자 부모들의 망연자실한 모습을 안방에 전달해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제작진은 또, 실종자 가족과 동행취재하며 피해지역을 수소문한 끝에 실종자였던 지현진(여)씨의 사체를 찾아내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 과정에 외교통상부가 긴급하게 현지에 마련한 대책본부의 움직임과 정부종합청사에 있는 대책본부 등의 모습도 시청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제작진이 취재결과 내린 결론은 “양쪽 모두 심각할 지경으로 무책임하고 안일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날 방영분에서 현지 정부 대책본부는 고 지현진씨의 경우 해일 피해 이틀뒤 이미 사체가 발견돼 푸켓 외곽 병원에 안치돼 있었음에도 이조차 확인하지 않고 있어 결국 지씨의 오빠가 현지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 수소문을 한 끝에 동생을 찾아내는 어이없는 광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씨는 제작진과 오빠가 10분만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면 영구히 타국에 묻힐 뻔 했다.

현지 정부 대책본부와 국내 대책본부 관계자들은 “피피섬은 태국정부에 의해 출입이 통제돼 들어갈 수 없는 상태”라는 말만 되풀이 했으나, 실제로 피피섬에서는 한국인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이 무더위와 악취 속에서 여러 날 동안 노숙을 하며 사체를 찾고 있었다.

또 현지 정부 대책본부는 여행사를 통하지 않은 자유여행객(배낭여행객)은 아예 숫자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나 제작진이 태국 방콕 등에서 한국교민들이 운영하는 자유여행객 숙소를 돌며 파악한 결과 해일이 푸켓과 피피섬을 덮쳤을 당시 모두 50여명의 자유여행객이 그곳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는 사실이 곧바로 확인되기도 했다.

해일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한 교민 가족은 “여러 명의 한국인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었지만 정부 당국자를 한 사람도 볼 수가 없었다”며 “결국 영어를 할 줄 아는 어린 자녀들이 이들을 도와주어 치료를 받거나 외부로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방송사·외통부 게시판 “또 실망 주나” 항의 글 쇄도**

<추적60분>은 이날 늦은 저녁 11시 5분에 시작돼 자정을 넘겨 끝났지만 관련 프로그램의 게시판은 분노한 네티즌들의 원성으로 가득했다. 관련 게시판에는 6일 오전까지 모두 3백50여건의 항의 글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네티즌 최용국씨는 “너무 화가 나 자야할 시간임에도 컴퓨터를 켜고 항의 글을 올린다”며 “정부 관계자들은 어떻게 남의 나라 일처럼 말을 하고, 또 대책이 없다고 손을 놓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영준씨는 “외교통상부에 걸려 있는 대책본부 플래카드는 마치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며 “정부와 정치인들의 가식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소한 다른 국가와 비교해 창피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또 관련 프로그램의 게시판에는 현지 교민과 당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자유여행객의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분노를 더해 주고 있다.

피피섬에 배낭여행을 갔다가 다행히 화를 모면한 위관희(22세) 씨는 “사건 당일 푸켓시청 앞에는 저녁 11시 무렵이 되자 30여개국의 대사관 관계자들이 도착해 자국민들을 보호했지만 한국 정부 관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어렵게 전화통화가 연결됐으나 ‘다음날 오전 9시에 다시 연락을 하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려 어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인터넷 사이트의 자유게시판도 네티즌들의 항의 글이 ‘해일’처럼 밀려들고 있다. 관련 게시판에는 6일 오전까지 모두 4백30여건의 항의 글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지애씨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죽어도 가슴 아픈 것이 인지상정인데 하물며 자국민들의 죽음 앞에서 공무원들이 그렇듯 무성의할 수 있는 것이냐”며 “어제 방송분을 외교부 전 직원들이 다시 시청하고 각성을 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