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병원 사태, 장기입원과 열악한 시설이 빚어냈다"

인권위, 코로나19 집단감염 실태조사 결과 발표

국가인권위원회가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과 밀알 사랑의집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 관련해서 '과도한 장기입원과 열악한 시설환경' 등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 긴급구제조치 진정과 관련해 3일 최영애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인권 취약계층인 장애인 등의 피해가 큰 것에 대해 깊은 슬픔과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27일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과 밀알 사랑의집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인권위는 조사결과 "과도한 장기입원과 건강관리 소홀, 채광과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시설환경, 적절한 운동시설의 부족" 등을 코로나19 집단감염 문제 원인으로 지적하며 "다수인 보호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인권취약계층의 건강권 문제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되는대로 정신병원 및 장애인 거주시설을 대상으로 방문조사와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직권조사 여부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다만 진정과 관련해 현장조사결과 "청도대남병원의 집단발병 초기 부실한 식사가 제공되고 쓰레기 처리 등의 위생문제가 제기됐으나 현재는 배달업체가 변경되고 보조인력이 충원돼 문제가 해소됐다"고 말했다.

또 "청도대남병원 확진자 95명 중 60명은 외부 전문의료기관으로 이송되고 나머지 30여명은 5층 정신병원에서 2층 일반병실로 이동됐으며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외부 이송될 계획이며 현재 남아있는 환자들은 47명에 달하는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긴급구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장애인단체 등은 지난달 26일 두 시설에 격리된 환자들에게 △적절한 음식물의 공급과 위생, 충분한 의료진의 투입과 △코호트 격리가 아닌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외부 의료기관으로의 이송, △전국의 정신병원 및 장애인 거주시설이 감염병으로부터 취약한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하며 긴급구제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