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역 관계자들과 의료진, 소상공인 애환을 청취하고 이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을 만난 대구 남구청장은 "도와달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열린 특별대책회의가 끝난 뒤 문 대통령은 대구 지역 취약계층의 복지전달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대구 남구청을 방문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문 대통령에게 관리 현황을 보고한 뒤 "어제 청와대 비서관들이 사전에 방문을 해서 대통령을 모시기 위해서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현장에 집중하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전해 듣고 저는 정말 역대 대통령과 정말 다르시구나 하는 생각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가 마무리되고 난 후 심각한 후유증을 극복하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꼭 필요한 지원요청이 있다"며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건넸다. 그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편지를 열어본 뒤 김연명 사회수석에게 전달했다.
조 구청장이 전달한 편지 내용은 코로나19 방역과 직접적으로 관련한 건의가 아닌 미군부대 내 대구3차 순환도로 미개통 문제, 레포츠 산업 및 공동체활성화 복지거점센터 건립 등 지역 현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남구에는 현재 27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조 청장은 "남구청 재정이 전국 꼴찌다. 제발 도와달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조 구청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내십시오"라고 위로하고, "아까 주신 편지는 제가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의료원을 찾아 의료기관의 대응 상황도 점검했다. 유완식 대구의료원장은 "코로나19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전문하시는 의료진 숫자가 절대 부족한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물품은 많이 신경 써주셔서 보급해주고 있지만, 이 상태로 가면 언제 동이 날지 모른다"며 "얼마나 필요한지 묻지 말고 무조건 주시면 아껴 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중앙정부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혹시라도 의료진이 감염되는 일에 미치지 않을까 이런 일이 참 걱정이 많이 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 원장님께서 각별하게 챙겨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구 지역 소상공인들을 만나 "한 때는 증가세가 조금 소강상태에 들은 것처럼 보이면서 경제가 다시 좋아지는 기미가 보였었는데 이번에 집단감염으로 인한 확진자의 대폭 증가로 경제가 다시 급속도로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거기에 대해서 많은 대책을 세우고 있고, 선제적으로 대응을 한다고 합니다만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아마 부족한 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지역의 일이라고 대구·경북에만 맡기지 않겠다. 대구·경북이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 의지도 전례가 없다"며 "믿고 함께 가보자"고 말했다.
이대하 대구상공회의소장은 "정책금융기관의 지금지원에 대해 정부가 대출보증 등의 방식으로 모든 책임을 지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고, 또 위기 상황인 만큼 기업들에 실질적인 혜택이 이루어져 생존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게 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대구시청에 임시 집무실을 설치했다. 상주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우선 오는 주말까지는 정 총리가 대구에서 현장을 챙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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