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자살공화국", IMF기록 제치고 사상최고

사실상 OECD 최고, "경제난에 의한 자살은 '사회적 타살'"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작년에 IMF위기때의 기록을 경신하고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사실상 최고인 것으로 드러나, 경기침체가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가가 재차 입증됐다.

***자살률 IMF사태때 기록 경신, 사실상 OECD 최고**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사망자수는 24만6천명으로 하루 평균 673명이 사망했다. 원인별 사망자수는 암이 6만4천명으로 1위였고 뇌혈관 질환 3만6천명, 심장질환
1만7천명, 당뇨병 1만2천명이었고, 그 다음 5위가 '자살'로 1만1천명이었다.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24명으로 전년보다 4.9명이나 늘어나면서 지난 1983년부터 시작된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 조사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전인 1993년보다 무려 2.3배 수준으로 급증한 수치다.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IMF사태 발발전인 1996년만해도 인구 10만명당 14.1명 수준이었으나 IMF사태때인 지난 1998년 19.9명까지 치솟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그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1999년 16.1명, 2000년 14.6명 등으로 내려가다가, 경기 장기침체가 시작된 2001년 15.5명, 2002년 19.1명으로 다시 늘었다가 지난해 24명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자살은 20∼30대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으며, 40대에서도 3위를 차지해 경기침체에 따른 청년실업과 경제난이 자살의 주요원인임을 감지케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국의 연령구조 변수를 고려해 올해 발표한 '연령표준화 사망률' 통계를 보아도 우리 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이미 지난 2002년 18.7명으로 OECD 회원국중 헝가리(23.2명), 일본(19.1명), 핀란드(18.8명)에 이어 4번째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를 지난해인 2003년의 우리나라 자살률 24명 기준으로 비교해 본다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사실상 세계 1위가 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한국은 지금 '사회적 타살 공화국'**

경기가 좋을 때는 자살률이 급감했다가 경기가 나빠지면서 자살률이 급증했다는 것은 자살의 주된 동인이 '경제'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난해 자살률이 IMF사태 당시 기록한 최고기록을 재차 경신했다는 것은, "경제는 결코 위기가 아니다"라는 정부의 강변에도 불구하고 지금 국민 다수가 느끼는 경제난이 IMF사태때보다 극심함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각종 경제지표는 IMF사태 직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음에도 자살률이 IMF사태때 기록을 돌파했다는 것은, IMF사태후 정부의 묵인아래 자행된 세차례 '투기국면' 즉 IMF사태 직후 1998년의 살인적 고금리, 1999~2000년의 주식투기 광풍, 2001~2003년의 아파트투기 광풍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등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요컨대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자행된 정부의 '투기정책'의 산물인 것이다.

사회학자들은 경제난에 의한 자살을 '사회적 타살'로 정의내린다. 한국은 지금 '자살공화국', 아니 '사회적 타살 공화국'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