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경기가) 거지 같다"고 말한 충남 아산의 반찬가게 사장이 비난 여론에 휩싸인 데 데 대해 "악의를 갖고 한 표현이 아니"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침체된 소비활동을 독려하고 소상공인을 격려하기 위해 충남 아산의 한 전통시장에 들렀다. 이 때 만난 반찬가게 사장에게 문 대통령은 경기가 어떻냐고 물었고, 가게 사장이 "(경기가)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 안 돼요"라며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이같은 대화가 한 지상파 방송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자 주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급격하게 형성됐다. '대통령에게 할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아가 인터넷에 신상 정보까지 전파되면서 해당 상인은 영업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 일째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문 대통령이 강민석 대변인을 불러 "대변인이 그분을 좀 대변해달라"고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강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입장을 전한 것.
강 대변인은 "'거지 같다'는 표현 때문에 (반찬가게 사장이)공격을 받는 상황이고, 그래서 장사가 안 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대통령께서 이점을 언급하며 '그 분이 공격받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거지 같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장사가 안 된다는 걸 요즘 사람들이 쉽게 하는 표현이다. 오히려 서민적이고 소탈한 표현"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당시 분위기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전혀 악의가 없었다. 오히려 당시 (대화할 때)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다만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오해로 인한 안타까움을 드러냈을 뿐, 비난 여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친문 지지층에 던지는 메시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일반적으로 오해를 하지 않을 상황에서, 악성 비난의 글을 쓴다는 것은 이른바 '문빠'라는 분들만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오해로 인한 피해가 안타깝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일로 문 대통령의 극렬 지지층의 행태가 재조명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우회적으로나마 자제를 당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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