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시름에 빠진 소상공인에게 "손님이 적으니 편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서민들 고충을 헤아리고 다독이는 목적으로 진행된 현장 행보에서 나온 실언으로, 정부의 방역 성과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총리의 실언은 13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찾은 서울 신촌 명물거리에서 나왔다.
정 총리는 한 상점에 들러 "여기가 유명한 집이라는데 외국 손님들도 많이 찾느냐"고 인사를 건넸고, 상인은 "원래 (손님이) 많은 편이긴 한데 코로나 때문에 아무래도 (손님이 줄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총리는 "금방 또 괜찮아 질 것"이라며 "원래 무슨 일이 있으면 확 줄었다 좀 지나면 다시 회복되고 하니까 그간에 돈 많이 벌어 놓은 것 갖고 조금 버티셔야지"라면서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네"라는 말을 건넸다.
정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민생을 책임져야 할 총리가 해선 안 되는 발언이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민생 현장을 몰라도 이렇게 모르며 민심을 몰라도 이렇게 모른단 말이냐"며 "일국의 국무총리가 서민들의 고통에 '염장을 지르는' 발언을 자영업자의 면전에서 대수롭지 않게 늘어놓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국민들의 아픔에 무감각한 태도였고, 자영업자의 현실에 대한 이해도 감수성도 없는 몰지각한 언행"이라며 "의도는 농담이었을지 모르지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영세자영업자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농담으로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의 정중한 사과를 바란다"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분별력을 상실했는가. 민생 경제와 서민의 생업을 걷어차는, 망발이 개탄스럽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닥친 절망적 현실을, 한낱 말장난 거리로 생각한 모양"이라며 "바이러스만큼 '세균'도 문제"라고 했다.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지금 국무총리의 자영업에 대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권성주 대변인도 "삼권분립 헌법정신 마저 파괴하며 달나라 대통령의 2인자를 자처하더니 그새 달나라 총리가 돼버린 거냐"면서 "민생탐방 응원쇼인 줄 알았더니 민생염장 막말쇼"라고 했다.
정 총리는 14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는 "경제총리, 통합총리가 제가 가고자 했던 길인데, 잘못하다가 '코로나 총리'가 되게 생겼다"며 "원래 제가 하고자 했던 일은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했는데, 잠시 좀 미뤄지고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정부,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 3박자가 잘 맞아서 그래도 비교적 다른 나라에 비해서 잘 대응하고 있지 않나 자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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